글-좋은 이야기-

이런 삶은 어떨까요

바래미나 2007. 11. 29. 03:38
                                                         이런 삶은 어떨까요
          이런 삶은 어떨까요 뜨거운 사랑은 아니라도 아내가 끓이고 있는 된장찌개 냄새를 좋아하고 간혹 그릇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도 아름답게 들리는 삶은 어떨까요 간혹 다투기도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마주 앉아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함께 있는 자체를 감사하는 삶은 어떨까요. 날마다 날마다는 아니지만 생일날 한번 속옷을 내놓으면 마냥 기뻐하여 다음 생일때 까지는 선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어떨까요. 이사 갈 것 같지는 않지만 간혹 '우리 시골집으로 이사 갈까'하면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꿈꿔 보는 삶은 어떨까요. 복권이 당첨되어 형편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아끼고 모아 작은 오디오라도 장만하여 그 소리에 일년 동안 감탄하는 삶은 어떨까요. 종일 햇볕이 드는 건 아니지만 한 낮에 잠시라도 햇볕이 들면 '아! 햇볕이 참 좋다'하며 창문을 열고 이부자리 말리며 행복해 하는 삶은 어떨까요. 전화 통화를 다 듣는건 아니지만 옆에 있다 간간이 들리는 말을 듣고 누군지를 물어보고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함께 기뻐하고 같이 걱정하는 삶은 어떨까요. 먼 나라 찾아가는 여행은 아니지만 귤 네개, 커피 두잔, 물 한병 배낭에 넣고 가까운 산에라도 올랐다 내려 오면서 '욕심 버리고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 보는 삶은 어떨까요. <글쓴이 / 정용철님>
          조각조각 짧은 시간들이 이어져 긴 세월을 만들고 순간 순간 작은 행복들과 불행들이 희석되어 내 삶이 이루어집니다 제2의 인생(결혼) 첫단계에 들어서 단칸방 살던시절이 가끔 떠오르는 건 부족함 투성이 시절이였지만 두사람 마주보며 웃었던 시간들이 가장 많았기에 큰 양푼이에 고추장 한숟갈 넣어 같이 밥 비벼 먹었었어도 반참 투정하지 않아 좋았던 시절이였기에 서툰 살림솜씨 익히느라 완벽한 밥상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낑낑대며 들고오는 아내의 정성이있기에 진수성찬 부럽지 않을만큼 행복했던 시절이였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결혼 초년생 때가 가장 행복했었다고 느낍니다 큰 맘먹고 백화점으로 향할때 즐비하게 늘어선 고급 옷가게앞을 서성이다가 결국 남편 아이옷 사들고 집으로 달려오면서 내가 더 행복했던 날 새옷 받아들고 너털 웃음지을 남편얼굴 좋아라 어쩔줄 몰라 엄마 얼굴에 찐한 뽀한번 받을 여건이 되어 하루를 들뜬 마음으로 보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살다보니 슬그머니 사라지는 부부의 초심의 마음들입니다 방 한칸에서 작은 내집으로 이사할때 뛸뜻이 기뻤던 마음들은 세월속에 무디어진 걸 더러는 실감합니다 재롱둥이 아이들은 성인되어 내 곁을 떠났지만 히끄무레한 머리칼 눈가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내곁에 머무는 이 달랑 고추장 한숟갈로 밥 함께 비벼먹으며 행복에 겨워 죽겠다고 웃었던 그 두사람 우리서로 이해하고 아껴주던 마음들은 어느곳에 머물러 있는지요 ♬Oh! Carol / Neil Sedak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