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좋은 이야기-

(가을 끝자락에서 - 佳谷/김연식님)

바래미나 2007. 11. 23. 23:43
                                               (가을 끝자락에서 - 佳谷/김연식님)

 

가을 끝자락에서
                   佳谷/김연식
가을 끝자락입니다          관망대의 문이 닫히고  
                                   오열과 오랜 적막의 침묵
내일이 입동이니            한 줌으로 산화한 님
이제부터는 겨울입니다    영혼의 잔영이 허공을 맴돕니다
곱게 물든 단풍잎이           어차피 가실 길이라면
미풍도 견디지 못하고        긴 세월 모진 풍파 모든 미련 떨어뜨리고
뚝뚝 떨어집니다             그 온화한 성정과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 고운 잎새가                 님이시여! 
힘없이 떨어져               고통 없는 세상에 영생하시라
흩날리는 것이
어제 하늘나라로 가신             20071107
님처럼 애처롭습니다
수북이 쌓인 은행잎 
오랜 세월 쌓아 온 추억이
바람에 흩날리 듯 
되올 수 없는 상실의 나라로
님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검은 정장의 군중
음산한 기운이 무겁게 내려
무거운 발자국이 허공을 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