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기술과 측정과학 글| 양호순 박사_전략기술연구부/우주광학연구단
지난 2006년 7월 28일 러시아의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우리나라의 9번째 인공위성인 다목적 실용위성 2호(일명 아리랑 2호)가 발사됐다. 아리랑 2호는 지구 상공 685 km의 태양동기궤도를 돌며 자연재해감시, 자원이용 실태조사, 지리정보시스템, 지도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해상도 1 m의 영상을 지상으로 전송할 목적으로 발사된 위성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까지 이러한 위성을 총 15기 이상 발사하여 우주산업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우주산업에 큰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부시행정부가 2001년 럼스펠트 보고서에서 "우주공간의 중요성은 상업적, 군사적, 정보수집 등에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로 지적하였듯이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우주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우주기술을 대표하는 인공위성 기술은 광학, 시스템공학, 전기/전자공학, 재료공학, 기계공학, 컴퓨터공학 및 기타 여러 학문분야가 종합되어 설계, 제작, 조립 및 성능검증이 수행되는 복합기술이다. 특히 기존의 지상 및 항공 장비와는 달리 인공위성 1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천억 원이 투자된다. 일단 발사 후 고장이 발생하면 지상으로 회수하여 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발상의 실패나 오차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인공위성이 발사되어 실제로 운용될 우주환경에서의 높은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증하기 위하여 초기설계, 제작, 성능검증 단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지상에서 엄격한 시험 평가 작업이 수반된다.
인공위성의 탑체제중에서 고해상도 전자광학카메라는 민수용 및 군수용으로 모두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고해상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직경 1 m급 광학부품의 정밀도를 수십 nm(나노미터)에서 수 nm이내로 맞추어야 한다. 특히 대부분 비구면 거울을 사용하므로 이러한 거울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측정에 필요한 null lens를 가공하고자하는 광학부품의 정밀도보다 더 정밀하게 제작하고 조립하는 기술과 측정장비의 교정 작업이 필수적이다. 또한 탄소복합재는 광학부품들을 제 자리에 위치시키는 광기계 구조물의 재료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데 우주용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outgassing 측정을 거쳐야 하고 온도에 의한 팽창계수를 10-9 /K 까지 정밀하게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광학카메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전체와 카메라를 평가하기 위한 시준장치 및 평가 장치가 모두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열진공챔버가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는 항공우주연구원과 같은 전문 연구소에서만 이러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거나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여러 연구소 및 대학에서 이에 준하는 시설을 보유하여 다양한 측정 및 시험에 이용하고 있다.
2005년 발간된 '아시아 경제의 장래' 보고서에서는 향후 IT기술을 대체하여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기술로 인공위성, 의약, 정밀기기 등의 하이테크 산업기술을 꼽고 있다. 즉, 인공위성 기술의 확보가 국가의 경쟁력으로 직결되어 세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도 인공위성기술의 근본이 될 평가기술의 배양을 통해 한 걸음 더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우주공간에서 성능이 검증되어 상용화된 부품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우주공간에서 사용되는 컴퓨터의 CPU는 아직 80386을 넘지 낳고 있는데 지상용으로 구입할 경우 1개당 $100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것을 우주용으로 구입할 경우 1개당 $100,000 이상을 지불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을 우주용으로 인증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자부품의 환경 및 역학 특성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 외에 여러 나라의 수많은 부품회사로부터 각종 자료들을 축척해 놓고 필요할 경우 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조그만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인공위성의 기술에서 우주용 부품인증을 수행하는 것은 측정과 관련된 고도의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을 경우에만 가능하므로 섣불리 접근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사보 09/10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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