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등의 지역에서 5일 연속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서 몸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5일 정기석 한림대학교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본부장)는 "미세먼지는 혈액투석을 한다고 해도 잘 걸러지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현재까지 몸밖으로 배출시킬 방법은 없다"라며 "기관지, 폐 등에 쌓인 미세먼지를 제거하려면 약물로 닦아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미세먼지의 크기는 10㎛(마이크로미터) 미만, 초미세먼지는 2.5㎛ 미만으로 매우 작다.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주로 폐 깊숙한 곳에 쌓여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기관지염 등을 일으킨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서 폐에 쌓이면 근처에 있는 혈관벽을 쉽게 통과한다. 혈액 속으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몸속을 떠돌다가 뇌나 신장, 간 등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에는 뇌의 마비를 유발하거나, 장기가 제기능을 못할 정도로 손상되기도 한다.
삼겹살과 소주를 함께 먹으면 식도에 쌓인 미세먼지를 씻어내린다는 속설 역시 사실이 아니다. 미세먼지는 흙, 모래와 같은 단순한 입자가 아니라, 매연, 건물 등에서 나온 여러 중금속과 발암물질들이 섞인 입자다. 이 화학물질들은 입자가 거칠고 끈끈해서 목이나 위 등 점막에 잘 붙는다.
미세먼지를 1차적으로 거르는 곳은 콧속 점막과 털들이다. 이에 따라 코를 자주 세척해서 먼지를 막아주는 분비물들이 오히려 사라져 미세먼지가 들어오기 쉽다. 또한 코 안에는 냄새를 맡는 점막들과 신경세포들이 많이 분포돼 있어서 식염수에 계속 닿으면 자극으로 빨갛게 부을 수 있다. 점막에 상처가 생기면 오히려 그 상처 틈 사이로 미세입자들이 혈액 속으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써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눈이 건조하면 인공눈물을 넣어야 한다. 이외에도 △하루에 물 1.5ℓ 이상 마시기 △밖에서 옷털고 들어오기 △집안에서는 레인지 후드 켜고 조리하기 △외출시 마스크 착용 △공기청정기 사용하기 등 기본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폐 질환이 있거나 몸이 허약해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숨이 찬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면 외출을 아예 삼가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염증 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내에서도 조리나 청소 등으로 먼지가 날리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정기석 교수는 "환기를 하지 않으면, 밖보다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을 수 있다"라며 "미세먼지를 꾸준히 마시는 것은 간접흡연을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