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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1사단, 직경 40㎝ 수목 뚫고 이빨 드러낸 K2 흑표

바래미나 2018. 12. 6. 21:24

육군11사단, 직경 40㎝ 수목 뚫고 이빨 드러낸 K2 흑표


K1 전차·K21 장갑차, 수답지·경사지·요철 등 8개 지형 극복 실전 훈련
교범 제시 조건보다 더 가혹한 현장 실험… 어떤 지형서도 전투 태세 가능
한달 전부터 교육·토의 통해 시뮬레이션… 철저한 준비·완벽한 임무 완수

육군11사단이 27일 실전적 야지 기동 훈련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켰다. 사진은 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K형 전차와 장갑차가 다양한 지형 및 장애물을 극복하며 전투장비 운용 능력을 높이고 있는 모습. 사진=조종원 기자



“크르릉, 크르릉, 크크킁!”

K2 흑표 전차가 묵직한 배기음과 함께 훈련장에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훈련장 주변을 돌던 흑표는 직경 15∼40㎝의 수목이 우거진 곳 앞에 멈췄다. 사냥에 앞서 먹잇감을 향해 잔뜩 웅크린 맹수와 같이 흑표는 앞에 놓인 수목들을 노려보며 내달리기 위해 명령을 기다렸다. 몇 초의 시간이 지나고 무전기 너머로 기동 명령이 떨어지자, 흑표가 서서히 궤도를 회전시키더니 굉음을 내며 기동이 불가능할 것 같은 수목 지역으로 향했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나무들은 하나둘씩 절단되거나 나자빠졌고, 흑표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거침없이 수목지대 훈련장을 기동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 훈련장과는 다르게 K2 전차는 도색이 조금 벗겨졌을 뿐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이 모든 모습을 관람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부대 관계자들은 탄성과 함께 박수를 쏟아냈다.


수목지. 사진=조종원 기자



실전적 훈련으로 임무 수행 능력 UP

육군11사단은 27일 강원도 홍천군 매봉산 훈련장에서 수목지대, 수답지, 요철, 경사지 등 8개 지형 및 장애물 상황을 두고 K1·K2 전차와 K21·K200 장갑차가 이를 극복하는 ‘야지 기동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에는 김태성 사단장을 비롯한 부대 및 인접 부대 중대장·전차장급 이상 간부 450여 명이 참석했다. 현재 우리 군에서 전차와 장갑차는 막강한 공격력과 기동력을 갖춘 지상전의 핵심 장비이자, 어떤 지형이든 신속한 기동력으로 돌파해 적진을 향해 화력과 병력을 투사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다. 이 때문에 공격력과 기동력을 조화시키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기계화부대가 사용하는 훈련장 중 대부분이 전술훈련 및 전차포 사격만 하도록 돼 있다. 별도 야지 기동을 위한 ‘기능 훈련장’을 보유한 부대는 11사단과 기계화학교가 유일하다.


수답지. 사진=조종원 기자




부대는 야지 기동 훈련 과제 숙달을 통해 승무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실전적인 전투장비 운용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이번 훈련을 마련했다. 훈련에 참가한 정상우(상병) 탄약수는 “평소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얻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에 처음에는 힘들 것만 같던 장애물 지대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며 “오늘 훈련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한 어려운 임무도 수행할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부대는 야지 기동 훈련을 통해 전투장비의 장애물 극복 능력을 검증하는 일종의 전투실험도 병행했다. 부대는 교범에서 극복 가능하다고 제시한 장애물과 지형 규모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더불어 종경사 및 횡경사에서의 기동이 교범 수치 이상의 조건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노정길(대위) 전차중대장은 “이번 훈련을 준비하면서 병행한 전차 및 장갑차의 전투실험을 통해 장비들의 야지 극복 능력을 확인 및 검증했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떠한 지형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완벽한 준비 기본, 경험 노하우 교육자료로

이렇듯 부대가 야지 기동 훈련과 더불어 장비 성능의 한계까지 실험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부대원들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 먼저 이번 훈련을 위해 4주 전부터 교육장을 구성하고 실제 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지역과 장애물들을 조성해 실전 같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한 훈련의 난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과거 훈련 영상과 기계화학교 교육자료, 교범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 간부교육을 진행했다. 교육 중에는 제원 확인과 극복 가능성 등을 판단해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판단하는 과정도 병행됐다. 훈련에 참가하는 승무원들은 주특기 훈련을 집중 반복해 장비 조작 능력을 한 단계 향상시켰으며, 수차례 현장 토의를 진행해 눈을 감고도 머릿속에 훈련장의 모습이 그려지도록 했다.

요철 지역. 사진=조종원 기자


호. 사진=조종원 기자



또한 위험성 평가와 철저한 안전대책도 수립해 혹시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이러한 모든 노력이 하나로 모여 부대는 다양한 지형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전투 장비에 대한 신뢰감과 함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부대는 이번 훈련을 통해 획득한 자료와 노하우를 교육 참고 자료로 제작해 훈련에 참가한 장병들뿐만 아니라 사단 전 부대 및 인접 기계화 부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도 부대훈련지시에 주특기 훈련 중 야지 및 특수지 기동과제를 반영해 더욱 실전적인 훈련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경사지. 사진=조종원 기자



훈련에서 K1 전차를 지휘한 전윤호(원사 진) 전차장은 “한 달 전부터 진행한 간부교육과 현장 토의를 통해 머릿속에서 수많은 상황들을 시뮬레이션했다”며 “훈련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극복할 준비가 돼 있었기에 이번 훈련을 완벽하게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훈련을 지휘한 조영기 중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장병들이 실전적 전투 감각을 익히고 자신감을 배양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완벽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실전적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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