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고등연구사업국(DARPA)
군대문화 이야기(9) 현대 군사과학의 산실; 미래를 지향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자들
인류는 고대로부터 무기체계의 변화를 거듭해왔다. 최초에 돌도끼를 들던 인간은 청동검을 만들고, 이어서 철제 무기를 만들었으며, 창을 만들고, 원거리 무기인 활과 화살을 개발하고, 성벽을 쌓는 축성 기술을 만들자 공성퇴가 개발됐다. 이는 현대로 오면서 총과 대포로 변했고, 목조 전함은 강철 전함이 되었으며, 로켓과 미사일이 탄생하고, 잠수함과 항공기가 개발되면서 이전까지는 전투 공간으로 생각조차 못 하던 영역까지 전장이 확장됐다. 지금에 와서는 이들 무기가 모두 보편적인 무기로 간주되지만, 각각의 무기는 모두 다 등장과 동시에 전쟁 양상을 혁신적으로 바꾸었던 무기들이다. 이는 모두 군사 과학기술의 연구개발 결과임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전쟁과 무기체계는 직접적인 연관 관계를 갖고 있으며, 세계의 모든 문명과 국가는 전쟁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신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과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왔다. 그리고 한 개의 무기체계가 등장하면 이를 다시 상쇄하기 위한 기술 연구에 들어가는 양상이 반복된다. 신무기의 등장 때문에 열세의 국가나 군대가 승패를 뒤집어 놓은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으므로 유사 이래의 모든 국가는 항상 신무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고, 이들의 연구 성과가 군사나 국방 분야를 넘어 민간 분야까지 사용처가 확대된 경우도 무궁무진하게 많다. 예를 들면 인터넷, USB 플래시드라이브, GPS, 태양열판, 전자레인지 등이 군사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가 오늘날 일상생활에 녹아들게 된 대표적인 기술 사례이다. 특히 기술이 발달하고, 전장이 하늘과 땅, 바다를 넘어 우주와 사이버 공간까지 확대되는 현대에서는 이들 과학 연구 기관의 역할이 매우 지대하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개발 기관 중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세계 최강의 군대인 미군을 과학기술로 떠받치는 조직인 국방고등연구사업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 통칭 “다르파(DARPA)”다.
세계대전과 냉전을 통해 시작된 군사기술의 시대와 “아르파”의 탄생
앞서 말했듯 고금의 모든 전쟁에는 항상 시대를 앞서는 무기체계와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판가름했다. 그중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졌던 전쟁은 인류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차 세계대전이다.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시작한 독일과 일본은 군사 대국이자 선진국인 영국, 프랑스 뿐 아니라 인구 대국인 소련과 중국을 꺾고 적들을 압도하기 위해 전대미문의 다양한 과학기술을 연구하여 동원했다. 특히 독일은 로켓과 제트기까지 개발하면서 전세를 역전 시키고자 노력했지만 연합군의 희생과 물량 공세 앞에서는 중과부적이었다. 이 전쟁은 향후 다가올 시대가 과학기술의 시대임을 암시하듯 두 발의 핵무기와 함께 막을 내렸다.
미 정부는 아르파의 창설을 주도할 적임자로 당시 美 제네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GE) 사에서 근무 중이던 로이 존슨(Roy Johnson)을 초대 국장으로 섭외했다. 그는 당시 GE에서 16만 달러의 연봉을 받던 고위급 임원이었지만, 미국 최초의 국방 과학기술 연구 기구 초대 수장직을 제안받자 연봉이 1/10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안을 수락했다. 그는 우주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아 아르파의 중심을 우주 개발 쪽에 두고 싶어 했으나, 미 정부는 아르파와 같은 해인 1958년에 우주 개발 전담 기관인 미 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을 창설하고 모든 우주 개발 관련 사업이 모두 NASA로 이관시켰다.
이에 로이 존슨은 아르파 국장을 사임했으며, 2대 국장으로 오스틴 베츠(Austin W. Betts) 준장이 부임하면서 아르파는 달성 가능성이 낮은 대신 대가가 큰 사업, 그리고 가까운 시일이 아닌 중장기적 목표를 가진 사업을 중심으로 수행하는 연구 기관으로 성격을 잡았다. 하지만 베츠 장군도 1961년에 곧 사임하고 세 번째 국장으로는 처음으로 과학자 출신인 잭 루이나(Jack Ruina, 1923~2015)가 임명됐다. 잭 루이나 역시 1963년까지 밖에 재직하지 않았지만, 그는 재직기간 중 아르파의 예산을 2억 5천만 달러까지 증액했을 뿐 아니라 훗날 “인터넷(Internet)”의 모태가 되는 아르파넷(ARPANET)의 핵심 연구자로 은하 네트워크(Galactic Network)를 탄생시킨 J.C.R. 리클라이더(Licklider, 1915~1990)를 발굴해냈다.
냉전과 함께 새롭게 탄생한 “다르파”와 다르파의 미래
1960년대 중반이 되면서 냉전 체제가 본격화되자 드디어 미군은 군을 위한 과학 연구 사업의 필요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다양한 연구 개발 사업을 발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르파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대형 사업을 맡으면서 연구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장했으며, 이 시기에 프로젝트 디펜더(Project Defender: 탄도미사일 방어 사업), 프로젝트 벨라(Project Vela: 핵실험 탐지), 프로젝트 어자일(Project Agile: 반군 작전 연구 개발) 등이 발주되었다.
다르파는 1980년대 초반부터는 정보처리 기술과 항공기 관련 기술 분야 연구 개발에 중점을 두었고, 베트남전쟁 기간 중 단절됐던 대학 연구 기관과 다시 협업에 들어가면서 경량형 위성(LIGHTSAT) 개발 및 잠수함 기술, 전차용 장갑 기술 및 방어 기술 등을 연구하게 되었다. 다르파는 2009년 10월 28일 자로 펜타곤 인근 알링턴(Arlington)에 새 본부 건물을 건축했으며, 2011년부터는 머나먼 미래를 앞서 내다보며 항성 간 여행(Interstellar travel)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다르파는 최근 달라진 환경에 맞춰 사이버 분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의 다르파를 만들어낸 독창적인 연구 방침
다르파는 지난 50년간 미 국방과학의 선두에 서서 수많은 연구 개발을 이끌어왔다. 다르파는 보기보다 작은 조직인데다 생각만큼 연간 예산이 큰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구 업적을 남기고 있다. 다르파는 프로젝트 사업이 잡히면 다르파 혼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성격에 맞게 외부에서 팀을 구성한다. 이 팀에는 다양한 크기의 기업, 대학 연구 기관, 연구소, 정부 산하 기관, 비영리 단체 등이 포함된다. 현재 다르파의 연구 부서는 총 6개 부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분야는 국방과학실(Defense Science Office, DSO), 정보개혁실(Information Innovation Office, I2O), 전략기술실(Strategic Technology Office, STO), 전술기술실(Tactical Technology Office, TTO), 마이크로시스템 기술실(Microsystems Technology Office, MTO), 생물학 기술실(Biological Technologies Office, BTO)로 이루어져 있다.
다르파는 연간 약 200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를 위한 연간 예산으로는 약 30억 달러 정도가 배정된다. 다르파가 손대는 각종 프로젝트의 평균 연구 개발 기간은 잘해야 3년에서 5년짜리이며, 이들이 손대는 연구 개발의 상당수는 실패로 끝나지만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가 반드시 의도대로 끝났는가의 여부에 두지 않는다. 다르파가 지난 반세기 동안 상식을 깨고 시대를 앞서는 연구 성과를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근시안적인 성공에 목표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는 다르파 만의 독특한 “방침”에 힘입은 바가 크다.
야심 찬 목표
다르파가 추진하는 사업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과학과 공학 기술의 발전을 도모한다. 따라서 절대로 해결책이 간단히 나올 사업은 손대지 않으며, 과학적으로 혁신적인 응용이 필요하거나 기술적인 도전이 필요한 사업에만 참여한다. 특히 당장 사용이 시급한 분야의 사업에 손대는 이유는 ‘필요성’이라는 시급성의 요소가 천재들의 ‘창의력’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시적인 팀 구성
앞서 말했듯, 다르파는 필요에 따라 연구팀을 다양한 분야에서 모은 전문가들로 구성하여 꾸린다. 이는 통상 다르파의 사업 기간은 짧은 편이므로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구성할 수 있다. 이들 팀의 지휘 또한 임기제로 임명한 기술 관리자가 지휘하며, 이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뛰어난 리더십을 갖춘 이들 중에서 선발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기간을 정해두고 엄격하게 관리하므로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하여 강도 높게 개발을 진행한다.
독립성
다르파는 스스로 사업을 선정하고 진행 시킬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 받는다. 이러한 독립성 덕분에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난제에도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으며, 정치권이나 재계 등 외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인재들이 기꺼이 사업에 참여한다.
다르파의 대표작
다르파는 독특한 연구 개발 방침으로 당대에 알려진 과학기술이 풀 수 없던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해냈고, 미래를 열 기술에 대한 열쇠를 찾아냈다. 다르파의 대표적인 작품 중에는 군사 용도로 개발되었다가 민간 용도로 전용되어 일반에게 친숙한 것들도 굉장히 많다.
인터넷 / 아르파넷(ARPANET)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다르파의 업적일 것이다. 다르파의 전신인 “아르파”는 1960년대부터 미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여러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프로젝트인 아르파넷(ARPANET)으로 시작했다. 이는 광범위한 지역에 있는 여러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묶어 데이터나 메시지를 전송하기 위한 군용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아르파넷 팀은 1969년에 처음으로 UCLA 대학의 레너드 클레인락(Leonard Kleinrock, 1934~) 교수의 실험실에서 스탠퍼드 연구소(SRI)에 위치한 두 번째 네트워크 노드로 첫 메시지를 보내며 네트워크 시대를 열었다.
이후 아르파넷은 다양한 통신 프로토콜을 이용하여 개발이 진행되었으며, 1970년대에는 인터넷 프로토콜 스위트(TCP/IP)가 개발되어 아르파넷의 기본 네트워크 프로토콜로 채택됐다. 이후 아르파넷은 1990년을 기점으로 중지됐으나, 이 연구는 스위스 체른(CERN) 연구소의 영국인 컴퓨터 과학자인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 1955~)에 의해 고안된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 WWW) 연구를 통해 네트워크의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고, 19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Internet)”으로 진화하면서 전자메일을 비롯한 다양한 크기의 데이터를 망에 연결된 컴퓨터끼리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GPS
오늘날 가장 널리 이용되는 항법 장비인 GPS는 2차 세계대전 때 고안된 미국의 데카(Decca), 로란(LORAN), 영국의 지(GEE) 등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들 장비는 지상에 설치한 전파 발신기를 기준으로 잡아 삼각측량을 실시하는 형태로 항공기의 위치를 역산하는 방식의 시스템이었는데, 오차율이 큰 데다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고, 전파 교란에 취약하다는 문제 때문에 오래 사용되지 못했다. 본격적인 GPS가 개발된 것은 다르파가 창설된 이유이기도 한 소련의 스푸트니크 발사에 기원한다.
스푸트니크 발사 후 존스홉킨스 대학교 내 응용 물리학 연구소(APL)는 위성의 위치를 추적하던 중 가까운 물체로부터의 파동은 낮고, 먼 물체의 파동은 높게 관측되는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로 스푸트니크의 위치를 잡아냈다. 이때 연구소 부소장이던 프랭크 맥클루어(Frank McClure, 1893~1960) 박사는 문득 우주에 있는 위성을 기준점으로 잡을 경우, 역으로 지상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는 당시 핵탄두를 탑재한 미 해군 잠수함들이 전 세계 각지에 전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위치를 항상 정확하게 추적할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했다. 미 의회는 아르파의 창설과 함께 곧장 위성 기반의 정밀 항법시스템 개발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다수의 위성을 우주에 띄운 뒤 이들의 위치를 근거로 삼각측량을 하여 지상의 위치를 계산하는 방식의 GPS가 등장하게 됐다. GPS는 군사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므로 초창기에는 민간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1983년 9월 1일 대한항공 007기가 관성항법(INS)에만 의존하다 항로에서 벗어나 소련 전투기에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미 정부는 GPS를 민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스텔스 기술
베트남 전쟁에서 공대지미사일에 의한 미군 전투기 희생이 증가하게 되자, 다르파는 적 레이더 탐지를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게 되면서 “스텔스(Stealth)” 기술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르파는 레이더에 탐지 당할 확률을 낮추고, 레이더 피탐지 면적(RCS: Radar Crossing Section)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항공기의 설계 자체를 바꿈으로써 레이더 반사율을 낮추고, 특정 물질을 바름으로써 전파를 흡수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또한 적외선 방어, 엔진 추진구의 냉각, 열 분산, 엔진 흡기구 재설계, 캐노피 코팅 등을 적용함으로써 레이더 탐지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
다르파는 이미 CIA에서 요청한 “호플레스 다이아몬드(Hopeless Diamond)” 폭격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던 록히드(Lockheed) 사의 스컹크웍스(Skunk Works)와 공동 개발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해브 블루(Have Blue)라는 코드 네임을 부여받은 최초의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게 됐다. 해브 블루는 미 공군에서 도입 결정을 내려 양산이 시작되며 F-117A 나이트호크(Night Hawk)라는 명칭으로 1983년부터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F-117A는 2008년에 전 기체가 퇴역했으나, 스텔스 기술은 이후에 개발된 F-22 랩터(Raptor), F-35 라이트닝 II(Lightning II), B-2 스피릿(Spirit) 등에 적용되었고, 이제는 5세대 항공기의 기본 사양이 되었다. 스텔스 기술은 이제 항공기 뿐 아니라 함정과 전차에도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무인항공기 기술
다르파는 다양한 무인항공기 개발을 진행했으며, 대표적인 작품은 2000년 중반에 개발한 X-45 무인항공기, MQ-1 프레데터(Predator) 무인항공기,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경사익기(傾斜翼機) 등이다. X-45는 다르파가 실시한 합동 무인공격체계(J-UCAS: Joint Unmanned Combat Air System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됐으며, 조종사 없이 공중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스위치블레이드는 미익, 카나드, 동체 같은 것이 전혀 없이 날개만으로 비행할 수 있게 한 도전적인 설계였으며, 심지어 속도에 따라 주익이 회전하여 후진익에서 전진익으로 바꿀 수도 있고, 음속을 돌파할 때엔 날개가 빗면으로 고정되게도 할 수 있다. 2020년에 시험비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고고도 초 장기체공 무인항공기
일명 “솔라 이글(Solar Eagle)” 사업으로, 다르파가 보잉(Boeing) 사의 팬텀 웍스(Phantom Works) 연구소와 8,900만 달러로 계약하여 개발이 진행됐다. 이 기체는 다르파에서 추진하는 벌쳐 II (Vulture-II) 사업의 일부로, 보잉이 개발한 솔라이글은 태양열 판을 장착한 후 하늘에 올라가 최소 5년간 지상에 내려오지 않고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솔라 이글의 날개는 121m로 40층 건물 길이에 맞먹으며, 고도는 성층권까지 도달하여 비행이 가능하다. 솔라 이글은 하늘에서 고정 상태로 비행하며 정보 수집, 통신 중계,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안타깝게도 개발 사업 자체가 2012년 경에 취소됐다.
생각으로 움직이는 인공 팔
프로토 2(Proto 2) 사업은 5,500만 달러 규모의 인공 팔 개발 프로젝트로, 기존의 프로토 1처럼 어깨 관절을 돌리거나 손목을 움직이거나 손가락을 꺾는 등의 복잡한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토 2는 이에 더해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추가했으며, 실제 인간의 팔이 구현할 수 있는 동작 30개 중 25개를 구현 가능하게 됐다. 심지어 움직임의 반응 속도도 높아져 착용자가 피아노도 치는 것이 가능해졌을 정도다. 2009년까지 의료계 일부에서 시험을 진행했으나, 아직은 배터리 용량 문제와 관절 움직임의 유연성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정밀 목적탄(Extreme Accuracy Tasked Ordnance: EXACTO)
원샷 XG(One Shot XG) 사업은 일반 저격총의 스코프 위에 장착하는 장비로, 저격수가 저격 시에 필요로 하는 풍향, 풍속, 사거리 등을 알아서 계산해주는 장비다. 장비 내부에는 리눅스 계열의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 2013년 3월부터 테스트에 들어갔다.
저격수 탐지 장비
일명 “부메랑(Boomerang)”이라는 명칭이 붙었던 프로젝트로, 다르파와 BBN 테크놀로지(Technologies) 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부메랑은 험비(Humvee) 같은 군용 차량 외에 스트라이커 장갑차나 MRAP 등에 장착하며, 상체에 붙은 레이더를 통해 저격수의 발사 위치를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부메랑은 이라크 전쟁이 한창때였던 2003년 미 육군의 요청으로 개발이 시작됐으며, 센서에 붙은 소형 마이크를 통해 총이 발사될 때 일어나는 포구 폭풍과 초음속 충격파를 탐지한다. 각 마이크는 약간씩 차이를 두고 정보를 읽어 들인 후 역산하여 저격수의 위치를 찾아내며, 원점 발견까지 약 1초 정도 소요된다. 특히 음향정보에 기반하기 때문에 저격수의 방향 뿐 아니라 범위, 고도 위치까지 한꺼번에 파악하며, 악천후나 적이 이동 중인 상태라도 정보를 파악해낸다. 이 장비는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이후 출발선과 결승선 주변 및 이동 차량에 장착되어 폭발물이나 저격수를 탐지하고 있다.
로봇 수송수단
일명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연구 분야로, 다르파 외에도 다수의 기업이 연구 중이다. 다르파는 2011년부터 워리어 웹(Warrior Web)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보병 강화용 슈트 개발을 시작했으며, 이를 착용함으로써 근골격 부상을 낮추고 병사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게 고안되었다. 워리어 웹은 총 9개가 시제품으로 제작되어 21주간 테스트 됐으며, B형은 스쿠버 잠수복처럼 고안되어 병사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했다.
오늘날 다르파의 도전 분야
한편, 최근에 공개된 다르파의 연구 사업 중에도 흥미진진한 것들이 많다. 최근 다르파는 첨단 군사 기술 뿐 아니라 우주 개발 기술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다.
가변형 항공 임베디드 시스템(Aerial Reconfigurable Embedded Systems)
록히드-마틴의 스컹크 웍스(Skunk Works)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으로, 일명 아레스(ARES) 사업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업에서는 ‘트랜스포머’ 형태의 차량을 개발하고 있어 평소에는 차량 형태로 달릴 수 있고, 필요시에는 덕트 팬(Duct Fan)을 이용해 수직이착륙을 하거나 호버링(hovering)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이라크 자유작전(OIF: Operation Iraqi Freedom)과 항구적 자유작전(OEF: Operation Enduring Freedom)을 치르면서 심각한 문제가 된 급조폭발물(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 때문에 개발이 추진되었다. 수송 자산이 위험 지역을 통과해야 할 때는 공중에 떠서 이동할 수도 있고, 적의 항공 자산이 공격해 올 때도 회피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대잠전(對潛戰) 연속 추적 무인함정(ACTUV)
2018년부터 진행 중인 사업으로, 군용 위성 네트워크의 비용과 크기, 설계 및 제작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내용이다. 위성군(群)을 상업 위성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군용 위성 네트워크로 운용하는 내용인 ‘블랙잭’은 상업용으로 제작된 위성 본체와 군용으로 제작된 탑재 장비를 통합하고 있으며, 2기의 위성체를 2020년까지 완성한 후 2021년에 발사할 예정에 있다. 2기의 위성체가 제대로 궤도에 안착할 경우 총 20기를 쏴 올려 2020년부터는 해당 위성들이 저지구권 궤도에서 운용될 예정이며, LEO에 탑재된 시스템은 저비용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교체와 교환 및 업그레이드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궤도 시험용 비행체(OTV), X-37
무인형으로 개발 중인 우주선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이다. 이륙은 추진 로켓을 장착하여 발사하지만, 지구권으로 돌아올 때는 스페이스 셔틀 형태로 돌아오게 된다. X-37은 보잉(Boeing) 사가 앞서 테스트용 시제기로 개발한 X-40 SMV(Space Maneuver Vehicle)을 120%가량 확대시킨 형태다. 해당 사업은 1999년 NASA에서 처음 시작했으나 2004년부터 미 국방부로 이관되었으며 2006년에 초도 비행을 실시한 후 5회에 걸쳐 시험 발사되었다. 첫 임무인 USA-212는 2010년 4월에 발사되어 2010년 12월에 지구권으로 돌아왔으며, 마지막 시험인 USA-277은 2017년 9월 7일에 발사됐다. 이 사업은 1986년 챌린저(Challenger) 우주왕복선 폭발 사고 이후에 발주된 비밀 프로젝트였다.
XS-1 시험용 우주선
고 에너지 액체 레이저 지역 방어 체계, 통칭 HELLADS(High-Energy Liquid Laser Area Defense System)라 불리는 연구 사업은 항공기로 날아오는 지대공미사일을 레이저로 무력화 시키는 장비다. 통상 지대공미사일이 표적 항공기보다 빠르게 비행하기 때문에 떨쳐 내기가 어려운데, 항공기에 HELLADS를 장착시킨 뒤 고출력 레이더를 지대공미사일에 집중시켜 무력화 시키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다. 이 연구분야는 다르파가 1960년대부터 집중해왔던 연구 분야이며, 기술이 안정화 될 경우 항공기가 공격 용도로 레이저를 활용해 공대지 목적으로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속성 근접항공지원(PCAS)
일명 고급 식물 기술(APT: Advanced Plant Technologies) 사업으로, 생리학적으로 생물을 통제하여 화생방 및 원자력(CBRN) 징후를 탐지하는 연구 개발 사업이다. APT 사업은 ‘식물’을 센서로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고 있으며, 2017년부터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수직이착륙(VTOL) X-항공기
광범위 지역 실전 언어 번역기(BOLT: Broad Operational Language Translation)는 해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군이 지역 주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개발한 장비로, 기기가 접수한 다양한 언어를 영어로 바꿔주거나 반대 방향으로 내보내도록 설계했다.
현존 기술의 벽을 돌파하기 위한 최고 인재들의 집합소
다르파는 새롭게 연구개발을 실시할 분야를 파악하면 이것이 현존 기술이나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인지 분석하고, 이 사업이 가져올 파급 효과와 중요성을 고려하여 사업의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사업이 시작되면 현존하는 기술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나 접근이 필요한지를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예상 밖의 결과물이 도출되기도 한다. 이후 다르파는 적절한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하여 연구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뚜렷한 연구 개발 기간(통상 3년~5년 이하)과 예산을 할당한 후 엄격한 방식으로 진도를 관리한다. 다르파는 이 과정에서 연구 개발에 필요한 전 세계 지식인과 연구소를 접촉한다. 또한 특정 연구자가 성과를 제대로 내고 있지 못하지만 그의 연구 자체가 사업 성공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의 업무량을 재분할 한 후 사업을 연장하기도 한다.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From: Web, 출처/Daum Cafe: 한국 네티즌본부.kr 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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