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 병과 이야기(7) 이들이 막아줘야 이길 수 있다
방공의 정의
방공(防空, Air defence)은 비행기,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비행체에서의 공격으로부터 인명과 시설을 지키는 병과다. 상대를 능동적으로 요격하고 격퇴하는 적극적 방공과 상대가 노리는 목표를 분산, 은폐 혹은 긴급 복구를 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소극적 방공으로 크게 구분된다. 통상적으로 병과로서의 방공이라면 적극적 방공을 의미하며, 소극적 방공은 대피와 복구에 중점을 둔 민방위 영역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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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은 방어라는 원론적 입장을 제외한다면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임무와 작전이 상이할 정도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거대 권역을 담당하며 고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차단할 수 있는 사드(THAAD)나 S-400 같은 고성능 대공미사일부터 오로지 오감에 의해 작동되는 기관총처럼 극히 일부 조건에서만 사용 가능한 구식 무기도 존재할 만큼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방공은 육군, 해군, 공군 모두가 운용하는 병과라 할 수 있다. 국군을 예로 들면 지상 방공 임무는 육군이 담당하다가 1991년부터 중·고고도는 공군이, 저고도는 육군이 나누어서 담당하고 있다. 해군은 바다에서 함대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지만 SM-3의 도입이 이루어지면 사드보다 더 높고 더 넓은 지역까지도 담당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방공은 현대전에서 적의 공격을 가장 먼저 막아내는 방패라고 할 수 있다.
방공의 역사
방공은 역사가 얼마 되지 않은 병과다. 18세기에 기구가 전투 중 등장하기도 했지만 하늘이 본격적인 전쟁 공간으로 바뀐 것은 비행기가 무기로 사용된 제1차 대전이었다. 처음에는 정찰과 같은 비전투 수단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대공 전투는 물론 폭격 작전이 일상화되었다. 이처럼 하늘에서 지상을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게 되자 대응 방법인 방공이 등장하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공대공 전투로 요격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지만 경보 체계가 떨어졌던 당시에 제때 대응 출격을 하기 어려웠다.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총으로 공격하는 방법이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사실 명중률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대 보병들도 대공 사격 훈련이 필수적일 정도로 총은 기본적인 방공 무기다. 하지만 연사력이 좋은 기관총을 사용해도 비행기를 잡기는 대단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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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하늘을 날다 보니 지상에서 발사된 탄환이 운동에너지를 잃어 위력이 감소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수많은 명중탄을 작렬시켜야 했다. 이에 고고도에서도 위력을 잃지 않고 한 방만 맞춰도 충분히 타격을 줄 수 있는 고속 연사가 가능한 대구경포로 요격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그렇게 무기사에 대공포가 등장했지만 조종사들이 종종 근처까지 내려와 놀리기도 했을 정도로 명중률이 형편없었다.
그럼에도 종전 후인 1925년에 영국이 공군 예하에 방공본부(Air Defence of Great Britain)를 창설한 것을 시작으로 병과로서 방공이 본격적으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지연신관을 이용해 목표 고도에서 탄두를 폭발시켜 확산된 파편으로 적기를 잡는 방법 등이 등장하면서 전투 기법이 크게 발달했다. 하지만 사상 최대였던 제2차 대전에서도 총포를 기반으로 한 대공화기의 명중률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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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로켓을 유도할 수 있는 기술과 다양한 조기경보체계가 등장하면서 방공의 역할과 영역은 엄청나게 도약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수준이었지만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어느덧 고고도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미사일까지도 정확히 요격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오늘날 방공은 유사시 최초의 방어선이자 최후의 보루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 방공 체계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공격자가 제일 먼저 취하는 전략은 기습이다. 상대가 준비를 갖추기 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훌륭한 전쟁 기법이다. 이에 따라 예전에는 대대적인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포병이 전쟁을 시작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현대전은 무차별적인 타격 보다 반드시 제거해야 할 목표만을 선별적으로 골라 제거하는 추세다. 그래서 정밀 유도무기와 공군의 역할이 예전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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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방어에 나서는 이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습을 신속히 차단하거나 아니면 피해를 최소화해야 반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때문에 다양한 요격 수단과 경보 체계를 바탕으로 하는 오늘날 방공의 역할은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적기를 격추시키는 수준을 초월했다. 특히 미사일을 통해 발사된 핵탄두 같은 경우는 하늘에 떠 있을 때 제거하지 않으면 막아낼 방법이 사실상 없다. 그만큼 중요하다.
방공의 첫 단계는 감시다. 전통적인 첩보 체계에 더해서 오늘날은 육, 해, 공은 물론 우주에서까지 2중, 3중의 감시 및 추적 시스템을 가동한다. 방어 무기임에도 중국이 사드 배치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레이더만 단독으로 배치하는 전진배치 모드시 감시 거리가 3,000km 정도인 AN/TPY-2 레이더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배치한 S-400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정도의 영역을 감시해야 유사시 요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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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보 체계를 통해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인명과 시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피 명령을 하달함과 동시에 고도, 거리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 각기 다른 대응 수단을 동원해 요격을 실시한다. 아무리 정확도가 향상되었어도 최초 저지 단계를 통과한 비행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오늘날은 다층적인 방어 체계를 갖추어 단계적으로 요격을 실시한다. 때문에 과거의 유물처럼 생각되는 총포도 여전히 나름대로의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 방공 무기
대공기관총
거점이나 각종 차량 등에 거치해서 사용하나 현대에 와서 방공 무기로써는 커다란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일부 순항 미사일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도무기는 비행 속도가 빨라서 요격이 어렵고 비행기는 지상 공격 시 예전처럼 저공비행을 하지 않고 대공기관총 사거리 밖에서 공격을 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2.7mm M2 중기관총
12.7mm DShK 중기관총
14.5mm KPV 중기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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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기관포
기본적으로 연사력과 파괴력이 양호한데다 최신 화력통제시스템이 결합되면서 지금도 중요한 저고도 방공 무기로 사용된다. 함정에 장착된 CIWS나 대공전투차량들도 대개 이들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대공기관총처럼 최후의 저지 수단 정도의 역할만 담당한다.
20mm 오리콘(Oerlikon)기관포
30mm 오리콘(Oerlikon)기관포
20mm M61 벌컨(Vulcan)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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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포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유명한 88mm FlaK처럼 전통적인 주력 방공무기는 대공포였다. 하지만 유도무기가 등장하면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위상이 낮아졌다. 고속 연사가 가능한 보포스 같은 소구경포나 수랭식 함포가 일부 사용 중이다.
보포스(Bofors) 40mm포
오토멜라라(OTO Melara) 76mm포
오토멜라라(OTO Melara) 127mm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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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대공미사일(MANPADS)
주로 보병 등이 휴대하며 저고도에서 작전 중인 비행기나 헬리콥터 요격에 사용한다. 사용에 제약이 많은 편이지만 1979년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상당히 효과가 좋은 대공무기로 자리 잡았다.
미스트랄(Mistral)
재블린(Javelin)
9K38 이글라(Igla)
FIM-92 스팅어(Stinger)
KP-SAM 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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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미사일(SAM)
현대 방공은 전적으로 대공미사일이 담당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앞에 소개한 여타 대공무기들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사거리와 요격 고도에 따라 임무가 각각 다른데 특히 최신 대공미사일은 항공기보다 탄도미사일 요격에 특화되어있다. 현재 실전에 배치된 대공미사일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다. 우리나라와 한반도 일대에 배치된 주요 대공미사일만 열거해도 대략 다음과 같다.
천마
천궁
PAC-2
PA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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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
SM-6
사드(THAAD)
11식 단거리
03식 중거리
9K37(SA-11)
9K330(SA-15)
S-200
S-300
S-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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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 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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