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04 스타파이터 0 40
미래의 항공전을 대비한 제트기의 첫걸음개발의 역사
6·25에서 처음 제트기 간의 공중전을 경험한 미군은 MiG-15를 상대로 싸우며 미래의 소련 전투기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더욱 싸고, 가벼우며, 기동성이 높고, 고성능인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록히드 사의 스컹크 웍스(Skunk Works) 수석 엔지니어인 클레런스 존슨(Clarence “Kelley” Johnson, 1910~1990)은 1951년 12월에 직접 한국에 방문하여 전투기 조종사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고, 이들 상당수는 F-86 세이버(Sabre)로 소련 기체를 상대하면서 작고 기동성이 높은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그는 곧장 미국으로 돌아가 1952년 3월부터 연구팀을 결성하여 3,600kg 급 전투기부터 23,000kg 급 전투기까지 다양한 설계 개념을 연구했지만, 결국 요구 성능을 맞추기 위해 강력한 하나의 엔진을 설치하는 대신 항공역학적으로 가볍고 효율적인 동체를 채택하여 성능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XF-104는 1953년 4월부로 목업(mock-up)을 만들었으며, 5월부터 시제기 개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때까지 J79 엔진의 개발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라이트(Wright) 사의 J65 엔진을 장착한 첫 시제기가 1954년 초에 완성되어 3월 4일 자로 에드워즈(Edwards) 미 공군기지에서 초도 비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비행이 첫 비행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공식적인 첫 비행을 별도로 실시하다가 랜딩기어가 제대로 수납되지 않는 작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비행 자체는 성공적으로 끝냈다. 시제기 2번기는 몇 주 후 실사격 시험 중 파괴되었으나, 미 공군은 1955년 11월 자로 해당 기체의 수락을 승인하면서 공식적으로 미 공군에 배치되었다.
스타파이터는 흔히 표현하기를, 전투기보다는 “인간이 탄 로켓”에 가까운 개념이다. 특히 기수 부분은 로켓처럼 뾰족한 원통형 설계인데다 끝에는 피토(pitot: 항공기 속도 측정을 위한 파이프)관이 길게 뻗어 있고, 얇은 실린더 형태의 동체와 아래로 향한 짧은 날개 모양을 갖추고 있어 전체적인 외양이 로켓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록히드도 F-104 스타파이터 개발 후 언론 홍보자료를 내면서 “인간이 탄 미사일(the missile with a man in it)”이라고 표현했다. F-104는 실제 퇴역 후에도 고속 주행용 경주차로 개조된 적이 있을 정도로 ‘속도’에 특화되어 있던 항공기이며, 조종석조차도 들어가기엔 좁으나 앉고 나면 누운 각도가 형성되어 스포츠카처럼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이하게도 F-104의 초창기 기종은 비상탈출 시 아래 방향으로 사출되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으며, 조종사들은 박차(spur)가 달린 부츠를 신었는데, 이는 좁은 조종석에 반쯤 누운 상태로 들어가 있는 조종사가 긴급 사출을 할 경우 다리가 동체부에 끼는 상황을 막기 위해 사출좌석 의자와 박차 사이에 줄을 달아 놓아 사출이 되면서 다리가 의자에 바짝 붙을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조종사의 패션은 일부 조종사들의 로망으로 자리 잡으며 스타파이터가 ‘미국적인 전투기’의 이미지를 갖는데 크게 일조했다.
특징
F-104 스타파이터는 국지 방어(point defense) 요격기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상승 속도에 집중하는 대신 항속거리를 포기했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외장 연료탱크나 공중 급유를 통해 항속거리를 늘릴 수 있었지만, 동일 등급의 전투기들에 비교한다면 항속거리가 굉장히 짧은 편에 속한다. 외양 면에서 F-104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특유의 짧은 날개로, 길이가 6.4m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F-104는 엔진에서 새어 나온 공기와 날개 위로 흐른 바람을 이용해 저속에서도 양력을 얻을 수 있다. F-104는 크게 두 개의 형상으로 개발되었으며, 기본적으로 6연장 20mm M-61 기관포를 설치해 전술전투기로 운용하는 한편, 추가로 열 추적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장착하여 주야간 요격기로도 운용이 가능하게 했다. F-104는 지상 공격 임무를 위해 1,139kg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으며, 외장 연료까지 장착할 경우 최대 전투 범위는 997km에 달한다. 연료 탱크는 전투 돌입 전에 투하하며, 약 898km/h의 속도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
운용 현황
F-104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맹국들 대다수가 채택한 전투기로, 미국뿐 아니라 주요 미 동맹국과 우방국인 캐나다, 서독, 이탈리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그리스, 터키, 스페인, 중화민국, 일본 등지에서 1,700대 이상이 판매됐다. 스타파이터는 정작 미군에서는 인기가 없었지만 수출시장에서는 대성공을 거둔 보기 드문 사례다.
미 공군은 단좌 및 복좌식을 모두 포함해 300대가 넘는 스타파이터를 도입했다. F-104는 앞서 말했듯 6·25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요격기로서의 능력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이에 따라 설계 중심이 최고 속도와 상승률에 맞춰졌다. 하지만 실제 요격기 용도로 운용한 국가는 미 공군뿐이었는데, 이는 복잡한 전천후 항법장비와 화력 통제 체계를 모두 탑재하기에는 항공기 크기가 작았던 이유가 컸다.
첫 F-104는 1954년 2월 7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첫 양산 기체는 1958년 1월부터 미 공군에 실전 배치됐다. 최종 기체는 1978년 이탈리아에서 제작되었으며, 이때까지 전 세계 각국에서 총 2,536대의 기체가 운용되고 있었다. 사실 미 공군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은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린 기체라는 점이 특이한데, 이는 서방국가들이 초음속 전투기를 도입하는 분위기가 된 상황에서 도입 단가가 낮은 전투기였기 때문에 폭발적인 판매 기록을 올린 측면이 크다. 특히 스타파이터는 미국을 포함한 7개국에서 생산되었을 뿐 아니라 총 15개국이 운용한 베스트셀러였다.
미 공군은 베트남전쟁이 발생하면서 스타파이터를 투입했으며, 1967년까지 해당 기체를 동남아에서 운용했으나 적기 격추는 한 대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14대가량이 손실을 입었다. 특히 F-104의 경우 후속으로 투입된 기종들에 비해 탑재중량이 낮은 데다 항속거리도 짧았기 때문에 미 공군에서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 1969년부터 예비물자로 전환되었다.
F-104는 상승률이 좋고 저고도 비행성능이 훌륭했지만, 기동성과 비행 통제가 까다로웠기 때문에 사고율이 유난히 높은 기체였다. 특히 사고가 유독 많았던 기체는 독일이 도입했던 F-104G형으로, 총 270대 이상 상실되며 손실률만 30%를 상회했다. 특히 독일은 기체 도입 때부터 뇌물 사건이 터져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렸으며, 사고율도 유독 높았기 때문에 금방 명성에 빛이 바랬다. 독일연방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훈련 과정 중에서만 조종사가 1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이 때문에 독일연방군 공군(루프트바페)의 요하네스 슈타인호프(Johannes Steinhoff) 장군은 1966년 F-104G가 약 104대가량 남자 해결책이 마련될 때까지 전 기체의 비행을 금지시켰다.
파생형
XF-104: 라이트(Wright) 사의 J65 엔진을 임시로 장착한 시제기로, 총 두 대가 제작되었으며 한 대는 시험 운용을 위해 M61 기관포를 설치했다. 두 기체 모두 시험 운용 중 추락했다.
NF-104: 6,000파운드 로켓다인(Rocketdyne) LR121/AR-2Na-1 로켓 엔진을 설치해 우주비행사 훈련용으로 개량한 기체. 무장은 모두 제거되었으며, 최대 36,800m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QF-104A: F-104A형 22대를 무선조종식 무인기로 개조했던 시험용 항공기.
F-104B: 복좌식 기체로, F-104A의 훈련기 형상이다. 방향타와 수평타가 커져 통제가 쉬워졌으며, 기관포를 제거하고 내부 연료를 줄였다. 총 26대가 양산되었으며 소량이 요르단, 파키스탄, 대만에 공급됐다. 제한적이나마 전투 임무도 수행할 수 있었다.
F-104C: 미 공군 전술항공사령부(TAC)에서 운용한 전폭기 형상. 고급 화력통제 레이더인 AN/ASG-14T-2가 설치되었으며, 동체 중앙과 날개 양쪽에 각각 2개씩 파일런(pylon)이 설치되었으며 중앙 파일런에는 Mk28이나 Mk43 원자탄을 장착할 수 있었다. F-104C는 공중 급유도 가능했다. 총 77대가 양산됐다.
F-104D: F-104C의 복좌식 훈련기 형상. 총 21대가 양산됐다.
F-104DJ: 일본 항공자위대용으로 개발한 복좌식 훈련기. 록히드 항공에서 20대를 생산한 후 일본 미쓰비시(三稜)중공업에서 조립했다. 일본에서 퇴역한 후 일부 기체는 대만의 중화민국 공군에 인계됐다.
F-104F: F-104D의 훈련용 복좌 형상이지만, F-104G에 장착된 엔진이 설치됐다. 독일 공군이 운용하기 위해 양산됐으며 총 30대가 제작되어 1971년까지 운용됐다. 레이더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전투임무도 수행할 수 없었다.
F-104G: 다목적 항공기 형상으로, 총 1,122대가 양산되어 전 형상 중 가장 많이 제작됐다. 록히드에서 제작했으나 메서슈미트/MBB(Messerschmitt/MBB), 도르니어(Dornier), 피아트(Fiat), 포커(Fokker), SABCA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캐나다에어(Canadair)에서 면허생산을 실시했다. 동체와 주익이 일직선으로 곧게 제작되었고, 내부 연료 공간이 늘었으며, 수직 미익이 커졌고, 랜딩기어가 강화되었다. 또한 플랩이 개량되어 전투 간 기동성을 향상시켰다. 공대공/공대지 지상 매핑(mapping) 모드가 지원되는 오토네틱스(Autonetics) 사의 NASARR F15A-41 레이더가 장착되었고, 적외선 사이트와 리턴(Litton) 사의 LN-3 관성항법체계(INS)가 장착되며 양산 기체 중에서는 최초로 INS를 채택한 기체가 되었다.
RF-104G: F-104G에 기반하여 제작된 전술 정찰용 형상. 기총 자리에서 기관포가 빠진 대신 KS-67A 카메라가 동체 전방에 장착됐다. 총 189대가 양산됐다.
TF-104G: F-104G의 훈련기 형상. 기관포나 동체 중앙 파일런이 제거되었으며, 내장 연료도 줄었다. 록히드는 한 대를 민간항공기로 등록하면서 N104L로 번호를 받았으며, 재키 코크란(Jackie Cochran, 1906~1980)이 이 기체를 이용해 1964년 여성 조종사로 세계 최고 속도 기록을 수립했다. TF-104G 두 대와 F-104G 한 대는 훗날 NASA에 인계되었다.
F-104H: F-104G를 바탕으로 장비를 간소화하고, 광학 조준기를 장착한 수출용 형상. 제작에 착수하기 전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F-104J: F-104G에 기반한 특수 요격용 형상으로, 일본 항공자위대에서 운용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면허생산으로 조립해 제공권 장악 임무를 수행했으며, 기관포와 4대의 사이드와인더를 장착할 수 있었지만 전수방위원칙에 의거해 공대지 능력은 제거됐다. 총 210대가 양산되었으며, 그중 3대는 록히드가, 29대는 미쓰비시가 록히드의 부품을 조립하는 형태로 완성했고 178대는 미쓰비시가 순수하게 제작했다. 일본에서 퇴역 후 일부 기체는 미국에 의해 중화민국 공군에 양도됐다.
F-104N: F-104G를 고속 추적용 항공기로 개량한 형상으로, 1963년부터 NASA가 운용했다. 그중 조 워커(Joe Walker)가 몰던 한 대가 1966년 6월 8일, 초음속 폭격기로 개발 중이던 노스 아메리칸 사의 XB-70 발키리(Valkyrie)와 충돌했다. 총 3대가 개발됐다.
F-104S: 이탈리아에서 주문하여 피아트(Fiat) 사가 면허생산한 형상. 246대가 완성되어 이 중 40대는 터키 공군에 판매되었으며, 나머지는 이탈리아 공군이 운용했다. 반능동형 유도미사일을 운용하기 위한 지속파 조명 기능과 이동표적 지시 기능이 추가된 NASARR R-21G/H 레이더가 설치되었고, 주익과 동체 아래에 각각 2개씩 하드포인트를 늘려 9개가 되었으며, J-79-GE-19 엔진을 설치하여 요격 능력이 강화되었다. 특히 104S형은 미사일 운용을 위한 항전장비를 추가하기 위해 기관포를 제거한 것이 요격기 형상의 특징이지만, 전폭기용 형상에는 기관포가 그대로 유지됐다. 최대 이륙중량도 타 형상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최대 3,400kg까지 장착할 수 있었다.
F-104S-ASA(Aggiornamento Sistemi d'Arma- “무장체계 최신화”): 104S에 주파수 도약 및 하방 탐지/하방 발사 능력이 추가된 피아트 R21G/M 레이더가 장착되었고, 신형 피아식별장치(IFF)와 무장 전달 컴퓨터를 설치한 업그레이드 형상. AIM-9L 사이드와인더와 셀레니아(Selenia)의 아스파이드(Aspide) 미사일이 통합됐다. 총 150대가 제작되어 1985년까지 운용됐다.
F-104S-ASA/M(Aggiornamento Sistemi d'Arma/Modificato – “무장체계 최신화/개량”): 1988년, GPS와 신형 TACAN, LN-30A2 관성항법체계(INS), 그리고 신형 조종석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업그레이드 형상. 총 49대가 업그레이드 되었으며, 폭격과 관련된 모든 기능은 제거되었다. 스타파이터 시리즈 중 가장 마지막까지 현역을 지켰던 기체로, 2004년 12월까지 이탈리아 공군이 운용하다가 임시로 F-16과 교대되었으며, 다시 EF-2000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이 임무를 승계했다.
CF-104: 캐나다에어가 면허생산한 캐나다 공군용 형상. 핵 폭격과 궤도권 밖으로 발사되는 2단계 점화식 탑재장비를 투발할 수 있었다. 공대공 기능이 갖춰진 NASARR R-24A 레이더가 장착됐으며, 기관포가 일시 제거됐었으나 1972년에 다시 설치됐다. 내부에 추가 연료 공간이 확보되었으며, 엔진 또한 10,000 파운드 급 J79-OEL-7 엔진이 설치됐다. 총 200대가 양산되었다.
CF-104D: CF-104의 복좌형 형상. CF-104와 마찬가지로 J79-OEL-7 엔진이 탑재되었으며, 총 38대가 양산됐다. 일부 기체는 중고로 덴마크, 노르웨이, 터키에 인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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