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불펍(Bullpud)소총 F90

　.

▲ F90의 유탄발사기 장착 모델인 F90(G) <출처: lithgowarms.com>

 

 

불펍 소총 AUG의 개량형으로 나온 F90

F90 소총은 1970년대 말에 보급된 슈타이어사의 AUG(Armee Universale Gewehr, 다목적 군용 소총) 소총의 최신 개량형이다. 당시에 가장 진보된 기술로 개발된 불펍(Bullpub) 소총¹⁾이었던 AUG는 호주군과 뉴질랜드군의 제식 소총으로 채택되었다. 영화 다이하드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총으로 나오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오스트리아군과 호주군, 뉴질랜드군은 물론 미국 코스트가드에서도 채용된 AUG 소총은 가장 성공한 불펍 소총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1.5배율의 고정 광학조준경이 부착되어 있고 레일이 부재한 점 등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이 시대에 적잖은 결함이 된다는 사실이 여러 참전 경험을 통해 드러났다. 그리하여 1997년에 1.5배율 조준경 대신 상부 레일이 부착된 AUG A2로 개량되었고, 2005년에는 상부와 하부 레일을 탑재한 AUG A3으로 개량되었다.

 

▲ 호주군 특수부대원들이 F90을 사용해 팀 전술사격을 하고 있다. <출처: 다산기공, 호주군>

AUG A2, A3의 개량이 오스트리아군 주도로 이뤄졌다면 F90은 호주군의 주도로 이뤄졌다. 걸프전이나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F88²⁾ 소총을 운용한 호주군은 이 소총을 개량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호주 탈레스(Lithgow Arms사)³⁾에서 연구에 착수해, 2012년 중순에 완성 시제품을 내놓았고 2013년 양산이 시작됐다.

F90과 AUG의 차이점

F90 혹은 EF88이라는 제식 명칭으로 알려진 이 소총은 원조 격인 AUG보다 신뢰성이 뛰어나고 가벼우며, 최신 GL40 40mm 유탄발사기의 탈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AUG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부 금속 리시버와 하부 폴리머 개머리판이다.

▲ 개량된 F90 소총의 좌측 편 모습 <출처: 태상호>

또한 최신 민수용 모델의 경우 일반 GI 탄창이나 맥풀 탄창의 사용도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무게 배분 역시 개선되어 기존의 AUG에 비해 무게중심이 좀 더 중앙으로 와 있다. 따라서 총기를 다루고 사격 시 반동을 제어하기가 쉬워졌다. 탄피배출구도 개량되어 기존의 AUG에 비해 탄피 걸림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F90의 중요 부품 대부분을 국내 총기 생산업체가 생산하고 있으며 DSR90이라는 이름으로 라이선스 완제품 생산도 하고 있다.

제원 및 변형

▲ F90 소총의 분해 조립 영상

 

▲ F90 소총의 기본 분해 모습 <출처: 태상호>

F90은 5.56x45 NATO탄을 사용하고 가스 작동식, 쇼트 스트로크, 회전 노리쇠 방식으로 작동하는 불펍 소총이다. 무게는 3.25~3.39kg, 발사속도는 분당 850발로 불펍식 소총 치고는 빠른 편에 속한다(싱가포르군 제식 SAR-21: 평균 600발, 이스라엘군 제식 타볼: 평균 830발, 영국군 제식 SA-80: 평균 650발).

▲ F90의 종류 <출처: lithgowarms.com>

 

 

F90의 실사 평가

▲ F90 실사격 평가 영상

 

F90은 원조 격인 AUG에 비해 확실히 총기의 무게중심이 잡혀 있으며 이로 인해 총기를 조작하거나 발사 시에 반동을 잡는 것이 더 수월하다. 옆으로 접히는 장전손잡이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개량이란 느낌을 준다. 또 탄피배출구도 개량되어 AUG에 비해 탄피가 시원하게 배출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 바른 자세로 F90을 사격하는 모습 <출처: 태상호>

단, AUG 특유의 발사 방식을 그대로 채용해 사수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익숙하지 않은 사수의 경우 단발에서 연발로 넘어가는 시점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므로 총구가 들리는 등의 반동을 제어하는 데 애를 먹을 가능성이 있다.

▲ 호주군 특수부대원들이 F90을 사용해 팀 전술사격을 하고 있다. <출처: 다산기공, 호주군>

불펍 총기의 특성상, 비슷한 길이의 일반 총기보다 총열이 길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은 것도 장점 중의 하나이다. 특수작전용보다는 기계화된 일반 보병용으로 매우 좋은 총기라고 생각된다.

특히 옆으로 열리는 40mm 유탄발사기를 장착한 F90(G) 모델은 임무에 맞게 각종 40mm 유탄을 길이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어 명중률과 화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총기이다. 이스라엘군의 타볼, 벨기에군의 FN F2000, FN P90 등의 불펍 소총과 비교하면 F90이 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불펍 소총 중의 하나인지 실감할 수 있다.

▌주석

1) 불펍 소총은 총기의 노리쇠 약실 등 주요 작동부가 개머리판 내부에 위치한 소총이다. 대표적인 총기로는 오스트리아, 호주군의 F90, 영국군의 SA-80, 프랑스군의 FAMAS, 싱가포르군의 SAR-21, 벨기에군의 FN F2000, FN P90, 이스라엘군의 타볼 등이 있다. 기존의 소총과 비교하면 총열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 명중률이 뛰어나고 총열의 길이에 비해 전체 총 길이가 짧아 협소한 장소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탄창 삽입과 제거가 불편하고 총기의 무게중심이 균등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2) AUG A1의 호주군 개량형.

3) Lithgow Arms는 현재 탈레스(Thales)사에 합병된 상태임.

글 태상호 | 종군기자, 전술교관
종군기자이자 전술교관으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전투부대와 종군을 했으며 전미사격협회(NRA)와 SUREFIRE Institute, Alias Training 등의 전술교육 기관에서 전술교관 코스를 이수했다. 지속적으로 국내외 특수부대에 전술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방안보와 전술에 관련된 기사를 국내외 매체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