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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자전거로 놀기

바래미나 2014. 12. 17. 14:56

안산시 자전거로 놀기 [퍼옴]

 

 

오로지 에디터의 직감만 믿고 떠나는 예측불허 즉흥 라이딩. 꽤 주관적이면서도 나름 객관적인 여행 이야기를 들어본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장땡. 일단 믿고 따라가 보자.


§ 이동 경로 및 소요시간
① 올림픽공원 >> 7.9km >> 탄천&양재천 >> 12.9km >> 과천 어린이대공원역
(총 20.8km)
② 다문화 거리 >> 6.3km >> 단원미술관&노적봉 폭포 >> 4.2km >> 안산 호수공원 >> 3.5km >> 중앙역 (총 14km)
▶ 전체 라이딩 거리: 34.8km

§ 구른 자국
출발 직전 공기압 체크는 필수! 매장에 들러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고 본격적으로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라이딩 덕분이었을까. 차가운 바람이 되려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 공원을 출발해 성내천 자전거도로에 진입했고, 10여분을 달려 도착한 한강 잠실철교부터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했다.

* 성내천의 자전거도로는 대체로 노면이 고른편이다.

이번 목적지인 안산은 과천을 경유해 가고 싶었기에 청담대교 남단에서 탄천으로 진입해 곧바로 양재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렸다. 한강과 비교해 양재천은 라이더를 위한 편의시설이 매우 열악했다. 그 흔한 간이 화장실 하나 없었고, 라이딩 도중 식료품을 보급할만한 편의점도 보이지 않았다. 또한 포장도로까지 노후되어 라이딩에 피로감을 더했다.

* 탄천 진입로는 많은 자전거들이 교차되는 구간으로 언제나 조심하자.

이런저런 불편을 감수한 채 30여분을 달려 과천에 진입하였으나, 경마공원부터는 천변 자전거도로마저 끝나 찻길로 올라오게 되었다. 지도를 검색한 결과, 인덕원 근처에서 안양천 자전거도로가 다시 이어지긴 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국도로 20km를 달려야 하는 경로 밖에 없었다. 결국 안전을 위해 대공원역에서부터 지하철로 이동하기로 했다.

* 자전거 탑승은 주말에만.

1. 국경 없는 마을, 다문화거리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약 40분을 달려 도착한 안산역. 2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걸으니 첫 번째 목적지인 '다문화 길' 표지판이 보였다. 기대만큼 이국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진 않았지만 평소 보기 힘든 음식이나 과일들을 판매하는 등 세계 각국의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 외국인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원곡동 일대는 안산시의 총인구 70여만 명 중 5만 명을 차지하고 있고 외국인 거주자들이 내국인과 어울려 살아가는 다문화 지역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이곳을 찾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단다.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과 한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이 곳에서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태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노점에서는 연변 순대, 중국식 월병 등을 팔고 있었고, 두리안 같이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과일이나 구아바, 코코넛 음료 등도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외국인 주민센터가 운영되며, 공공기관 안내서나 현수막 등에 각국의 언어를 사용해 외국인들이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데 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였다. 무언가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다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음식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안산 다문화 거리를 꼭 한 번 들러보라 권하고 싶다.


2. 문화 체험의 장, 단원미술관
3개의 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단원미술관은 안산 시민들의 문화예술 의식 함양에 주안점을 둔 공공 미술관이다. 관람객들에게 문화 체험과 휴식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규모 있는 전시회와 아마추어 작가들의 발표회장으로 사용된다. 또한 안산이 낳은 조선의 화선(畵仙) 김홍도의 영인본 작품을 전시하고 해설하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단원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도 있다. 시민들과의 소통과 편의를 위해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3. 명품 산책로, 노적봉 폭포
단원미술관 인근에 위치한 노적봉 공원에는 폭 133m, 높이 23m 규모의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장관을 이룬다. 여름에는 이 시원한 물줄기가 무더위에 지친 안산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겠지만, 동절기에는 동파 방지 차원에서 운영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외에도 음악에 따라 춤추는 음악분수, 산기슭을 순환하며 사계절을 뚜렷이 간직한 산책로가 있어 가족단위 산책객들에게 인기 높은 핫플레이스다.

* 안산시민들의 쉼터 노적봉 공원

4. 도심 속의 오아시스, 안산호수공원
안산호수공원은 신도시가 건설되기 전부터 있던 고잔저수지를 보전하여 주변에 다양한 시설과 산책길을 조성한 곳이다. 대부분 평지에 건설한 타 도시의 호수공원과 달리, 구릉지를 그대로 살려 평지와 조화를 이룬 자연친화적인 공원이다. 66만평 이상의 공간에는 갈대습지, 수변광장과 대형 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각종 야생초와 꽃들이 있는 자연학습장,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전시장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특히, 갈대습지와 수변광장은 어린이들의 생태학습장과 시민들의 산책코스로 더 없이 좋으며, 공원둘레에는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및 친구, 연인과의 라이딩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는 물론, 바쁜 현대인들의 쉼터가 되는 안산호수공원은 도심 속 오아시스로 손색이 없다.

* 안산호수공원의 갈대습지

§ 에디터 추천식당


인도, 네팔 음식 전문점 '칸티풀 레스토랑'

주소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다문화2길 28 (구 원곡동 794) 2층
문의 : 031-493-9563

에디터 추천메뉴


램 나비비 커리: 궁중의 왕족이 먹던 양고기 커리. 캐슈넛과 코코넛으로 맛을 내어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양고기 특유의 잡내가 없고 달콤한 끝맛이 특징이다.
탄두리 치킨: 매콤한 인디안 요거트에 몇 시간을 담근 후, 탄두리(화덕)에 구워낸 치킨. 향신료가 가미된 마살라 양념 덕분에 느끼하지 않고 화덕의 불맛이 일품이다.

Editor's Comment
국내의 다른 인도요리 식당들보다 전통적인 맛과 색채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넓은 홀이 있어 자전거를 안전하게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고, 시종일관 웃음으로 고객을 대하는 주인장의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졌다. 더구나 몇해 전부터 매월 소외된 어르신들을 초대해 무료로 식사 대접을 하며 나눔의 미덕을 보여주는 '착한 식당'이라고 하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총점 ★★★★☆
맛 ★★★★☆ 서비스 ★★★★★ 분위기 ★★★★☆ 청결도 ★★★☆☆

§ 총평
계획 신도시로 조성된 안산은 도심 어느 곳을 가더라도 자전거도로가 잘 이어져 있고, 바둑판식 도로망으로 이정표를 보고 행선지를 찾기가 매우 쉬웠다. 안산 시내에서는 총 14km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는데, 단 한 구간도 자전거도로가 끊긴 곳이 없어 안전한 라이딩이 가능했다.


단원 김홍도를 낳은 예술의 도시답게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특히 많았고, 바쁜 도시 생활 속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휴식 공간도 곳곳에 잘 형성되어 있었다. 다만, 자전거를 타고 안산까지 오는 코스 중 안양시 석수동~안산시 성포동 구간은 자전거도로가 끊겨 있으니 안전을 위해 각별한 주의나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요즘 같은 겨울은 해가 짧고 노면의 상태도 예측할 수 없으므로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하며 헬멧과 같은 안전 장비와 방한 용품도 빠짐없이 챙기기 바란다.

§ 지출내역
- 대공원역에서 안산역까지 교통비: 1,450원(1인) X 왕복 = 2,900원
- 월병, 찹쌀빵(간식): 2,000원
- 탄두리 치킨(중식): 14,000원
- 램 나비비 커리: 12,000원
- 버터 난: 2,500원
▶ 총액: 33,400원

글/사진: 주송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