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mm 자행식 박격포(Karl-Ger?t 040)
구스타프 열차포와 더불어, 독일군이 세바스토폴 공방전에 투입한 대표적인 몬스터. 물론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숫자가 부족한 독일의 일반 화포로 마지노 선 수준의 대규모 요새를 때릴 생각을 하면 이거밖에 없다.
엄청난 구경과 기괴한 모습 때문에 가상의 병기 목록에 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건 진짜다. 0을 하나 잘못 쓴 것도 아니다.
그 실체는 2톤이 넘는 포탄을 쏠 수 있는 600mm 박격포를 탑재하고, 10Km/h로 움직일 수 있는 자주박격포인데... 사실 정확히는 박격포가 아니라 공성포이다. 영어로는 같은 Mortar지만, 당시 독일 군사용어에서 박격포는 Granatwerfer였고 영어 Mortar에 해당하는 M?rser는 "구포", 즉 공성포를 가리켰다.
특징단 7구경장에 불과한 포신장이 특징으로, 당시 공성포 중에서도 유난히 포신장이 짧은 편이었다. 중량 때문에 길이를 줄였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지만, 사실 칼은 전형적인 1차대전형 공성포로, 그 시기 공성포의 포신장은 6~12 구경장이 보통이었으니 딱히 이상한 건 아니고 무게 때문에 줄인 건 아니다. 그저 독일인들이 창의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독일은 88mm 대공포같은 일반적인 대포는 잘만들지만, 전함의 함포를 포함한 대구경 대포는 제대로 제작하지 못하거나 대량생산을 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당장 세바스토폴 공방전에 참가한 구포도 21cm 이상 구경은 칼과 구스타프 같은 열차포 빼고는 전부 체코제 30.5cm 구포였다(…).
사격 포지션에 있을 때 124톤이라는 환상적인 중량을 자랑해서 일단 자주포라는 이름은 걸었지만 사실상 기동력은 없는 수준이었으며, 속도가 느린데다가 엄청난 중량 때문에 장시간 움직이면 기동불능에 빠지기 쉬워 사실상 이동능력은 근처에 있는 진지로 이동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도 마우스 보단 무려 76톤이나 가볍다!
포신이 짧고 탄이 무거운 데 반해 장약 사용량이 적어 사거리가 매우 짧았다. 2.17톤짜리 중량형 콘크리트 관통탄을 쓰면 고작 사거리가 4,320m, 조금 가벼운 1.7톤짜리 경량형 콘크리트 관통탄을 써도 사거리가 6,440m이므로 보병용 경야포보다 사정거리가 짧다. 하지만 위력은 대단했다. 무지막지한 탄체중량과 막대한 작약량은 결코 폼이 아니기 때문에, 세바스토폴 공략을 포함한 몇몇 공성전에서 2.5미터의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등 꽤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사거리가 그 당시의 어지간한 야포보다 훨씬 짧다는 약점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사실상 일방적인 포위섬멸전에서나 활약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르샤바 봉기 진압으로, 민간인들 많이 사는 도시 블록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데는 이놈이 최고였단다
1호기부터 7호기까지 총 7대 생산되었으며 각각 순서대로 칼, 아담, 에바, 오딘, 토르, 로키, 지우라는 명칭이 붙었다. 러시아 쿠빈카 박물관에 1대 소장되어 있으며 마킹은 아담으로 적혀져 있지만 실제로는 7호기인 지우라고 한다. 그리고 이 놈 옆자리에 마우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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