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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팔다리, 구글안경, 방탄복 … '아이언 맨' 한국군|

바래미나 2013. 12. 10. 17:03

로봇 팔다리, 구글안경, 방탄복 … '아이언 맨' 한국군|

중앙일보
정용수 기자

2013.11.09

 

전투복을 입으면 철인(鐵人)으로 변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날지만 못할 뿐 병사들이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처럼 될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 통합 특수작전 사령부(SOCOM)는 지난달 ‘탈로스’(TALOS)라는 수퍼 갑옷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탈로스는 ‘전략 공격 경량 작전복’(Tacti-cal Assault Light Operator Suit)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사령부는 매사추세츠공대와 함께 2~3년 안에 개발을 끝내기로 목표를 정했다. 생산업체 공모도 시작했다.

 미국보다는 늦지만 대한민국 병사들도 10여 년 뒤엔 아이언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육군은 2일과 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3)에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미래 병사들의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미국은 수년 안에 개발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육군은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탈레스 등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탈로스나 국산 아이언맨 슈트나 개념은 비슷하다. 다음은 주요 구성 요소.

병사들 건강 통제실서 실시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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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방탄헬멧=고대전투에선 적군의 화살을 막기 위해 장수나 말의 머리에 철갑을 둘렀다. 요즘엔 철모를 쓴다. 하지만 앞으론 철모를 헬멧이 대체한다. 헬멧은 단순히 머리를 보호하는 장비만은 아니다. 두뇌 자체다. 음성송수신기 기능이 내장된 첨단 장치의 집합체로 구성된다.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에 맞추기 위해서다. 헬멧 앞쪽의 고글은 화면전시 기능뿐 아니라 안경 안쪽 화면에 글씨까지 나타날 수 있어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인항공기나 본부에서 전송해 주는 적군의 상황이나 지시사항을 참고해 적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싸울 수 있다는 뜻이다. 헬멧엔 스피커와 마이크를 부착해 개개인 간에 통신할 수 있게 한다.

 ②방탄복=신소재를 사용해 가볍게 만들어진다. 적의 총에 맞아도 다치지 않고 화생방 기능도 갖추게 된다. 방탄복 곳곳에 감지 센서가 부착돼 혈압이나 맥박, 심전도 등 병사들의 건강 상황을 지휘통제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옷이 스스로 부상 부위를 압박할 수도 있고, 온도조절 장치로 추위를 막아준다.

 ③로봇팔, 로봇다리=미래의 전사들은 자기 발로 걷지 않는다. 로봇다리를 조종하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개념이다. 미래의 전투복은 전신에 각종 센서와 통신기기, 정보처리기(컴퓨터)가 장착되다 보니 신소재를 쓰더라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장비가 무거우면 활동도 부자연스럽고 체력소모도 많아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에서 실용화 단계에 있는 로봇팔과 로봇 다리를 장착한다. 팔과 다리를 자동으로 움직이게 해 인간이 반로봇 상태가 되는 셈이다. 로봇팔에는 총과 스마트폰과 유사한 시스템을 달아 공격과 통신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다.

 ④배터리와 정보처리기=여벌의 옷가지, 전투식량 등이 들어가는 전투배낭 대신 등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통신장비, 소형정보처리기를 메게 된다. 헬멧에서부터 방탄복까지 전기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태양열 집광판도 등에 부착한다.

 ⑤소형화기=미래 전사의 총기는 권총만 한 크기의 초소구경이다. 그러나 현재의 소총보다 위력이 크다. 로봇팔엔 이와 별도의 스마트 총이 구비된다. 이들 화기는 지금처럼 눈으로 가늠자와 가늠쇠를 조준하지 않아도 된다. 바위 뒤나 건물 모서리에 숨어 팔만 뻗어도 명중시킬 수 있다. 총에는 헬멧 영상전시기와 연결된 카메라와 전자조준경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북한 군인과 우리 군인이 일대일로 싸우면 누가 이기느냐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있었다.

 만약 이런 국산 아이언맨 슈트가 개발될 13년 뒤엔 물어보나마나 한 소리가 될 것이다. 로봇다리로 걷고, 로봇팔에 달린 총에서 엄청난 화력을 뿜어내는 전사가 등장하면 전쟁의 개념 자체가 바뀔 게 분명하다.

 아직은 개념화 단계라 비용은 추산되지 않았지만 이런 아이언맨 슈트(수퍼 갑옷)의 가격은 비쌀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단 개발되더라도 육군은 특수부대용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1 지난달 28일 ‘201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등장한 국산 경공격기 FA-50의 모습. 2 정홍원 국무총리(왼쪽 셋째)와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 둘째)이 전시회에 출품된 첨단무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3 전시회 방문자들이 국산 방공포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과연 이런 만화 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전투복 개발에 실제로 성공할 수 있을까.

 ADEX 전시장에서 만난 육군 문한옥 소령은 “개인의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 생존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투복의 개발은 공상이 아닌 육군의 핵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투복 개념 가운데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로 전장을 작전 상황실로 보내는 기술은 이미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 주얼리호를 구출한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때 선을 보였던 것이다.

 무전기로 지시를 받아 분대원들에게 전파하던 과거의 전투 방식은 그야말로 옛날 얘기다. 무기의 진화 속도로 보면 2026년까지 아이언맨 슈트를 개발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육군의 판단이다.

 육군은 ‘완전한 아이언맨’의 탄생에 앞서 2020년까지 소총부터 완성활 계획이다. 그때까지 굴절 소총을 개발해 바위 뒤나 벽 뒤에서도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고, 레이저 조준경을 장착해 어깨에 걸지 않더라도 정확한 사격을 할 수 있는 차기 소총을 개발해 실전에 배치한다는 목표다.

피격 상황 전송 ‘관측탄’도 선보여

 올해 전시회에는 이렇게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첨단 무기가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IT무기’ 가운데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삼성탈레스가 내놓은 ‘소형무장헬기 사격통제 시스템’이다. 헬기 조종사가 머리를 움직이면 헬기의 적외선 카메라와 미사일이 연동돼 함께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조종사가 목표물을 바라만 봐도 미사일 조준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헬멧 장착시현장치(HMD)와 표적획득지시장비(TADS), 사격통제컴퓨터(SMC), 다기능시현기(SMFD) 같은 첨단 장비가 활용된다.

이 시스템에선 헬멧의 고글 안쪽에 화면 전시기(HMD)를 만들어 일반적인 시야로 보는 시스루(See Through) 영상과 야간투시경(NVIS) 영상, 적외선(TADS) 영상, 3차원(3D) 지형정보 영상을 볼 수 있다. 야간이나 악천후 속에서도 오락하듯 헬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탈레스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사격 통제 장치를 갖추지 못했는데 해외에선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우리나라 헬기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제 해외개발 제품보다 오히려 앞선 시스템을 우리 헬기에 탑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포탄과 탄약 제조전문 기업인 풍산에선 관측탄을 선보였다. K-9 자주포 등을 이용해 일반 포탄과 함께 발사하면 목표지점 600~900m 상공에서 낙하산과 카메라가 펼쳐지면서 적 진지의 피격 상황을 아군 상황실로 전송하게 된다.

 목표물의 명중을 확인하기 위한 장비다. 풍산 관계자는 “포 사격을 할 때 지금까지는 정찰기나 관측 장병들이 목표물까지 접근해 무전 등으로 명중 여부를 확인하고 전송해야 했다”며 “그러나 이젠 관측탄을 살상용 포탄과 함께 발사해 사격과 동시에 명중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추가 사격 때 명중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상용화된 무인정찰기(UAV)뿐만 아니라 무인 정찰 잠수정 개발도 마무리 단계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