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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이착륙·근접감시 무인기…‘첨단’으로 날다

바래미나 2013. 11. 8. 21:13
수직 이착륙·근접감시 무인기…‘첨단’으로 날다

 


수직 이착륙·근접감시 무인기…‘첨단’으로 날다

 

■ 킨텍스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展’
국내 항공업계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전 세계 유명 항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부터 6일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ADEX는 보잉과 록히드마틴, EADS 등 전 세계 28개국의 361개 업체가 참가해 항공 우주 분야 및 방위 산업 기술을 뽐냈다.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을 이끌어온 대한항공은 이번 전시회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Tilt-rotor) 무인기(KUS-TR · 위 사진)를 비롯해 근접감시 무인기(KUS-9), 사단급 무인기 등의 무인기 시리즈를 선보였다. 또 에어버스사 항공기인 A320의 날개끝 구조물 샤크렛(Sharklet)과 A350 화물칸 문인 카고도어(Cargo Door)와 함께 보잉사 항공기 B787 후방동체(Aft Body)등의 민항기 부품 등을 전시했다.

대한항공은 또 보잉사와 B737 맥스 항공기 윙렛 공급 계약 체결(아래)은 물론, 500MD 헬기 무인화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굵직한 계약도 성사시켰다.

대한항공은 일반인들에게 항공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1970년대 자주국방 실현과 선진 항공산업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항공기 제조 산업에 진출한 후 민항기용 항공기 부품 개발부터 무인기 및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개발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무인기 기술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수직이착륙무인항공기인 KUS-TR다. 틸트로터란 이착륙할 때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작동하다가 전진 비행할 때는 수평방향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항공기는 회전익과 고정익의 장점을 모두 갖추었기 때문에 수직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신개념 항공기로 불린다.

틸트로터 무인항공기의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항공은 2011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틸트로터형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KUS-TR의 공동 개발에 착수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군수용과 향후 민수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단급 무인기로 불리는 ‘KUS-DUAS’는 대한항공이 지난 2010년부터 개발에 착수, 오는 2014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사단 정찰용 무인항공기이다. 육군 및 해병대 사단에서 주·야간 감시 정찰 및 표적 획득 목적의 무인기로 사용될 계획이다.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환경을 고려, 좁은 지역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발사대를 통한 이륙과 활주 이륙이 가능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또 착륙장치는 휠(Wheel)타입과 스키드(Skid) 타입으로 교체 장착이 가능하다. 비상시에는 낙하산을 펼쳐 착륙할 수 있고, 착륙 후에는 그물망을 통한 회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북한의 전략 표적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MUAV·Medium altitude Unmanned Aerial Vehicle)인 ‘KUS-15’도 선보였다. MUAV는 고도 10㎞ 상공에서 지상의 목표물을 정찰하는 무인항공기로서 탑재될 레이더의 탐지 거리는 200여㎞에 이른다. MUAV가 전력화되면 한국군의 전시 및 평상시 전략정보 수집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 기대되고 있다. 민수용으로는 광대역 해상 감시 및 국경·환경 감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한항공은 A320 샤크렛, A350 카고도어, B787 후방동체 등 민항기 부품 등을 전시해 수준 높은 민간항공기 제작 기술도 뽐냈다.

대한항공이 독자 복합소재 기술로 개발한 연료 절감형 항공기 날개 구조물인 에어버스 A320 시리즈 항공기의 샤크렛은 지난 2010년 5월 초 국제 경쟁 입찰에서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유수 항공기 제작사들을 제치고 사업을 수주했다.

샤크렛은 A320 시리즈 주 날개 끝 부분에 장착되는 날개 구조물로 기존의 ‘윙 팁 펜스(Wingtip Fence)’를 대체한다. 폭 1.8m, 길이 3.0m 크기의 ‘L’자 형태로 돼 있으며, 공기 저항을 감소시켜 기존 대비 연료 효율을 3.5% 이상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친환경 항공기 구조물이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사의 차세대 기종인 A350 항공기의 전후방 화물용 출입구인 ‘A350 카고도어’ 도 내놨다. 운항중 팽창과 수축을 거듭하는 동체에 장착되어야 하기 때문에 출입구 개폐를 위한 구동 장치 설계기술과 고도의 정밀기술이 요구된다. 탄소 복합소재 구조물로 개발됐으며, 완전 복합 소재로 카고 도어를 개발한 것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이 전시한 B787의 후방동체 구조물에서도 대한항공의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B787은 미국 보잉사가 차세대 여객기로 개발해온 최첨단 항공기로, 기체의 절반 이상을 첨단 복합소재로 제작해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효율을 20% 이상 높인 항공기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29일과 30일 보잉사와 ‘B737 MAX 차세대 항공기 윙렛’공급 계약식과 500MD 헬기 무인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보잉과의 협력을 통해 무인기 기술 개발은 물론, 향후 사업 기회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