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간편한 인스턴트 식품이 범랑하여 재래식 장맛에 대한 관심도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요즘, 반찬은 물론 밥, 김치까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바쁜 도시인과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마트나 시장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가정이 아마도 대다수일 것이다. 종갓집인 친정 어머니는 '장'에 대한 정성이 남달라 정월 대보름 전후로 장 담그기에 여념이 없으셨는데 어릴적엔 전통 재래식 장에 대하여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가 성인이 되어 고향을 떠난 후로는 어머니의 손맛이 깃든 장맛에 길들여져 깊고 오묘한 고향의 맛에 대한 향수를 떨치지 못해 어머니로부터 장 담그는 법을 전수(?) 받기도 했다. 실습 삼아 담근 된장 항아리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관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포기 하기도 했지만 해마다 시도하는 장 담그기는 계속되고 작년에는 강화에 별장이 완성되어 그곳으로 항아리를 옮겼는데 햇빛을 잘 받으라고 투명유리를 덮어 둔 뚜껑을 잠시 망사로 바꾸어 놓았다가 깜박 잊어버리고 돌아와 며칠 후에 가 보았더니 망사 덮개에 작은 구멍이 나있고 앗차! 파리가 끓었는지.... 그 다음은 생략하기로 한다. 만년 초보인 채련의 장 담그기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메주는 우리 토지에서 재배한 국산 콩으로 만들어야 제격이겠지만 그것까지는 자신이 없어서 풍물시장에서 국산 콩으로 만든 것이라 하는 할머니의 말을 믿고 구입했다. 항아리는 깨끗이 씻어 햇빛에 말려 소독을 하거나 지푸라기나 숯을 피워 소독하기도 한다. 잘 뜬 메주를 골라 흐르는 물에 솔로 곰팡이 부분을 깨끗이 씻어 물이 잘 빠지게 한다. 물은 장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므로 특별히 가려야 하는데 중보산림 경제에서는 감천(甘泉, 물맛이 좋은 샘)이나 강심(江心, 강의 한복판)의 물을 큰 솥에 받아 백비(白沸, 맹탕으로 끓임) 한다고 했으니 수돗물 대신 지하수나 약수 또는 생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정수기의 물을 받아 소금을 담가 두었다가 사용했는데 소금은 간수를 뺀 천일염이 쓴맛을 줄인다. 건고추와 대추, 숯을 넣는데 홍고추는 살균 효과가 있으며 숯은 나쁜 냄새를 제거해 주고 대추는 붉은 색을 띠어 액을 막아주는 상징성을 지닌다. 염도는 계란을 띄워 소금물 위에 동전 크기만하게 남아야 적당하다고 하는데 어림잡은 염도 측정법이 아닐까 싶다. 대마무와 대나무 잎으포 메주가 소금 물 속에 잠기도록 눌러 주면 발효에 도움을 주고. 햇빛이 잘 들도록 투명 유리 뚜껑으로 덮어주거나 자주 열어서 환기를 시키며 45일에서 60일 정도 숙성을 시킨 후 된장과 간장을 분리한다. 된장은 메주의 콩이 으깨지도록 치대며 항아리에 담아 두고 간장은 80'C 에서 30분 정도 달여서 항아리에 보관한다. 흔히 '된장 담그기'라고도 하는데 된장과 간장을 담그는 것이므로 '장 담그기'가 맞는 말이며 전통 재래식 장 담그기로 고향의 맛, 어머니의 손맛에 가까운 깊은 맛을 살려낼 수 있을지 어설픈 내 장 담그기는 해마다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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