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탈 효과
중학교 1학년 담임을 맡게 되고,
학생들 이름도 잘 몰랐던 3월 중순
한 학생과 아버지를
시내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아버지께
"이 학생은 이번 입학고사 3등입니다.
정말 기대되는 학생입니다."
라고 칭찬했습니다.
그 아버지는 크게 기뻐하면서
저에게 식사까지 대접하셨죠.
다음날 학교에서 성적표를 다시 보니 큰일이더군요!
저는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어제 만난 학생은 30등이었습니다.
학생 이름을 착각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난처했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할 수도 없고...
저는 이 학생을 3등으로 키워 보기로 했습니다.
개별 상담을 통하여 학습 방법의 결함도 찾아보고
긴장이 풀릴 것 같으면 불러서 격려도 했습니다.
1학년 때 뿐 아니라
2학년 3학년을 마칠 때까지..
대개 학급에서 10등 이내이면
인천여고에 원서를 쓸 때인데
결국 학생은 인천여고에 지원하여 합격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속죄가 끝난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 그 아버지를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저보고 극히 드문 훌륭한 교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아버님! 사실은 그때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
대접 받기위해 거짓말을 한 것처럼 된
저의 실수를 메우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이지,
결코.. 제가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 권태성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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