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토요일 밤, 저는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의 첫 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 시청앞 광장을 찾아, 수천명의 서울 시민들과 함께 했습니다. 도착해보니, 몇 시간째 울리는 신나는 음악 소리와 주변 분위기는 흐린 날씨도 무색하게 할 정도였죠. 그야말로 붉은 바다를 이루었는데, 주로 젊은이들이 많았고, 또 저처럼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외국인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팀은 그리스를 상대로 초반부터 선제골을 성공시켰고, 분위기는 더욱 한껏 달아올랐습니다. 결국 한국의 2대0 승리로 경기가 끝났을 때, 내리던 비도 어느 정도 잦아들었고 승리를 축하하는 노래와 춤이 계속 이어지면서, 한쪽에서는 자발적으로 비닐 우비와 쓰레기를 한 곳에 쌓아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일요일에 다시 광장을 지나가다보니, 불과 몇 시간 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곳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끔히 치워져 있었습니다.
하늘은 회색빛이었지만 서울 시청앞 광장은 붉은 물결이 넘실댔습니다!
여러분 중 혹시 그날 새벽 3시 반까지 자지 않고 기다려서 미국-잉글랜드 경기를 보신 분이 계신가요? 그날 서울의 많은 술집과 레스토랑에서는 미국 및 영국 팬들을 위해, 그리고 월드컵 축구 경기라면 봐도 봐도 부족한 축구팬들을 위해 그 시간까지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미국 팀으로서는 강호 잉글랜드를 맞아 1대1로 비겼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죠. 그래서 저를 비롯해 미국 팬들은 미국에서도 꾸준하게 인기가 오르고 있는 스포츠인 축구-우리는 사커(soccer)라고 부르기도 하죠-의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 팀이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더욱 관심있게 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도 기대가 크고, 멋진 한국 팬들과 함께 응원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볼 생각에 마음이 설레네요. 여러분, 경기 관람하고 응원하기 좋은 장소 있으면 추천 부탁합니다. 미국과 한국이 모두 잘한다면, 7월4일 주말 즈음에 서로 맞붙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응원 열심히 하고,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행사를 맘껏 즐겨봅시다!
붉은 악마 화이팅! 경기가 끝난 후, 사람들이 거리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춤을 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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