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좋은 이야기-

밤 한 톨

바래미나 2010. 4. 3. 23:43

 

  밤 한 톨 


      저녁 무렵에 숲을 거닐다가
      우연히 어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숨이 넘어갈 듯 울어대며 참새처럼 팔딱팔딱 뛰고
      있더구나. 마치 여러 송곳으로 뼛속을 찌르는 듯,
      방망이로 심장을 마구 두들겨 맞는 듯 비참하고
      절박한 것이 잠깐 사이에 목숨이 꼭 끊어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왜 그렇게 울고 있는지
      알아보았더니, 나무 아래에서 밤 한 톨을
      주웠는데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갔기
      때문이란다.


      - 김상렬의《생각하는대로 된다》중에서 -


      *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쉽게 푼 글입니다.
      밤 한 톨이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잘 것 없고 하찮은 것일지 몰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귀한 것입니다.
      때문에 그것을 잃었을 때의 허탈함과 상실감은
      다른 사람의 상상의 범주를 뛰어 넘습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그 사람의 손 안에 있는
      밤 한 톨을 가벼이 여기지 마십시오.
      그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인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