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228.56점…남자부서도 정상권 점수

김연아 228.56점…남자부서도 정상권 점수

데일리안 | 입력 2010.02.26 21:17

[데일리안 노성민 객원기자]´피겨퀸´에서 명실상부한 21세기 최고의 ´피겨 레전드´로 영원히 남게 된 김연아(20)가 남자부에서 경쟁했다면 어땠을까.

미셸 위 등 여자 골퍼가 남자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사례가 있고 여자 선수가 남자와 함께 야구장에서 뛰는 경우도 있었지만, 피겨 스케이팅은 남녀가 엄밀히 구분돼 있어 김연아가 남자부에서 뛰는 일은 없다.

그러나 김연아가 26일(이하 한국시간)'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받은 228.56점은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단순하게 접근해도 밴쿠버올림픽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여자 피겨 사상 첫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김연아가 받은 이번 점수는 단순히 금메달을 넘어 명실상부한 피겨 레전드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 연합뉴스

하지만 남녀의 연기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점수 매기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만으로 점수를 대입하기는 어렵다.

쇼트 프로그램의 경우 남녀 모두 2분 50초 이내에 연기를 펼치고, 8개의 기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같지만 프로그램 구성에서 차이가 난다. 남자 쇼트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 구성에서 1.0을 곱하지만 여자는 0.8을 곱한다.

이럴 경우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의 프로그램 구성 점수는 원래 받았던 33.80점이 아닌 42.25점이 되고, 쇼트 프로그램 최종 점수는 86.95점이 된다. 쇼트 프로그램의 86.95점은 역대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프리 스케이팅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경우 여자보다 하나 더 많은 1개의 기술을 더 뛰기 때문에 점수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어떤 기술을 더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점수의 변동이 있겠지만, 가산점(GOE)까지 포함 대략 7점 정도의 연기를 펼친다면 기술 점수는 85.30점이 된다.

또 프로그램 구성 역시 여자부는 1.6을 곱하는 반면 남자부는 2.0을 곱하기 때문에 김연아가 받은 71.76점은 남자부에서는 89.70점에 해당한다. 결국 프리 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받을 수 있는 점수는 175.00점이다. 175.00점은 남자 부문 프리 스케이팅 최고 기록보다 불과 0.84점 밖에 뒤지지 않는다.

쇼트 프로그램 86.95점과 프리 스케이팅 175.00점을 더하면 최종 합계는 261.95점이 되고, 이는 남자부 금메달을 차지한 에반 라이사첵(25미국)보다 4점 정도 더 많은 점수가 되고 역대 최종 합계 기록으로도 2위에 해당한다.

2위 아사다 마오를 23점 차로 따돌리고 여자 피겨 사상 첫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김연아가 받은 이번 점수는 단순히 금메달을 넘어 명실상부한 피겨 레전드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