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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D―1] 첫 발사 ‘73% 실패’ 벽을 깨라

바래미나 2009. 8. 18. 23:13

[나로호 발사 D―1] 첫 발사 ‘73% 실패’ 벽을 깨라

국민일보 | 입력 2009.08.17 19:09


이제 성공만 남았다. 하지만 자국 발사 기지에서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스페이스 클럽' 가입 10번째 국가가 되는 길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첫 발사의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17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1950년대 이래 90년대 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우주 발사체 발사는 총 4379건에 이른다. 이 중 발사 성공률은 91.1%로 집계됐다. 나로호의 핵심 기술인 1단 로켓 액체 엔진을 개발한 러시아의 경우, 같은 기간 2770건을 시도해 세계 최고인 93.5%의 성공률을 보였다.

하지만 나로호 처럼 해당국에서 첫 번째로 위성을 발사했을 때의 성공 확률은 27.2%에 불과하다. 자국 발사체로 발사를 시도한 11개국 가운데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옛 소련) 프랑스 이스라엘 등 3개국뿐이다. 우주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일본, 영국 등도 1차 발사에는 실패했다.

이처럼 자력 위성 발사가 어려운 이유는 복잡한 발사체의 구조 때문이다. 우주 발사체의 핵심은 액체 및 고체 엔진, 추력기, 동력 장치, 노즐 및 노즐 밸브, 점화 장치, 연료 및 산화제, 연소실 내부 단열 장치 등으로 구성된 '추진 시스템'이며 가장 많은 기술이 투입되는 부분이다. 항우연이 1957∼2003년 처녀비행한 우주 발사체 25건의 비행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이 추진 시스템 오류가 56%(14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행 및 유도 제어 장치 등 항공 전자공학적 문제 20%, 발사체 상·하단 및 노즈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 분리 불발 12%, 발사체 내부 구조 문제 8%, 전기적 연결 문제 4%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동 개발국인 러시아가 세계 최고의 발사체 기술을 갖고 있는 데다 그간 선진국들의 성공 및 실패 사례에 대한 연구가 많고 과학 기술 수준 역시 급격히 향상돼 그 어느 때보다 발사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내 우주 과학자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다만 나로호의 핵심인 1단 로켓 엔진이 아직 한 번도 발사된 적이 없는 신형으로 러시아가 '개발 과정에 있는 시제품'을 우리에게 제공했다는 일각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항우연 채연석 연구위원은 "나로호의 경우 2단형 발사체이기 때문에 더 복잡한 3단 발사체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지만 러시아가 1단 엔진, 한국이 상단(2단)을 각각 나눠 만들어 조립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특히 1, 2단 로켓 모두 한 번도 비행해 보지 않은 발사체여서 성공 확률을 50%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