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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결산> ⑥`단골손님' 도핑.판정논란 이번에도

바래미나 2008. 8. 25. 02:48

<올림픽 결산> ⑥`단골손님' 도핑.판정논란 이번에도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8.24 15:58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도핑 스캔들, 편파판정 논란 등 `단골' 불청객들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또 4년간 모든 것을 바쳐 준비해온 하루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던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부상이라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았던 올림피언들의 불꽃 투혼은 베이징 밤하늘을 밝힌 성화처럼 60억의 가슴속에서 타올랐다.

◇금지약물 사용 =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 중 최다인 약 4천500건의 도핑 테스트가 실시된데서 보듯 `도핑과의 전쟁'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그 와중에 몇몇 선수들은 `주홍글씨'를 새긴 채 짐을 꾸려야 했다.

대회기간 가장 이목을 끈 도핑 스캔들은 사격 남자 권총에서 은메달.동메달 각 1개씩을 딴 북한 김정수가 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베타 차단제(beta -blocker) 양성 반응으로 15일 메달을 박탈당한 사건이었다.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진종오와 나란히 시상대에 섰던 김정수였기에 우리 국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파를 전했다. 본인은 베이징에 도착한 후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들어 '구심환'이라는 한약을 받아 먹었다고 해명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양성반응자에 적용한 철퇴를 피할 수 없었다.

또 같은 날 베트남 여자 체조선수 도 티 응안 뚜옹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출전 자격을 발탁당했다.

이와 함께 육상 여자 7종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류드밀라 블론스카(우크라이나)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메달을 회수당했고, 육상 여자 1,500m에 출전 예정이던 다니엘라 요다노바(불가리아)도 6월 자국내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됨에 따라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 외에도 여자 사이클 선수 마리아 이사벨 모레노(스페인)가 근지구력 강화용 조혈호르몬제인 에리트로포이에틴(EPO)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자격을 박탈당했다.

◇판정시비 = 이번 대회 기간 가장 눈길을 끈 판정시비는 스웨덴 레슬링 선수 아라 아브라하미안이 심판 판정에 불복, 메달 받기를 거부하다 입상을 철회당한 일이었다.

아브라하미안은 14일 열린 그레코로만형 84㎏급 준결승에서 안드레아 미구치(이탈리아)에게 패한 뒤 강하게 항의했고, 동메달을 딴 뒤에도 수상을 거부했다. AP 등 일부 언론에서 국제레슬링연맹 내부의 심각한 부패가 메달거부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IOC는 이틀 뒤 이사회를 열어 페어 플레이 정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를 실격 처리하고 동메달 마저 빼앗았다.

또 16일 남자 접영 100m 결승에서 대회 8관왕 마이클 펠프스(미국)에 레이스 내내 앞서다 불과 0.01초 차로 역전 우승을 내준 밀라로드 카비치(세르비아)도 `본의 아니게' 판정시비에 휘말렸다.

경기후 세르비아 선수단이 시간측정 시스템이 잘못 작동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식 항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카비치 본인이 "비디오테이프를 다시 돌릴 필요도 없다. 나는 고글에 비친 그의 그림자를 봤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깨끗이 종료됐다. 카비치는 당당한 패자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 호주 사격대표 러셀 마크는 12일 남자 더블트랩에서 5위를 한 뒤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판이 동메달리스트인 중국의 후빈위안이 놓친 타깃 하나를 명중시킨 것으로 잘못 판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항의는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세계인의 가슴을 울린 `부상투혼' = 배드민턴 여자 복식에서 이효정과 짝을 이뤄 금메달에 도전했던 이경원은 15일 열린 중국 두징-위양 조와의 결승에서 1세트 도중 발목을 심하게 접질려 국민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압박붕대를 한 채 어금니를 악물고 뛰었지만 결국 은메달에 그친 이경원은 경기 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후배 이효정을 위로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또 헝가리 역도선수 야노스 바란야이는 13일 열린 남자 역도 77kg급 경기 인상 3차 시기에서 148kg을 들어 올리려다 팔꿈치가 탈골되는 중상을 입어 응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그의 부상 소식과 사고 장면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해지자 중국네티즌들이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중국의 전통 치료 요법으로 도와주자"라는 등 격려 메시지를 인터넷에 올리는 등 많은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역도 남자 69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역사' 이배영은 12일 경기 도중 다리에 쥐가 나 경기를 계속하기 어려웠음에도 불구, 용상 2~3차 시기에 도전하다 바벨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앞으로 쓰러졌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선수 생활을 접기로 한 그는 쓰러지면서도 바벨을 놓치 않는 투혼으로 자신의 올림픽 도전사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