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좋은 이야기-

콩나물시루

바래미나 2008. 1. 30. 16:23
      콩나물시루 추,추,추, 요강에 오줌을 누며 할머니가 치를 떨었다 잠든 콩나물시루에 몇 바가지 물을 내리고 할머니는 다시 누웠다 콩나물 무수한 대가리들이 노란 부리를 벌려 물을 받아먹었다 콩 나물의 몸을 빽빽하게 빠져나온 물이 밑 빠진 독의 구멍을 타고 흘러내렸다 방 안은 깊은 동굴이 되었다 똑,똑,똑...... 콩나물시루의 물방울 소리 식구들의 잠을 뚫고 억만 년 동안 떨어졌다 천장에서 무수한 石柱들이 내려왔다 -시집'오래전에 죽은 적이 있다' (천년의시작)중에서
      재래시장의 떠들석함이 어느듯 설 명절이 다가옴을 감지합니다 재수용품 가게마다 사람들이 늘어선 풍경 떡방앗간의 모락모락 김나는 가래떡 구수한 냄새가 지금의 설 명절 설레임보다는 기억속에 저장된 풍경들이 새록합니다 방안 한켠에 콩나물시루가 등장하는 날부터 똑똑 물소리가 듣기 좋았던던 기억 가족중에 누구나 마음내키면 물 한바가지 뿌려주는 콩나물 시루는 가족의 정으로 자라나는 식물이였지요 물주는것에 게울러지면 뿌리가 길다랗게 자라 콩나물의 이쁜 모습이 덜하지요 밤시간에도 눈뜨는 순간에 콩나물 물부터 주셨던 어머님 검은 보자기에 덮여진 콩나물시루의 예쁜모습이 신비스럽기도 하고 싹이 돋아 자라는 모습이 선합니다 수입 콩으로 기른 콩나물이 대부분인 현실에 어찌 그때의 풍경을 잊을수 있을지요 설 명절앞에 집집마다 �나물 길렀지요? 정성들여기른 콩나물 제사상차림에 올리는 정성과 사랑 맛이 일품이였습니다 삼발 막대기를 걸쳐 불려놓은 콩나물 콩을 투박한 항아리에 깨끗한 짚을 몇가닥 깔고 방한켠에 두면 얼마간은 가습기 역활도 되었고 나물귀하던 겨울날에 맛있는 먹거리였습니다 콩나물 시루가 있던 방안 풍경이 세밑에 그려집니다 마음먼저 분주해지는 세밑의 날입니다 그때보다는 덜하지만 명절의 분위기는 주부의 손에 달려지요 손님맞이 집안정리등 가족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즐거운 세밑의 시간되세요 ♬Love - 윤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