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며느리밑씻개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족중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는 그렇게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어느 고부간이나 모두그럴리야 없겠지만, 옛날 시골 어느 농촌에 정말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좋지 않은 어느 집에 배탈이 난 며느리가 뒷간으로 급히 가느라고 휴지를 준비하지 못하고 앉아서 일을 보다가 아무리 둘러봐도 뒷처리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옛날에는 종이가 귀해서 종이는 엄두도 못내고 탈곡을 하고 난 볏짚으로 새끼를 꼬던가, 아니면 가마니를 짤때 짚을 간추리면 나오는 겉껍질의 부드러운 짚으로 뒷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날은 그것 마저도 없었다.
그래서 난감한 지경에서 고민하고 있던 차에 평소에 앙숙으로 지내던 시어머니가 앞을 지나가는 기척이 들려서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시어머니께 부탁을 드렸다. 지나가다 평소 그렇게 밉상이던 며느리가 뒷간에 앉아서 시어미한테 뒷처리할 짚이라도 좀 달라는 소리를 듣고는 또 심술이 발동하여 주변을 돌아보니 짚은 없고 남새밭 울타리에 잘 올라가며 자라는 줄기와 잎자루에 침이 나 있는 이 풀을 한주먹 뜯어서 팔을 뒤간속으로 내밀었다. 며느리가 고마운 생각으로 덥썩 받고 보니 시어머니가 주는 그 풀로 뒷처리를 했다가는 밑은 절단이 날 그런 풀이었다. 그래서 이 풀의 이름을 며느리 밑씻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