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전투기’ 400대…스텔스 핫스팟 된 한반도
모의 게임선 기존 전투기 전멸시켜 /미국 + 동맹국, 6년 뒤 200대 전개
중국 ‘인해 전술’에 공동대응 나서
미, 40년 노하우 일본과 공유 시사 /동북아 차세대 전투기 경쟁 급물살
한국은 40대의 F-35A 전투기 배치를 시작한 데 이어 20대의 추가 구매를 검토 중이다. 42대의 F-35A를 도입하는 일본은 앞으로 이즈모급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직이착륙형 F-35B 42대를 포함한 105대의 추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호주도 72대 도입을 확정했고 최종적으로 100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는 중국이 자체개발한 스텔스기 J-20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생산에 들어간 J-20은 현재 산둥반도와 랴오닝성의 공군기지에 주로 배치되고 있다.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인스티튜트의 저스틴 브롱크 선임연구원은 “J-20의 성능이 F-22나 F-35에 비해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배치할 경우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100~200대의 J-20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도 수호이(Su)-57 개발이 완료되면 수십 대를 블라디보스톡 근처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400대가 넘는 스텔스기가 한반도 주변에 포진하게 되는 셈이다.
공중전은 숫자도 필요하지만 성능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국방홍보원은 “60년대까지 미그(Mig)-21을 보유한 북한 공군의 도발이 빈발했지만 69년 우리나라가 동북아 최초로 3세대 전투기인 F-4를 도입하자 완전히 멈췄다”며 “서해 5도 상공을 향해 출격했던 북한 공군기들이 팬텀(F-4의 별칭)이 요격에 나섰다는 정보를 받자마자 기수를 돌렸다가 김일성에게 크게 질책을 받았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5세대 전투기인 스텔스기는 세대 간의 격차를 더 벌렸다. 2006년 미군이 실시한 공중전 훈련에서 F-22는 144대의 F-15, F-16, F-18 전투기를 가상 격추하면서 한 번도 격추되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도 스텔스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일본은 2017년 5세대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기 위한 기술 실증기인 X-2를 만들었다. 항공 전문 사이트 애비에이션위크는 “엔진 성능과 레이더 탐지면적 축소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20조원을 들여 차세대 전투기 F3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17일 “미국이 F-35의 엔진 등 부품이나 미사일을 제어하기 위해 기체에 탑재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밀 해제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를 공개하겠다는 것은 미국이 40년 넘게 축적해온 스텔스 관련 기술을 공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일본과 신형 전투기 공동개발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7월 미국 록히드마틴은 F-22 기체에 최신기술이 들어간 F-35 항전장비를 탑재한 신형 전투기 공동개발을 일본 측에 제안한 바 있다.
한국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참여하는 한국형차세대전투기(KFX) 개발을 통해 스텔스 기술을 축적할 방침이다. KAI 관계자는 “2026년 이후로 예정된 1, 2차 양산물량(블록1, 블록2)에서는 세미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고 2030년 이후 블록3부터 본격적인 스텔스기로 개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전자전 재머 등 핵심 4개 기술의 이전을 거부해 독자개발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김창우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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