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속도계
난 얼마나 빨리 달리고 있을까
자전거에 사용되는 용품은 그 종류가 생각보다 꽤 된다. 자전거 생활을 시작한 이후 만난 수많은 용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속도계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구입한 것이 또한 속도계이다. 외국에서는 속도계를 컴퓨터(computer)라 부르는데 왠지 컴퓨터라고 부르기에는 좀 어색한 느낌도 있다. 아무튼 일반적으로 자동차나 오토바이에만 있을 줄만 알았던 속도계가 자전거에도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리고 속도계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양한 정보에 다시 한번 놀랐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궁금한 적이 있는가? 또 자신이 얼마 동안 어느 정도의 거리를 달렸는지 궁금하지 않았는가? 처음에 속도계를 달고 신기해서 정신없이 보다가 사고를 낼 뻔한 적도 있었다. 이렇듯 속도계를 장착하면 라이딩을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통해 계획적인 라이딩이나 운동이 가능하다. 아울러 소모성 부품의 교체 시기도 주행 거리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이제는 속도계 없이 라이딩을 하면 왠지 맨송맨송한 느낌까지 든다.
속도계의 원리
자전거에 장착하는 속도계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먼저 자전거 속도계를 보면 크게 세 개의 부속으로 구성된다. 속도계 본체, 센서, 자석이다. 자석은 자전거의 스포크에 달려 바퀴가 돌 때 따라 돌게 된다. 센서는 보통 자전거의 앞샥 등에 설치하며, 스포크에 장착된 자석이 한 바퀴 돌아 센서를 스쳐 지날 때 센서는 이를 감지해 속도계 본체에 한 바퀴 돌았음을 알려주게 된다. 속도계 본체에는 사용자가 본인의 자전거에 맞게 입력한 바퀴 둘레(휠 사이즈)에 대한 정보가 있어 입력된 바퀴 둘레 길이에 바퀴 수를 곱해서 진행한 거리를 계산하게 된다. 아울러 본체가 가지고 있는 시계를 이용해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어 현재 속도를 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바퀴 둘레가 206센티미터인 타이어를 장착한 자전거는 바퀴가 5초 동안 10바퀴를 돌면 ‘206cm×10바퀴=2060cm’, 즉 20.6미터를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5초 동안 이동하였으므로 ‘20.6m / 5초’로 계산해서 1초에 4.12미터를 움직이는데 이를 시속으로 계산하면 ‘14.8km/h’가 된다. 5초는 본체의 시계에서 계산하고 열 바퀴는 센서가 알려준다. 그리고 206센티미터 바퀴 둘레는 사용자가 입력하므로 거리, 속도를 모두 계산할 수 있다. 의외로 원리는 간단하다.
속도계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
그럼 속도계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어떤 것들일까? 물론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선 모든 속도계는 공통적으로 현재 속도와 주행 거리를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쓰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의 정보로는 총 주행 거리, 주행 시간, 최고 속도, 평균 속도, 현재 시간 등이다. 좀 더 고급 모델은 두 개 이상의 휠 사이즈(바퀴 둘레)를 지원하므로, 로드 바이크나 미니벨로와 같이 휠 사이즈가 다른 두 개의 자전거를 같은 속도계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케이던스(Cadence, 분당 페달의 회전 수), 심박계, GPS, 고도계 등과 같은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속도계도 있다.
속도계는 어떤 종류와 제품이 있나?
속도계는 크게 무선과 유선 제품이 있다. 센서와 본체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데, 일반적으로 유선 제품이 조금 저렴하고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무선 제품에 비해 번거로운 케이블 관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에 비해 무선 제품은 케이블이 없어 깔끔하지만 가끔 전파의 간섭 등으로 잘못된 데이터가 나오기도 한다(어느 글에서는 심지어 Max 속도가 시속 334킬로미터가 나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도 내지 못하는 속도이다). 또한 무선 제품은 센서에도 무선 출력을 위한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하고 센서 부피가 약간 크다(무선 장치가 탑재되어야 하므로). 그리고 제품에 따라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기능을 제공하는데 일반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게 큰 표시창에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제품도 있고, 작은 표시창에 스위칭을 통해 정보를 보여주는 제품도 있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것이 1만 원대부터 10만 원대까지 다양하며, GPS와 같은 고급 정보를 지원하는 제품은 가격이 높다. 아무튼 제품마다 조금씩의 가격과 특성의 차이를 보이지만, 속도계로서의 기본 정보인 속도과 주행 거리만 나온다면 손색이 없다.
속도계 선택의 조건
– 먼저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가 어떤 것인지 알 필요가 있다. 그에 따라 가격과 제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선택하자. 고장률도 적고 필요한 정보가 대부분 갖추어져 있다. 가격대도 저렴한 제품들이 많다.
– 1만 원도 안 되는 제품을 파는 곳도 많다. 하지만 고장률이 잦고, 오래 쓰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한 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
–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기능 중에 백라이트 지원이 있다. 물론 백라이트는 배터리의 수명도 단축시키지만, 밤에 굳이 속도계를 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중요한 선택 요소이다. 즉 원하는 정보를 간편한 조작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버튼이 많거나 복잡한 조작을 해야 하는 제품은 주행 중에 신경이 쓰이는 단점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자.
– 장착이 쉽고 본체와의 탈부착이 편리한 제품이 좋다.
– 표시창의 폰트가 너무 작아도 가독성이 떨어진다.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 좋다.
– 그 밖에 배터리 호환, 기본 방수 기능, 부속의 개별 구입 등이 가능한 제품으로 선택하면 된다.
속도계의 설치
일반적인 유선 속도계를 기준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우선 본체에 휠 사이즈(바퀴 둘레), 현재 날짜와 시간, 거리나 시간의 단위(km/mile, 12/24hour) 등을 입력한다. 휠 사이즈 표는 보통 제품에 동봉된 매뉴얼에 나와 있다. 본체와 속도계 마운트(bracket)는 핸들바나 스템 위에 설치한다. 센서는 앞샥(또는 앞 포크) 안쪽에 설치하고, 센서와 본체 중간의 케이블은 브레이크선에 잘 말아주거나 주위 부품에 케이블 타이 등으로 흔들리지 않게 잘 고정한다. 이때 핸들 조작이나 주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케이블을 설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센서와의 거리(약 5mm)를 생각하며, 자석은 스포크 위에 설치하되 센서를 바라보도록 한다. 이때 센서는 앞샥(또는 앞 포그)의 중간 위치가 적당하다. 앞바퀴를 들고 부드럽게 회전시켰을 때 본체의 표시창에 반응이 보이면 제대로 설치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매번 주행을 시작할 때 주행 초기화를 하는데 제품마다 방법이 조금씩 다르므로 이 부분은 잘 알아두자.
속도계는 우리가 달리는 속도를 직접 수치로 환산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왠지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속도에 대한 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다. 실제로 속도계를 달면 평상시보다 오버해서 빨리 달리는 경향이 있고, 어제보다 빠른 오늘을 위해, 그리고 오늘보다 빠른 내일을 위해 페달을 밟고 또 밟게 하는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속도에 중독된 시대에 살고 있다. 아니, 고속도 모자라 초고속을 선호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빨리, 더 빨리가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린 지금 눈에 보이는 몇 개의 숫자에 목을 맬 정도로 흥분하며 달릴 필요가 있을까? 속도계의 숫자가 높을수록 능력 있는 라이더가 되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따라서 선수의 길을 가고 있지 않다면, 그저 여유의 미학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속도계의 숫자는 그냥 참고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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