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상무력의 새로운 축… 중국 해경과 해상민병대
중국 해양 이익 관철을 위한 두 조직
중국 해상무력의 새로운 축 - 중국 해경과 해상민병대
최현호 군사커뮤니티 밀리돔 운영자/자유기고가
중국 해군은 중국의 국가 군사전략을 실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영해와 EEZ에서 주권과 경제 이익을 지키는 행정권을 행사하는 조직으로는 중국 해경이 있다. 중국 해경은 주변국과 비교하여 늦게 출범했지만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해상 무력으로 민간인으로 구성되었지만 군사훈련 받은 해상 민병대가 있다. 이들 민병대는 주변국과의 해상 분쟁에서 일차적으로 충돌하여 해안경비대 등의 개입 구실을 만들어 주고 있다. 중국 해양 주권의 수호자인 중국 해안경비대 그리고 각국의 우려를 사고 있는 해상 민병대를 소개한다.
[사진 1] 주변국을 압도하는 9천톤급 경비함 3901함
• 해상 치안조직-중국 해경
◆ 늦은 창설
과거 냉전 시대는 동서 진영 간 힘의 경쟁에 의한 해군력 경쟁이 주를 이루었지만, 냉전 이후에는 영토적, 경제적 이익이 중요해지면서 각국의 해양 이익 수호와 해상 범죄 단속 등을 위해 해양 법집행기관이 중요해지고 있다. 해양법 집행기관의 대표적인 것이 외국의 해안경비대(Coast Guard, 또는 해양경찰 Maritime Police)이다.
[사진 2] 중국 해경 엠블렘
1982년 12월 10일, 12해리 영해,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Exclusive Economic Zone 등을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이 제정되고, 1994년 11월 16일부터 발효되면서 이런 해안경비대의 중요도는 더욱 커졌다.
해안경비대의 활동은 유엔해양법협약 발효에 따른 자국 담당 해양에서의 관할권 행사, 해양 경계 미확정에 따른 분쟁, 역사적 주장에 의한 영유권 분쟁 등이 발생하면서 근해에서 원해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경찰 임무 외에 해군과의 합동작전, 수상과 항공작전 등을 위한 현대화를 추진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도 일부 국가는 준군사 조직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해안경비대를 살펴보면 조직의 유형과 조직원의 신분에 따라 연안경비대형, 경찰조직형, 군인조직형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연안경비대형의 대표적 사례는 미국의 해안경비대USCGUnited States Coast Guard와 영국 해사 연안경비청MCAThe Maritime and Coastguard Agency, 일본의 해상 보안청JCAJapan Coast Guard 등이다.
둘째 군인조직형으로 러시아의 연방보안국 국경수비부 등이다.
셋째 경찰조직형으로 아르헨티나의 해양경찰청, 한국의 해양경찰청 등이다.
세계 각국은 1994년 유엔해양법협약 발효 이전부터 통합적인 해양 법집행기관을 창설하여 운용하고 있었다. 중국은 비교적 늦은 2013년 3월에야 통합적인 국가 해양 기구를 설립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3월 제12차 전국 인민 대표 회의에서 기존의 ‘국가해양국(國家海洋局)’에 여러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국가 해양국은 국토자원부의 관리를 받으며, 해양 발전 계획의 수립, 해상 권익수호 및 법 집행, 해역 사용에 대한 감독/관리, 해양환경보호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국가해양국 산하에 그 동안 분산되었던 해양 법집행 기구를 통합한 ‘중국 해경(中国海警, China Coast Guard)’을 창설, 2013년 7월부터 운용에 들어갔다.
[사진 3] 중국 국가해양국 조직도
2013년 이전까지 중국의 해양 관리 기구는 공안부 변방관리국(公安部邊防管理局), 해관총서 밀수단속국(海關總署輯私局), 국가해양국 해양감찰총대(國家海洋局海洋監察總隊), 농업부 어정어항감독국(農業部漁政漁港監督局), 교통해사국(交通部海事局)의 5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들 기관의 임무도 해양 안보는 해군과 변방관리국, 해상치안은 변방관리국과 세관 밀수 단속국, 해양 환경보호는 해양감찰초대, 교통해사국, 어업국 환경보호총국, 해양자원보호는 해양감찰총대와 어업국으로 분산되어 있었다.
기능이 분산되고, 정보 공유 및 협력 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임무가 겹치고, 중복 투자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기관마다 담당 해역이 분산되고 효율적인 관리에 필요한 장비인 경비 함선은 숫자도 적고 노후된 상태였다.
중국 해경은 국가 해양국 소속이지만, 공안부에서 실질적으로 운용한다. 신분은 인민 무장경찰부대 소속으로 준 군인 신분이다. 평시 임무는 중국 해안선의 방어와 해상범죄수사, 밀수 감시, 밀입국 감시의 해상치안 유지를 담당한다.
조직은 본부격인 국가국 기관 내설기구国家局机关内设机构) 아래 지휘센터 역할의 국가 해양국 해경사(国家海洋局海警司), 인사 및 행정을 담당하는 국가 해양국 인사사(国家海洋局人事司), 그리고 복지와 재무 그리고 장비 보급을 담당하는 국가 해양국 재무장비사(国家海洋局财务装备司)가 있다.
편제는 크게 서해를 담당하는 북해분국(北海分局), 동중국해를 담당하는 동해분국(东海分局),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남해분국(南海分局)으로 나뉜다. 이들 각 분국의 작전 영역은 중국 해군의 북해, 동해, 남해 함대와 비슷하다. 북해분국에는 랴오닝, 톈진, 허베이, 산둥 총대(总队), 동해분국에는 장쑤, 상하이, 제장, 푸젠 총대, 그리고 남해분국에는 광둥, 하이난, 광시총대의 총 11개 총대가 있다.
[사진 4] 3개 분국과 11개 총대 배치도
중국 정부는 일본과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베트남 등 여러 국가와의 남중국해 분쟁 등에서 일방적인 해양 관할권을 주장하면서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중국 해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해경 전력을 급속도로 강화하면서 주변국의 유사 전력 증강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해경의 활동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도 신년사에서 “우리는 평화발전을 견지하면서도 영토 주권과 해양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며 강력한 영유권 수호 의지를 밝히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경은 장거리 항해가 가능한 대형 함정 건조와 함께 해군에서 퇴역한 함정을 경비함으로 개조하면서 빠르게 함정 숫자를 늘리고 현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함정의 무장을 강화하고, 헬기를 탑재하는 등 함정 자체 능력도 키우면서 준군사조직으로서의 모습도 키워 나가고 있다.
◆ 공격적인 경비함 확충
중국 해경은 2013년 출범 이후 함정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해경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대부분 추정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중국 해경은 총인원 1만 6천여 명 수준이며, 함정은 164척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2010년 이전까지 중국 해경은 배수량 1,500톤 이상 중형 경비함 19척, 3,500톤 이상 대형 경비함이 8척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1,000톤 이상 함정이 82척, 2015년에는 111척으로 크게 늘었다. 이 밖에 1,000톤 이하 함정도 100척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중국 해경은 2015년에는 36척의 함정을 신규 도입했고, 2017년 중반까지 4,000톤급 함정 18척을 보유하는 등 원양 작전 능력을 키우면서 세력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5년과 2017년에는 세계 최대 해경 함정인 2091과 3901함을 취역시켰다. 2091과 3901함은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번호 부여기준에 의하면 9천톤급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만재배수량이 12,000~15,000톤 정도다. 이 함정들은 일본 해안경비대의 기준 배수량 6,500톤급(만재 7,100톤급) PLH 31 시키시마(しきしま)급보다 크다.
이 함정들이 배치되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의 더욱 공격적인 활동이 예상된다. 중국 매체에 의하면, 함정의 최고 속도는 25노트, 무장은 76mm 함포 1문, 기관포 2문이며, 헬기 착륙장과 격납고를 가지고 있다.
[사진 5] 2015년 4월 진수된 중국 해경의 신형 3천톤급 경비함
중국 해경은 다양한 신형 함정을 건조하고 있지만, 최근 함정 대량 도입에는 중국 해군 퇴역함정 도입도 큰 역할을 했다. 2012년부터 해군에서 인계받은 함정은 배수량 1,500톤의 056급 초계함, 2,200톤의 053H2G 호위함과 배수량 4,000톤의 054A 호위함 등이다.
[사진 6] 054A급 호위함 기반 중국 해안경비대 경비함
해군에서 넘겨받은 구형 함정 개조 외에도 해군 함정을 기반으로 한 신형 경비함도 건조되고 있다. 818급은 054A급 호위함을 기반으로 설계된 함정으로, 길이와 배수량은 비슷하지만, 더 넓은 헬기 갑판을 가지고 있다. 718급은 056급 초계함이 기반이지만, 길이 100m, 폭 16.5m로 약간 크다.
최근 중무장한 중국 해경 함정들이 늘고 있다. 아직 많은 함정이 자체 방어용 기관총과 물대포로 장착하고 있지만, 점차 함포를 갖춘 함정들이 늘어나고 있다. 12,000톤급 경비함, 818급과 718급 등 H/PJ26 76mm 함포를 장착한 함정들이 늘고 있으며, 630식이나 730식 30mm 기관포를 장착하는 함정들도 늘고 있다.
중국 해경은 네 자리 함번과 함께 다섯 자리 함번을 혼용하고 있다. 네자리 함번을 가진 경우, 첫번째 숫자는 소속 분국을 의미하는데 1번은 북해분국, 2번은 동해분국, 3번은 남해분국을 뜻한다. 두 번째 숫자는 배수량의 천톤 단위이며, 세번째와 네번째 자리는 배속된 순서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2303함이라면 동해분국 소속, 배수량은 3천톤, 세번째 함선이라는 뜻이다.
다섯 자리 함번의 경우 앞 두 자리는 총대를 의미하며, 12 텐진, 13 허베이, 21 랴오닝, 31 상하이, 32 장쑤, 33 제장, 35 푸젠, 37 산둥, 44 광둥, 45 광시, 46 하이난을 뜻한다. 세 번째 숫자는 톤수로 500톤 이하는 0으로 표시한다. 나머지 두 자리는 일련번호를 뜻한다. 다섯 자리 함번의 대표적인 경우는 053H2G 호위함을 개조한 31239함, Type 818의 46301함, Type 718의 46111함 등이 있다.
[사진 7] 76mm 함포로 무장한 Type 818 46301함과 Type 718 46111함
공격적인 함정 도입과 달리 항공기는 도입 속도가 느린 편이다. 소속도 중국 해경이 아닌 국가 해양국 소속으로 기체에 ‘중국해감(中國海監)’이라고 적혀 있다. 보유한 항공기는 AW109를 복제한 CA109, Z-9 등의 회전익기와 Y-12와 MA-60 고정익기를 보유하고 있다. 항속거리 1,600km인 MA-60 터보프롭 여객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MA-60 MPA는 2017년 5월, 장거리 초계임무를 위해 도입되었으며, 감시용 광학장비와 레이더 등을 장착하고 있다. MA-60 MPA는 추가 연료탱크를 장착하여 항속거리가 2,450km에 이른다.
[사진 8] 국가해양국 소속 MA-60MPA
중국 해경의 적극적인 함정 확보 외에도 공세적인 자세도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해경이 자국 EEZ 경계 밖을 항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17년 7월 17일에는 중국 해경 함정 두 척이 일본 혼슈 북쪽의 아오모리현 인근 헤나시사키() 앞 영해에 출현했다. 이후 8월 10일에는 남부 가고시마 인근 영해를 침범하는 등 자국 주장 EEZ와 겹치는 지역이 아닌 상관없는 주변국의 다른 해역에 등장하면서 긴장을 높이고 있다.
• 비공식적 해상 무력–해상 민병대
최근 중국과 관련된 해상 충돌에서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가 ‘해상 민병대Maritime Militia’다. 해상 민병대란 일반 어민과 상선 승조원이지만 군사 훈련을 받거나 군사적인 지휘통제의 지시를 받은 사람들이며, 필요할 경우 어선 등에 승선하여 군사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 정부는 1980년대 중반부터 ‘해상 민병대’를 정부 정책 수행의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해상 민병대는 중국군의 지시를 받아 해상 시위 참가, 물자 운반 지원, 외국 어선 추방 등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 소속 과학조사선 항로 방해, 석유탐사를 둘러싼 베트남과의 해상대치, 스카보로우 환초 주변에서 반 필리핀 해상 시위 등이 해상 민병대에 의해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 9] 군복차림에 소총을 든 하이난성 싼사시 해상민병대
일본 해상보안청은 2016년 8월 센카쿠 열도 해역에 진입한 어선들도 중국 해상 민병대로 추정하고 있다.
해상 민병대가 탑승하는 선박들은 일반적으로 중국판 GPS인 ‘베이두Beidou’ 위성항법 시스템, 레이더, 무전기 등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들 장비를 통해 인근의 중국 해군이나 중국 해경 함정들과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1월,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도 중국의 해상 민병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적이 있다. 사령관은 해상 민병대가 잘 조직되어 있으며, 시진핑 주석이 해상 민병대를 시찰했고, 그들의 노력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관계자들은 정부와의 관계를 계속 부인하고 있으며, 민병대에 대해서 어부들이 햇빛을 피하기 위해서 위장복을 입은 것이라고 변명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접한 제장, 푸저우, 광동, 하이난 지역 어민들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하이난 성이 해상 민병대의 주요 기지가 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6년 5월 24일, 하이난성 동부의 ‘탄먼(潭門)’이 민병대 기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지적한 시진핑 주석의 민병대 시찰은 2013년 4월에 이루어졌는데, 시 주석이 2013년 3월 국가 주석에 오른지 한달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해상 민병대 참가 선박들에게 각종 지원금, 유류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상으로 중국 해군에 이은 또 다른 공식적 무력 조직인 중국 해경, 비공식적 해상 무력인 해상 민병대를 소개했다. 중국 정부는 공격적인 해양 이익 관철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해상 민병대가 타국 어민들이나 해안 경비대와 충돌할 경우 자국 어민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중국 해경 또는 중국 해군을 출동시켜 무력 행사를 정당화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남중국해에서 두드러지고 있지만, 일본과 분쟁중인 센카쿠 열도가 있는 동중국해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제주도 남방 이어도 인근과 서해에서 EEZ 획정 협상 문제로 인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런 전략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관련 부처들은 중국의 중국 해경과 해상 민병대를 동원한 해양 이익 관철 전략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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