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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X의 Musk와 Amazon의 Bezos의 가시 돋친(?) 설전

바래미나 2016. 2. 10. 23:48

SpaceX의 Musk와 Amazon의 Bezos의 가시 돋친(?) 설전 
 
로켓 재사용을 통해 인공위성이나 우주선 발사비용의 대폭 절감을 위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1월 17일 SpaceX사 Falcon 9로켓으로 유럽과 NASA가 공동 개발한 해양관측위성 Jason-3를 성공적으로 궤도 진입 시켰다. 그런데 사람들로부터 더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조그마한 바지선에 위성 발사에 사용했던 Falcon-9의 1단 로켓을 성공적으로 착륙시키는 것이었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항공기 엔진처럼 제작비가 많이 드는 1단 로켓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발사비용을 크게 낮출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결과적으로 착륙 지점에는 정확하게 내렸는데 로켓이 서있도록 지탱해주는 세 개의 다리 중 하나가 제대로 잠기지 않아 균형이 허물어 지면서 넘어져 폭발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지상 잠금 장치에 얼음이 얼어 붙어 생긴 일이었다. 거의 완전한 성공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이유로 실패했다. 아마 이러한 시도는 조만간 분명히 성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SpaceX사의 Falcone 9 1단 로켓의 임무 수행 후 착륙 장면  


 
이제까진 우주 물체를 궤도에 올려주고 남은 로켓본체를 대부분 바다(미국, 유럽, 일본 등)나 땅(러시아, 중국)에 버렸다. 회수해서 다시 사용하는 데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었다.


스페이스 셔틀이 그 좋은 예이다. 회수되어 재사용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들었다.(자료에 따라 좀 다르지만 한번 발사에 2조원 가까운 비용)  총 5대의 셔틀이 제작되어 1991년 Columbia호의 비행을 시작으로 20년간 사용하다가 2011년 Endeavour호의 마지막 비행 이후 노후화된 셔틀 기체를 은퇴시키면서 셔틀 프로그램 자체가 폐기되어 버렸었다. 그 바람에 유인 달 탐사까지 가능케 했던 영광스런 로켓강국이었던 미국은 이제 62년 2월 머큐리-아틀라스 로켓으로 John Glenn을 궤도에 올린 이후 처음으로 달은 커녕 지구궤도에 조차도 사람을 올릴 발사체가 없는, 로켓 기술이 후퇴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과학은 한번 발전하면 대체로 후퇴하진 않지만, 기술은 꾸준히 유지 발전하지 않으면 후퇴내지는 사라져 버려 되살리는데 다시금 많은 용과 노력이 들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켜주고 있다. 이런 사실이 바로 과학과 기술의 특성상 차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알기 쉬운 예로 바로 수백 년 전의 고려 청자기술이 현대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에도 되살리데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에 와서야 되살렸던 것과 유사한 사례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의 NASA는 정치 논리에 끌려 다니면서 매년 20조원의 예산을 쓰면서도 뾰족한 발사체 개발 하나 못하고 있어 왔다.


그러나 미국에는 그들의 최고 강점인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었다. IT기술로 엄청난 돈을 번 기업가들은 하나 없이 우주기술 개발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기 시작한다.


 
 
 
비행했던 Space Shuttle. Challenger와 Columbia는 사고로 파손되고 나머지 세대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Space Shuttle의 발사 비용 요약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 우주벤처 선두주자들은 현재의 항공기처럼 여러 번 이착륙하면서 승객과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발사체가 개발되어야 우주궤도로의 화물운송, 우주관광여행 등, 앞으로의 우주사업에서 이윤 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다. 선두주자는 Elon Musk의 SpaceX이었다. 완전히 수직으로 이륙해서 수직으로 착륙하는(VTVL, Vertical Takeoff and Vertical Landing) Grasshopper라는 실험용 로켓을 통해 2012년 말경에 성공적인 이착륙을 달성했었고 2013에는 최종적으로 750m까지 올라 갔다가 무사히 착륙시키기도 했다. 이런 기술적 성공을 토대로 실제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성능을 가진 falcon 9의 1단 로켓을 이용한 VTVL시험에 들어 갔다. 2013년 9월에는 위성 발사에 사용한 부스터를 대기권에 극초음속으로 재진입 시키면서도 태우지 않는 시험에 성공한다. 그 이후 7번 더 시험을 수행해 기술적 신뢰성을 높이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번의 시험 수행으로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Blue Origin사의 New Shepard가 VTVL에 성공해 버린 것이다. 지난해 11월 24일 New Shepard 로켓이 최고 속도 마하 3.72로 고도 100km에 도달한 후 사람이 타지 않은 승무원 모듈을 분리한 후 낙하산의 도움을 받아 내려오다가 엔진을 재 점화해서 사뿐히 발사 지점으로 내린 것이다.


Amazon 회장 Jeff Bezos가 개인적으로 펀딩한 우주로켓이 성공적으로 VTVL을 이룬 것이어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Bezos에게 돌아 가게 되었다.  Bezos가 무척 자랑스럽게 세계최초의 로켓 착륙이라고 인터뷰한 뉴스가 언론의 큰 관심을 끌면서 세계적인 화제거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자 전세계적으로 팔로워를 330여만명을 거느린 SNS계의 왕자  Musk는 트윗를 통해 일단 축하는 하면서도 Bezos의 성공은 SpaceX가 시도하고 있는 궤도 진입용 로켓의 재활용과는 레벨이 다르다는 취지의 사족을 달았다. 이에 Bezos는 즉시 응수하기를 "크기에 차이는 있더라도 로켓이 수직으로 원하는 지점에 내리는 기술은 유사하고, 따라서 더 큰 로켓으로 더 높이 올라가서 내려오는 것도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성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러자 Musk는 다시 한번 트윗을 통해 "준 궤도를 올라가는 데는 마하 3의 속도면 가능하지만 정지궤도에 올라 가는 데는 마하 30의 속도가 필요하고 필요한 최대에너지 차이는 100배에 이른다" 라면서 차이를 재강조했다.


 
Blue Origin사의 New Shepard VTVL기동 중 착륙 장면


 
그리고는 좀 늦었지만(한달 정도) 지난해 12월 마침내 SpaceX사도 11개의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리면서 분리된 1단 로켓을 사뿐히 발사대 근처로 내리는 데 마침내 성공하게 된다. SNS를 별로 즐기지 않는 Bezos인데도 Musk의 성공에 반응하면서 "Welcome to the Club"이라고 트윗을 날렸다. 의역하자면 "로켓의 수직 착륙(VTVL)은 우리가 처음이고 재사용 로켓 클럽 창설자다, Falcon 9로켓의 VTVL 성공은 두 번째로 우리 클럽에 들어 온 것을 환영한다" 쯤 될 것이다.


 
 
Falcon 9의 1단 로켓 착륙 기동 그래프


그런데, 1월 22일에 Bezos의 New Shepard가 다시 한번 사뿐히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60일 전에 성공적으로 이 착륙했던 바로 그 로켓으로 100Km쯤 올라간 후 재 착륙 한 것이다. 그야말로 로켓 엔진의 재사용의 성공으로 로켓 재사용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 준 것이다.


사실 Musk의 주장대로 정지궤도에 위성을 올릴 수 있는 발사 무게가 540톤이나 되는 Falcon 9과 같은 대형 로켓과, 대기권이 끝나는 지점이라 우주의 시작점이라고 보는, 고도 100Km 일명 "von Karman Line" 정도 올라 간 후에 낙하하는 50톤이 채 안 되는 소형로켓인 New Shepard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특히 New Shepard는 수직으로의 이륙 그리고 같은 자리로의 착륙을 주된 목표로 하는 연습용 로켓이었고 SpaceX의 Falcon 9 로켓은 몇 천억 원에 달하는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살 떨리는 주요 미션을 달성 하면서 수행한 부가적인 작동으로 전쟁으로 치면 과히 실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Musk 말대로 Falcon 9은 훨씬 높이 올라 갔고 또한 훨씬 빨리 비행했었다.


그러나, Musk의 트윗 내용에도 좀 과장이 들어 있다. 사실 제자리로 돌아 온 것은 Falcon 9의 1단 로켓으로 200Km정도 올라 간 후 분리 되어 되돌아 온 것으로 마하 30의 속도를 경험했던 로켓은 아니다. Bezos가 강조한대로 Flacon 9의 1단로켓(Bezos는 이를 부스터로 지칭했다.)도 위 그림의 착륙기동 그래프처럼  준궤도 비행을 한데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아직은 Musk가 훨씬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지켜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두 사람의 경쟁이 점점 재미있어 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궤도 진입용 로켓을 재사용하는 것이 경제성을 크게 높여 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행기의 착륙, 재 이륙처럼 빠른 시간 내에 간단한 점검으로 재 이륙이 가능해져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본다.


아마 von Karman line까지의 우주관광시에는 단분리 등의 복잡한 과정이 필요 없어 충분히 경제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지만!


그러나 미국의 우주관계자들 대부분은 이들 IT 거부들의 우주경쟁을 아주 즐거운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 둘만이 아니라 미국 항공우주계의 전설적인 엔지니어, Bert Rutan도 항공기 형태로 설계한 준궤도 비행기인 Scaled Composites 사의 SpaceShip one과 Two를 이용해 이미 여러 번 준궤도 비행을 성공시킨 바 있으니 민간 우주기술 경쟁은 앞으로 삼파전 사파전 이상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보여 더욱 흥미진진해 질 것 같다.
 
 




Virgin Galactic사의 SpaceShipTwo 비행 장면
 


우리나라도 현재 2조원의 비용을 들여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나로호가 한국형발사체 개발 기술을 배우기 위한 시도이었기에 여기에 쓰인 비용 1조원(개발팀 인건비, 발사장 건설비 등을 더해)을 합치면 대략 3조원을 들여 우리의 자체 로켓을 개발하고 있는 셈이다. 엄청난 금액의 귀중한 국민 세금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 사업이니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발 성공시켜 미래의 먹거리가 될 우주산업에 경쟁자로 커나가야 하겠다. 특히 궁극적으로 인류의 에너지 문제는 지구궤도에서의 에너지 획득만이 유일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보는데 이의 성패를 쥔 저렴한 발사비용 경쟁은 수조달러의 미래 에너지 시장 주도권 확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미국의 우주 벤처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완전 장악하기 전에 우리의 로켓이 개발되어서 대한민국의 세계 상업발사 진입을 꼭 이루어야 한다. 수조달러의 에너지 시장 진입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