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이면서 친숙한 세계의 국물 요리 KBS 이효용 입력 2015.12.11 10:13
<앵커 멘트>
우리나라 음식엔 국물 요리가 많죠. 국, 찌개, 탕도 있고요.
그런데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다양한 국물요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이효용 기자가 세계의 독특한 국물요리들 소개해 준다고 합니다.
<기자 멘트>
우리나라 사람들만 국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언뜻 비슷한 듯 하면서도 색다른 재료나 맛에 깜짝 놀라게 되는 국물 요리들이 많은데요.
토마토소스와 플레인 요거트가 들어가는 상큼한 맛의 우크라이나 해장국 '보르쉬'도 있고요,
멕시코에선 우리나라 육개장과 비슷한 '포솔레'를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세계의 독특한 국물 요리들,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국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
코끝이 시리도록 추울 때 그들은 어떤 국물 요리를 떠올릴까요?
<인터뷰> 에스더 버겐(캐나다) : “우리나라에서는 쇠고기 수프, 닭고기 수프, 감자 수프 등을 즐겨 먹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인터뷰> 알하마다 아흐마드(사우디아라비아) :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국물 요리가 있어요. 가장 유명한 국물 요리로 버섯 국물 요리가 있고 채소 국물 요리, 고기 국물 요리 등 다양해요.”
따끈한 국물 요리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도 풍부한데요.
<인터뷰> 전형주(장안대 식품영양과 교수) : “식재료를 물에 넣고 끓이기 때문에 수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아미노산이 빠져나오게 되는데 국물을 섭취하게 되면 영양소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하게 됩니다.”
제일 먼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릴 만큼 고산 지대에 있는 티베트로 가볼게요.
유목민들이 티베트의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먹는다는 국물 요리는 무엇일까요.
서울의 한 티베트 전통 식당에 새로운 맛을 경험하기 위해 온 한국인과 현지인들이 북적이는데요.
<인터뷰> 김지은(경기도 부천시) : “티베트에 안 가봤는데 티베트 음식을 먹어보고 싶어서 왔어요.”
<인터뷰> 툽뗀(티베트) : “저는 티베트 사람인데요. 고향 음식을 먹으러 왔어요.”
티베트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에서 겨울이면 유난히 인기를 끈다는 이 국물 요리는 이름이 ‘툭빠’라고 합니다.
어떤 요리일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주방으로 갔는데요.
<인터뷰> 다와 파상 라마(티베트 음식점 운영) : “‘툭빠(Thukpa)’는 티베트의 칼국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반 가정집에서 저녁 메뉴로 많이 먹어요.”
티베트에서 공수해 온 각종 향신료를 기본으로 우리나라에서 자란 신선한 제철 채소들을 사용해 그날그날 필요한 육수를 만듭니다.
카레 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만든 반죽으로 면을 뽑아내고요.
채소를 볶다 면과 육수를 넣고 끓여주면 되는데요.
담백하고 구수한 티베트 전통 국물 요리, ‘툭빠’가 완성됐습니다.
채소 육수를 활용해 같은 듯 다른, 또 하나의 국물 요리도 만들 수 있는데요.
반죽을 면으로 뽑지 않고 손으로 뚝뚝 떼어내고 전분을 넣어 걸쭉하게 끓여 낸 ‘뗀툭’도 티베트에선 유명합니다.
<인터뷰> 다와 파상 라마(티베트 음식점 운영) : “(기본적으로) 채소만 들어가고요. 거기에 닭고기나 양고기, 쇠고기를 넣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소박한 식재료로 만들지만 추운 겨울을 거뜬하게 날 수 있게 해 준다는 ‘뗀툭’과 ‘툭빠’. 어떤 맛일까요?
<인터뷰> 임준형(서울시 강동구) : “맛은 수제비 같고요. 국물이 정말 진하고 고소한 것 같아요.”
<녹취> “고향 맛이랑 똑같아요! 좋아요!”
이번엔 아시아를 지나 유럽의 우크라이나로 향해볼게요.
한국인 남편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 한국에서 12년째 생활 중인 이리나 주부가 자세히 알려준다는데요.
<인터뷰> 스트룩 이리나(우크라이나) : “우크라이나에서는 겨울에 따뜻한 국물 요리를 많이 해 먹어요. 특별한 전통 요리로 ‘보르쉬(Borscht)’가 있습니다.”
동유럽 여러 나라에서 먹는 요리로, 재료나 조리법이 약간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고기와 비트는 꼭 들어간다고 합니다.
먼저 고기를 삶은 육수에 감자와 양배추를 넣어 익혀주고요.
그 사이에 팬에서 양파와 당근을 볶다 마지막으로 비트를 넣어 붉은 색깔을 더해줍니다.
이렇게 익한 채소를 토마토소스로 간 한 후 육수에 넣어 한소끔 더 끓입니다.
현지에서는 여기에 사워크림이나 플레인 요거트를 꼭 곁들이는데요.
상큼한 맛 때문에 해장이 필요할 때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인터뷰> 전형주(장안대 식품영양과 교수) : “비트에 함유된 안토시아닌과 베타인 성분은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일으키는 활성 산소를 제거해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대표 국물 요리! 한 가지 더 있는데요.
<인터뷰> 스트룩 이리나(우크라이나) : “한국의 만두와 매우 비슷해요. 여기에 다진 고기도 들어가고 양파, 당근도 넣는데 한 가지 다른 것은 우크라이나에서는 밥도 넣어요.”
냄비에 속을 꽉~ 채운 파프리카를 넣어 준비하고요.
각종 채소와 후추, 토마토소스, 물을 넣고 끓인 국물을 파프리카 위에 뿌려 주세요.
이제 냄비에 보글보글 끓이기만 하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페레츠 파르시로반니’가 완성됩니다.
만두 전골 같기도 하죠?
<녹취> “우리 외할머니가 해 주던 맛이랑 완전히 똑같아요!”
<녹취> “진짜 맛있어요!”
이번엔 태평양 건너 멕시코로 갑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어떤 국물 요리를 좋아할까요?
<인터뷰> 박연경(세계 식문화 연구가) : “멕시코에도 우리나라 육개장과 흡사한 국물 요리가 있습니다. 멕시코의 겨울을 대표하는 음식인 ‘포솔레(Pozole)’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멕시코의 주식이 옥수수이니 만큼, 국물 요리에도 옥수수가 빠질 수 없겠죠.
<인터뷰> 박연경(세계 식문화 연구가) : “‘호미니(Hominy)’라는 왕 옥수수를 넣어야 하는데요. 지금 이 옥수수가 국내에는 없기 때문에 ‘칙피’라고 불리는 병아리콩을 넣었습니다.”
양파를 볶다 후추 등 향신료와 칠리 가루를 뿌려 매콤한 맛을 더해주고요.
육수에 쓰인 닭고기는 미리 건져내 뼈와 살을 분리하고 살은 잘게 찢어 식혀두세요.
육수에다가 볶은 채소와 찢어둔 닭고기, 미리 익힌 옥수수를 넣고 한 번 더 끓여주면 되는데요.
뜨끈한 국물 위에 아삭한 식감의 양상추까지 더하면 멕시코 국물 요리 ‘포솔레’ 완성!
마지막으로 브라질의 국물 요리 ‘무께까’도 소개할게요.
관광객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무께까’는 해산물이 많이 나는 브라질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국물 요리인데요.
주재료인 큼직한 새우와 각종 해산물, 채소를 기름에 볶습니다.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맛을 내는 코코넛 밀크를 물 대신 넣는 것이 특징이고요.
마지막엔 바나나를 넣는 것이 ‘무께까’ 맛의 핵심입니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갓 지은 따끈한 밥과 함께 즐기면 됩니다.
고소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라는 ‘무께까’까지 만나봤습니다.
처음 맛본 멕시코와 브라질의 국물 요리, 소감 한 번 들어볼까요?
<인터뷰> 이란희(경기도 성남시) : “개운하고 해장하는 느낌이에요.”
<인터뷰> 고낭현(경기도 성남시) : “이국적이지만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고 국물이 시원하고 정말 맛있어요.”
꽁꽁 언 몸을 스르르 녹여줄 세계 곳곳의 국물 요리들! 한번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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