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굽어 보는 옥연정사 국보 징비록의 산실
'앞으로는 호수의 풍광을 지녔고, 뒤로는 높다란 언덕에 기대었으며, 오른쪽에는 붉은 벼랑이 치솟고,
왼쪽으로는 흰모래가 띠를 두른 듯 했다. 남쪽으로 바라보면, 뭇 봉우리들이 들쑥날쑥 섞여서서 마치
두손을 맞잡고, 읍하는 형상이 한 폭의그림이요. 어촌 두 어집이, 나무숲 사이 강물에 어리어 아른거린다.'
<서애의 옥연서당기 중에서>
풍천면 하회리를 껴안고 돌아 가는 강물이 격하게 방향을 틀면서, 수직으로 깎아 내린 87m의 부용대 절벽에 기대어
낙동강 푸른 물길과 그림 같은 물돌이 마을을 굽어 보는 옥연정사(玉淵精舍) , 옥연정사는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 선생이 거처하던 가옥으로 대가족의 살림과 사당이 있는 종택(宗宅)과는 다른 서애선생만의 학문과
만남을 위한 독립 공간이다. 대문에 안채, 사랑채, 별당까지 갖출 것은 다 갖췄으나 대 재상을 지낸 권세가의 가옥
답지 않게 이 지역 민가의 기본인 도투마리(베를 짜기 위해 실을 감아놓는 기구)형으로 소박하게 지었다.
류성용 선생은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공직자의 사명감, 이상보다 현실을 택한 정치•외교가이며 현실타개를 위해
구체적 대안과 비전을 제시한 경세가(經世家)였다. 임진왜란 때에는 성곽 수축•화기제작을 비롯하여 군비확충에도
힘을 기우렸을 뿐만 아니라 특히 권율과 이순신을 선조에게 천거하여 망국 직전의 조선을 구하였다. 1597년 무고로
관작을 삭탈 당한 후 1600년 관작을 회복 후, 다시 벼슬을 하지 않고 이 옥연정사에서 저술활동을 하면서 은거했다.
옥련정사의 정문격인 간죽문(위), 간죽문 앞 언덕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 나룻터와 하회마을(아래)
옥연정사 안마당에 서 있는 소나무(수령 455년)는 류성용 선생이 63세때에 산에서 옮겨 심은 수십그루 중의 하나이다.
3년뒤에 선생은 돌아 가셨지만 450여년 후에 이 옥연정사를 찾는 우리에게 그는 행동으로서 가르침을 말하고 있다.
세심재(洗心齋) '옥연서당'이란 편액이 걸려 있는 서당채의 이름이 세심재(洗心齋)이다. '여기에 마음을 두어
만에 하나라도 이루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는 주역계사편 중 의혹종사어사 이서기만일이(意或從事於斯 以庶幾萬
一爾)에서 따온것이라고 한다. 마루는 감록헌(瞰綠軒)이라 하는데 왕희지의 '우러러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아래론 푸른
물 구비 바라보네'라는 시어에서 따온 것이다. 감록헌을 가운데로 좌우에 방 1칸이 있으며 서애선생께서 서당으로 썼다.
원락재(遠樂齋) 논어(論語)의 '이른바 먼 곳으로부터 벗이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有朋이 自遠方來
하니 不亦樂乎)라는 뜻에서 따온 것이다. 2칸 마루 애오헌은 도연명의 시에 '吾亦愛吾廬(오역애오려), 나 또한 내
오두막집을 사랑하노라'고 한 시어에서 따 온 것이다. 서애선생께서 이 방에 기거를 하며 징비록을 서술하였다.
국보 제132호인 징비록 옥연정사 원락재는 서애(西厓) 선생께서 임진왜란의 전후사정을 기록한 징비록
(국보132호)을 쓰셨던 역사의현장이다. 임진왜란 때 영의정으로서 도체찰사를 겸임하였던 서애(西厓)는 임진
왜란 때의 상황을 여기 옥연정사에서 기록해 간다. 임진란의 쓰라린 체험을 거울삼아 다시는 그러한 수난을
겪지 않도록 후세를 경계한다는 민족적 숙원에서 책명을「징비록(懲毖錄)이라 하였다.
원락재앞 댓돌위의 고무신과 짚신
별당
부용대 옥연정사에서 벼랑길을 따라 절벽을 오르면 87m의 절벽위에 부용대가 나온다. 이 부용대에 서면 까마득한
발 아래로 낙동이 흐르고 강건편의 하회마을이 한 눈에 들어 온다. <'09. 5월에 하회마을 쪽에서 찍은 사진>
부용대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하회마을 파노라마
玉淵精舍(옥연정사)에서 고택체험(숙박)을 운영. 임진란의 인물 서애 류성룡이 거처하며 징비록을
저술했던 420여년의 역사가 서린 한옥에서 하룻밤 유하는 것은 어떨까요? 비록 화려하거나 웅장하진 않지만
절벽과 나무와 강, 바람 등 자연과 잘 어우러진 소박하고 고즈넉한 한옥의 미를 그대로 느낄 수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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