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도난당한 고려 佛經 한국에 있다"
10여년 전에 종결된 사안… 日, 이제와서 재수사 요구
조선일보 | 이하원 기자 | 입력 2011.05.09 03:03 | 수정 2011.05.09 13:02 |
일본 이 조선왕실의궤 등 1205권의 한국 도서를 반환키로 하면서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 도난당한 고려시대의 중요 문화재가 한국으로 밀반입됐다며 이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일 도서협정 비준안이 일본 중의원을 통과한 후, 외무성 고위 관계자가 주일 한국대사관에 "한국으로 밀반입된 일본의 중요 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다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일본 외무성은 자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쓰모토 다케아키 (松本剛明) 일본 외상도 지난달 22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일본 외무성이 재조사를 요청한 것은 나가사키현의 안코쿠지(安??寺)가 소유했던 고려판 대반야바라밀다경(高麗版大般若波羅蜜多經)과 효고현의 가쿠린지(鶴林寺)가 보관했던 아미타 삼존도 불화다.
일본은 1995년 한국에서 국보 284호로 지정한 '초조본(初雕本) 대반야바라밀다경(권 제162·170 ·463)'이 1년 전에 도난당한 고려판 대반야바라밀다경과 유사하다며 우리 정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문화재청 의 김창준 문화재보존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보 284호가 일본 안코쿠지에서 도난된 불교 경전과 동일품이라는 일본측 주장은 1990년대에 입증할 만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조사하지 않고 종결된 사안"이라고 했다. 안코쿠지본은 종이를 접어 책으로 묶은 접철본(摺綴本)인 데 반해 국보 284호는 두루마리 형태의 권자본(卷子本)이며, 안코쿠지본은 발원문이 없는데 국보 284호에는 마지막에 발원문이 있다는 것이다.
국보 284호는 현재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초조대장경본은 1990년대 대구의 유물 수집상 조모씨에 의해 처음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국보로 지정된 이후에 친분이 있는 인사동 고미술상을 통해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아미타 삼존도 불화는 한국인 김 모씨 등이 2002년 7월 이를 훔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검찰 조사 결과, 이 불화는 김씨 등이 일본에서 훔쳐온 직후 중개상에게 넘겨졌으며 여러 단계를 거쳐 개인사업가에게 팔렸다. 이어 대구의 한 암자에 기증됐다고 알려졌으나 암자측은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실물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조선왕실의궤 등을 돌려주기로 하면서 자국 사찰이 보관하다가 사라진 고려시대 문화재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한 것은 '일본의 문화재'가 한국 내에 불법적으로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제 식민시대에 한국에 남겨진 고(古)서적 등에 대한 반환을 요청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식민시대에 일본이 강탈해 갔던 조선왕실의궤 등을 반환하는 문제와 1994년 안코쿠지, 2002년 가쿠린지에서 분실한 문화재는 별개의 문제"라며 "조선왕실의궤의 반환은 양국 정상의 합의로 결정됐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이 사안과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네스코에서 정한 '문화재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은 불법적으로 들어온 문화재는 국가 차원에서 반환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이 거래에 의한 사적인 소유권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어서, 일본측이 반환을 요구하려면 현재 소유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해 반환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일본에서 재조사 요청한 고려시대 문화재 =고려시대 초조대장경은 종이와 인쇄기술 등 고려의 문화적 역량이 총집결된 문화재다. 고려시대 현종이 거란의 침입을 불교의 힘으로 막으려는 뜻에서 만들었다. 초조대장경 경판은 1232년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고, 이를 찍어낸 판본만 남아 있다. 국보 284호를 비롯해 국내에는 250여 권이 있고, 일본에 약 2500여 권이 남아 있다.
14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아미타 불화는 한국 문화예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려 불화의 하나로, 워낙 희귀해 존재만으로도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 고려 불화는 현재 160여점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 일본 사찰 등에 흩어져 있다. 국내에는 '리움' 등이 보관 중인 10여 점밖에 없다.
↑ [조선일보]국보 284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일본 외무성이 재조사를 요청한 것은 나가사키현의 안코쿠지(安??寺)가 소유했던 고려판 대반야바라밀다경(高麗版大般若波羅蜜多經)과 효고현의 가쿠린지(鶴林寺)가 보관했던 아미타 삼존도 불화다.
일본은 1995년 한국에서 국보 284호로 지정한 '초조본(初雕本) 대반야바라밀다경(권 제162·170 ·463)'이 1년 전에 도난당한 고려판 대반야바라밀다경과 유사하다며 우리 정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문화재청 의 김창준 문화재보존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보 284호가 일본 안코쿠지에서 도난된 불교 경전과 동일품이라는 일본측 주장은 1990년대에 입증할 만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조사하지 않고 종결된 사안"이라고 했다. 안코쿠지본은 종이를 접어 책으로 묶은 접철본(摺綴本)인 데 반해 국보 284호는 두루마리 형태의 권자본(卷子本)이며, 안코쿠지본은 발원문이 없는데 국보 284호에는 마지막에 발원문이 있다는 것이다.
국보 284호는 현재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초조대장경본은 1990년대 대구의 유물 수집상 조모씨에 의해 처음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국보로 지정된 이후에 친분이 있는 인사동 고미술상을 통해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아미타 삼존도 불화는 한국인 김 모씨 등이 2002년 7월 이를 훔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알려졌다. 당시 검찰 조사 결과, 이 불화는 김씨 등이 일본에서 훔쳐온 직후 중개상에게 넘겨졌으며 여러 단계를 거쳐 개인사업가에게 팔렸다. 이어 대구의 한 암자에 기증됐다고 알려졌으나 암자측은 "잃어버렸다"고 주장해 실물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조선왕실의궤 등을 돌려주기로 하면서 자국 사찰이 보관하다가 사라진 고려시대 문화재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한 것은 '일본의 문화재'가 한국 내에 불법적으로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제 식민시대에 한국에 남겨진 고(古)서적 등에 대한 반환을 요청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식민시대에 일본이 강탈해 갔던 조선왕실의궤 등을 반환하는 문제와 1994년 안코쿠지, 2002년 가쿠린지에서 분실한 문화재는 별개의 문제"라며 "조선왕실의궤의 반환은 양국 정상의 합의로 결정됐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이 사안과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네스코에서 정한 '문화재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은 불법적으로 들어온 문화재는 국가 차원에서 반환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이 거래에 의한 사적인 소유권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어서, 일본측이 반환을 요구하려면 현재 소유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해 반환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일본에서 재조사 요청한 고려시대 문화재 =고려시대 초조대장경은 종이와 인쇄기술 등 고려의 문화적 역량이 총집결된 문화재다. 고려시대 현종이 거란의 침입을 불교의 힘으로 막으려는 뜻에서 만들었다. 초조대장경 경판은 1232년 몽골의 침입으로 불타고, 이를 찍어낸 판본만 남아 있다. 국보 284호를 비롯해 국내에는 250여 권이 있고, 일본에 약 2500여 권이 남아 있다.
14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아미타 불화는 한국 문화예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고려 불화의 하나로, 워낙 희귀해 존재만으로도 국보급의 가치가 있다. 고려 불화는 현재 160여점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 일본 사찰 등에 흩어져 있다. 국내에는 '리움' 등이 보관 중인 10여 점밖에 없다.
'그룹명 > 도자기,유물,보물,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金冠 및 裝飾品 國寶 (0) | 2016.03.25 |
---|---|
천연기념물 1호-329호까지|┃...보물국보사적...┃ (0) | 2011.07.13 |
[종합] 홍도(붉은 토기) (0) | 2009.07.16 |
[목기] 나무로 깍은 관우상 (0) | 2009.07.16 |
[백제시대] 개배 (0) | 2009.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