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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Western(Once Upon A Time In The West)OST/Ennio Morricone|─

바래미나 2011. 5. 4. 00:57

 

[영화음악] Western(Once Upon A Time In The West)OST/Ennio Morricone

 

 

 


"나는 피아노 앞에서는 작곡을 하지 않는다.

그런 일들은 아마추어 들이나 하는 짓이고,

나는 항상 책상 앞에 앉아 영화 음악을 만든다.

그리고 많은 영화 음악들을 촬영 전에 미리 만들어 감독에게 들려준다."

지금까지 무려 500편이상의 영화음악을 만들어오면서

이젠 누가 뭐래도 현대 영화음악의 최고의 작곡가로 손꼽히는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 1928, 이태리 로마)
가 한말이다.

(정보 출처: 다큐멘터리 DVD 인 ‘Music Behind The Scenes’ 에서)

한편으로는 오만하고 또 교만하게 느껴지는 인터뷰 내용이다.

악기 앞에서 작곡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아마추어’ 라고 내다 몰다니......

그러나 궤변 같기도 한 이 말이

그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천재 작곡가인가를

대변 하는 듯도 하다.



이 영화도 그는 사전에 메인 테마(Main Theme)곡을 비롯한

여러 주제곡들을 미리 만들었고

또 테잎으로 제작을 한 이후,

촬영 장소에다 사전에 제공을 하였다고 하는데

끌라우디아 까르디나레(이하 CC로 표현)가

역에 도착하는 초반부 장면에서부터

크레센도(크리셴도,Crescendo)로 진행이 되면서

마치 바그너의 오페라 아리아 같은 느낌을 준 이 음악에 맞춰,

대부분의 촬영이 이루어 졌다고 하니

어쩌면 몇 십년 후에 유행을 시작 한 뮤직 비디오 촬영의 효시라고도

말 할 수 있을까?

(아래 음악 + 동영상)



CC 의 인터뷰에서도 바로 이런 완벽한 음악들이 있었기에

더욱 쉽게 등장 인물의 연기에 몰입 할 수 있었다고

회고를 하였다.

가 편집된 필름을 보면서 연주를 하여 사운드 트랙을 녹음하는

전형적인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던 모리꼬네 스타일의 혁신적인 발상이었는데,

동창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렇게 그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였다.


* 오페라 아리아와도 같은 메인 테마(Main Theme)곡: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에 가사를 붙여서 노래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모리꼬네가 오래전에 말한 적이 있었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분주히 세계 각지에서 펼치는

모리꼬네의 시네마 콘서트에서는 예외가 된 듯하다.

많은 그의 콘서트에서 이미 단골 레퍼토리의 하나가 된

이 영화의 메인 테마(Main Theme)곡은

포르투갈 출신의 화두(Fado)가수,

둘체 폰테스(Dulce Pontes. 1969)

‘유어 러브(Your Love)’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를 한 이래,

내한 공연에도 동반을 한 수잔나 리가치(Susanna Rigacci)같은

소프라노의 환상적인 음색을 통해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자주 듣다보니 모르겠지만,

1960년대라는 시기에 서부 영화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이런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은 너무나도 획기적이었는데,

곱디 고운 멜로디에다가 아름다운 여성 보컬리스트의 스캣 코러스를

마치 주 악기처럼 사용하면서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 한

오페라 아리아 분위기의 이 메인 테마(Main Theme)곡이야말로

너무나도 환상적인 주제곡이 아닐 수 없다.


* 둘체 폰테스(Dulce Pontes)‘유어 러브(Your Love)’




친구끼리 도와가면서 두 사람이 모두 같은 분야에서

성공하기는 대체적으로 힘들다지만,

레오네와 모리꼬네는 특이하게도 서로 윈 윈(Win - Win)을 하였다.

1928년에 로마에서 태어난 엔니오 모리꼬네는 개혁적 성향이 강한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1929-1989)감독과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서로 우정을 쌓아 왔고,

1964년에 그가 부탁한

‘황야의 무법자(Per un Pugno di Dollari/For a Fistfull of Dollars)‘

영화음악을 만들기 전까지 몇 편의 영화에 아르바이트처럼

손을 대기는 하였으나 거의 무명의 작곡가였다.

(정통 클래식 음악가로서 영화음악을 만드는 게 부끄러워

가명을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개혁적이던 이 두 사람이 힘을 합치니 결과는 오늘날 어떻게 되었는가?

[그의 아들인 안드리아(Andrea Morricone)도 현재 영화음악 작곡가로 활동 중인데

그 유명한 신 시네마 천국(Nuovo Cinema Paradiso. 1989)

사랑의 테마(Love Theme)곡을 아버지 대신 직접 작곡 하는 등

아버지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많은 영화에 관여 하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엔니오 모리꼬네는

1964년의 ‘황야의 무법자’로부터 시작이 된

혁명적이던 ‘영화음악의 개혁' 시도를 거의 마무리하여 가는 듯 하였다.

(1972년작 인 ‘석양의 갱들/ Fistful Of Dynamite’에서는

”숑 숑“ 이라는 특이한 스캣 기법 등으로

서부영화 음악의 최고작을 만들기도 한다.)

끌로드 를루슈(Claude Lelouch. 1937. 빠리)감독과 함께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 1966)‘를 통해

대성공을 거둔 후랑시스 레이(Francis Lay. 1932. 니스)가

그들의 두 번째 합작 히트 작품인

‘파리의 정사(Vivre Pour Vivre. 1967)‘에서 이미 시도한바가 있었지만,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 별로 테마(Theme)곡을 각각 만드는 방식을

모리꼬네도 이 작품에서 응용하게 된다.

오페라 아리아와도 같은 메인 테마(Main Theme)곡이

여주인공인 질 맥베인(Jill Mcbain / CC, 1938, 튜니지아)의

테마(Theme)곡
이라고 한다면,

하모니카 맨 (Harmonica Man/Charles Bronson, 1921-2003, 미국)이

등장 할 때마다 들려오며 스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던

'하모니카 맨의 테마(Theme)곡'.

(황야의 허공 속에 날리는 듯한 하모니카의 솔로가 약간 과장이 되긴 하였지만

그러나 무척이나 강하게 다가온다. 솔로 연주는 Franco De Gemini. 아래 동영상)

그리고, 구금(Jew's Harp)이라는 특이한 (소)악기로 분위기를 코믹하게 연출한

'샤이앤(Cheyenne)의 테마(Theme)곡'.

레오네의 서부영화를 ‘Horse Opera’라고 평한 자도 있었지만,

공교롭게도 오페라의 아리아와도 같은 이런 음악들이 있었기에

더욱 그럴듯한 비유가 되었다.


* '하모니카 맨의 테마(Theme)곡' :




“영화를 구성하는 40%는 사운드이다”라고

말한 레오네 감독의 평소의 철학과도 같이

그의 영화 대부분이 그런 면이 있지만

이 영화 에서도 의도적으로 관객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환경) 소음 등을 과장스럽게 크게 들려주는데,

삐그덕 거리며 돌아가는 개량 형 풍차의 소리(무려 13분간)를 비롯하여

파리가 날아다니는 소리, 기차역의 텔레그래프 소리와 마루 바닥 소리 등의

‘사운드 연출’ 로 극중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 시키려 한 점도 큰 특징이다.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에서의 전화벨 소리도 같은 맥락이지만,

음악도 없이 이런 사운드만으로 무려 10여분 간이나 지루하게 진행되는

오프닝 크레디츠가 매우 특이한데,

이는 전부 모리꼬네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위의 사진+ 아래 동영상 참조)



‘무법자 삼부작 시리즈’에서도 많이 보여주었지만,

레오네 영화의 장기의 하나인 ‘와이드 앵글 샷(Long Wide-Angled Shot)’ 과

‘극도의 클로즈업(Tight Close-Up)’ 촬영 방식을

이 영화에선 더욱 많이 사용되었다.

(큰 화면에 거의 눈만 잡은 CC의 그 큰 왕 눈은 정말 볼만하다.)

레오네는 어려서부터 헨리 폰다를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해서,

그의 성공작인 ‘황야의 무법자(1964)‘

주인공으로 기용하려 했었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지만,

드디어 이 작품에서 소원을 풀었다.

(물론 하모니카 맨으로 출연한 찰스 브론슨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한편, 그동안의 출연작에서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성인군자형의

이미지 때문에 전혀 악역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이 헨리 폰다를 과감하게 악당 두목으로 출연시켰는데,

그동안 그렇게 착하게만 보였던 그 헨리 폰다 의 얼굴이



이 영화에서는 (레오네의 주문이 걸렸는지)

묘하게도 ‘왕 악당’ 답게 보이는 것도 참 희한한 일이고 보면

역시 감독의 역량을 무시할 순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촬영 내내 푸른색 콘택트렌즈를 끼고 고생을 무척 많이 하였다고 한다.)



여하튼 1964년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기용한

저 예산 의 ‘무법자 삼부작 시리즈‘(일명, 달러 시리즈)로

이미 성공한 감독이 된 레오네 는 이 영화의 제작을 계기로 하여

‘변방의 싸구려 영화감독’ 이란 이미지에서 드디어 벗어나기 시작한다.

스페인의 오지에서만 촬영을 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스페인의 Almerio 와 로마의 Cinecitta 스튜디오를 비롯하여

그가 예전부터 존경하던 서부 영화의 대가, 존 포드(John Ford)의

혼이 서려있는 진짜 서부[모뉴멘트 밸리(Monument Valley),

유타 주/ 존 포드가 8편의 서부영화를 만든 곳]에서

4개월 간 촬영을 하였고,

또 미국 메이저 영화사들도 이 영화를 계기로

그에게 본격적인 (계약과) 투자를 하기 시작 하였던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에는 오늘 날 거물 감독으로 성장을 한

베르나르도 베르토루치(Bernardo Bertolucci. 1940, 이태리)

참여를 하였는데

역시 두 천재의 합쳐진 힘이 이 서부영화의 질을 한층 업 그레이드시킨 듯 하였고

빌딩 숲을 배경으로 하면서 오늘날, 다시 리메이크를 한다 해도

전혀 시대에 뒤질 것 같지 않은 그 줄거리 역시도

매우 독특하고 탄탄한데,

우선 서부영화에 이렇게 여자주인공이 중심인물로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혁명적이기도 하지만(베르토루치의 아이디어),

또 거기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끔찍이도 아낀다는 땅(투기?)이

재미있게도 기본적인 주제이기도 하다.

영화는 초반부터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궁금증을 관객들에게 유발 시키는데.....

1) 하모니카 맨은 왜 그토록 악당 두목, 후랭크를 추적할까?(답은 끝 장면에)

2) 악당 두목, 후랭크는 왜 선량한 맥베인 일가족을 몰살 했을까?

3) 예쁘디 예쁜 여자 주인공, 질은 왜 이렇게 거친 서부에 나타났을까?




황량한 벌판의 플랙 스톤 간이역에 긴 드레스 차림으로 도착한

질 맥베인(Jill Mcbain / CC, 1938, 튜니지아 )(위의 사진),

바로 이 영화의 중심인물인 그녀 앞에 지금부터 아래의 다섯 사나이가 등장을 한다.


(1) 브렛 맥베인 (Bret Mcbain /Frank Wolff, 1928-1971, 미국 SF):

선견지명이 있어서 서부로 연장되고 있는 철도가 지나갈만한 사막 한가운데,

스윗 워터(Sweet Water)라는 곳의 요지의 땅을 사두고,

그곳에 역과 뉴 타운을 건설하는 것이

아일랜드에서 이민을 온 이 사나이의 꿈이다.

6년 전에 상처를 하고 세 자녀와 함께 살다가 드디어 새 장가를 들기로 하고,

1개월 전에 결혼식을 올렸던 새 부인 질(CC) 을 이곳으로 부르지만,

그녀가 도착하기도 전에 악당 두목, 후랭크의 총에 일가족이 그만 몰살된다.


(2) 후랭크 (Frank /Henry Fonda, 1905-1982, 미국 네브라스카):



철도회사의 사주를 받아 철도연장 공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맥베인을 처치하고

증거 조작을 통해 마치 샤이엔일당이 한 짓으로 꾸미나,

왠지 처음부터 하모니카 맨 의 끈질긴 추적을 받는다.

그러나 그가 누구이고 왜 그런지도 모르는 야망의 악당 두목이다.


(3) 하모니카 맨 (Harmonica Man/Charles Bronson, 1921-2003, 미국):




첫 장면으로 나오는 간이 역에서 후랭크 의 부하 셋을

단숨에 처치하는 이름도 없는 미스테리 한 사나이로 출연한다.

등장할 때 마다 직접 목에 건 하모니카를 부는 이자의 목적은 단 하나뿐,

그의 형의 원수를 갚는 일이다.

이 영화에서는 혼자서 '좋은 놈(The Good)‘역할을 한

남성 제1주인공이다.


(4) 샤이옌 (Cheyenne /Jason Robards, 1922-2000, 미국 시카고):




거금 5,000불의 현상금이 걸린 악당 두목 이지만

적의 적은 동지라고 하모니카 맨 과 협조하는 사이를 유지하며

자기에게 살인 혐의를 씌운 후랭크 일당 과 대적을 한다.


(5) 몰튼 (Morton /Gabriele Ferzetti, 1925, 이태리 로마):

자기가 놓은 철도로 태평양의 파도 소리를 듣는 것이 꿈인 그는

악당 후랭크를 동원하여 불법으로 걸림돌들을 제거 하였으나,

결국 이 플랙 스톤 에서 죽는 순간에 그 파도소리를 환청으로 듣게 된다.


* 몰튼이 죽는 장면:


싸늘하게 이미 식어버린 새 신랑의 시체를 안장한 질(CC)은

오기가 나서 그냥 이곳에 눌러 않기로 한다.

곱상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강인한 여성으로 차츰 변해 가는 그녀.

그러나 위의 사진같이 매력적인 자기 몸을 탐하는 악당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와중에서 그녀의 과거도 들어 나는데,

“강간 하려면 얼마든지 부하들까지 데리고 와서 다들 해봐,

뜨거운 물에 목욕 한번 하면 다 없어질 자국인데

까짓것, 죽기 까지야 하겠어?“


바로 그녀는 대도시 뉴 올리언스 의 화류계에 있던 여인으로서

어쩌다 맥베인을 만나게 되면서, 한 달 전에 결혼을 하여

이곳에서 새 인생의 출발을 하려 했던 것이다.

(이는 분명 어떤 메시지가 있는 베르나르도 베르토루치의 시나리오이다)

몸이 무기인 그녀는 이후 악당 후랭크와도 동침을 하면서

(이 영화에서 제일 납득을 할 수 없는 부분),

생명을 부지하나 결국은 하모니카 맨에게 마음이 끌리게 된다.



헨리 폰다(1905-1982)가 그의 수많은 평생 출연작가운데에서도

가장 아꼈다는 이 작품은

레오네가 이전에 만든 무법자 시리즈와는 확실히 구별이 된다.

(영화 와 음악 모두 한 단계씩 격상)

그동안 그의 작품을 싸구려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폄하해오던 평론가들도

이 작품만은 서부 영화의 명작으로 인정을 하였으니

역시 성공한 후에 레오네 가 받는 대접은 다른가 보다.

프랑스, 빠리에서의 48개월간의 장기 상영 등,

이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1960년대를 마감한 운 좋은 레오네는 1970년대 들어오자마자

곧 바로 그의 생애 최고작이라고 호평을 받은

‘원스 어펀 어 타임 인 어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준비하기 시작 하였다.


(그래서 이 작품은 결국 11년간의 꿈의 프로젝트-시작의 한 과정이 되었다.

아래 사진의 가운데가 세르지오 레오네)




해설:김제건의 영화음악이야기들 중에서



* 예고 편 과 관련 동영상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