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만이 할 수 있는 '조지 거쉰 협주곡'
엑스포츠뉴스 | 입력 2010.02.25 17:52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프로그램 초반에 배치되어 있는 '폭풍 점프'와 프로그램 요소를 가득 메운 다양한 안무, 여기에 점프 직전에 들어있는 현란한 스텝. 이 모든 것은 김연아(20, 고려대)의 롱 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의 요소들이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역사상 가장 높은 난이도로 이루어져 있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김연아가 26일 도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오직 김연아만이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협주곡'은 지금까지 주로 남자 선수들이 연기했던 곡이었다.
은은함과 장중함이 묻어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연아가 예전에 연기했던 '종달새의 비상'과 '세헤라자데'처럼 사람의 청각을 자극하는 하이라이트는 없어서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연기하는 스케이터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김연아 개인도 처음에는 이 곡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평생 코치'인 어머니 박미희 씨는 이 프로그램이 최고라고 평가했었다.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기술도 어렵지만, 곡 전체를 살려낼 수 있는 표현력이 더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화려함 대신 간결함이 돋보이는 특징 때문에 빈 공간의 여백을 살릴 스케이팅 실력도 필요하다.
고성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 이사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는 주로 남자 선수들이 많이 연기해왔다. 잘못하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위험성도 갖고 있지만 김연아는 스피드와 뛰어난 스케이팅으로 이러한 부분을 장점으로 승화했다. 김연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빈틈이 없다. 은은한 피아노 선율로 음악이 시작되면 김연아는 긴 활주를 한 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를 구사한다. 또한, 그 다음 과제인 트리플 플립을 시도한 뒤,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 + 더블 토룹 + 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몰아치는 '폭풍 점프'가 끝나고 나면, 플라잉 싯 스핀에 이은 스파이럴이 이어진다.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점프의 점수가 높아지고 후반부로 들어가게 된다. 현란한 스텝 뒤에 이어지는 트리플 살코가 끝나고 나면 단독 트리플 러츠가 이어진다.
직선 스텝에 이은 더블 악셀과 두 번의 스핀을 끝으로 '거쉰의 무도회'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구성은 점프 직전에 스텝이 가미돼 있고 강약을 조절하는 안무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거쉰의 협주곡'은 가산점을 많이 받는 김연아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이다. 김연아는 지난해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인 '에릭 봉파르'에서 133.95점을 기록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PCS(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는 66.40점을 받았고 트리플 플립을 뛰지 못했지만 엄청난 가산점으로 이 실수를 단번에 만회했다.
김연아가 트리플 플립을 놓치며 5점을 잃어버렸지만 이 실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거쉰의 협주곡' 시스템의 성과가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다.
현재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에게 4.7점 차이로 앞서있다. 아사다 마오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프리스케이팅 기술요소의 성공률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너무 부진했던 쇼트프로그램에 비해 롱 프로그램의 점수가 높았을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사다 마오가 올 시즌 들어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점이고 점프의 성공률이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아사다의 롱프로그램인 '종'은 '거쉰의 협주곡'만큼, 속이 꽉찬 작품은 아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는 2번의 트리플 악셀 시도를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나머지 요소도 실수 없이 마쳐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4.7점의 점수차는 결코 적은 점수 차이가 아니다. 김연아는 점프 실수를 대비해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마련해 두고 있다. 특히, 거쉰의 협주곡에서 나오는 가산점과 PCS 점수는 그 누구도 갖지 못한 김연아만의 무기이기도 하다.
또한, 김연아는 현재 최고의 점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장에서 김연아의 점프를 지켜본 고성희 심판 이사는 "원체 좋았던 연아의 점프가 이번 올림픽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높이와 스케일이 지난 대회보다 한층 더 좋아졌다. 3+3 콤비네이션 점프는 가산점 3점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26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김연아는 최종 승자를 위한 결전이기도 하지만, 올 시즌 이루지 못했던 '프리스케이팅 클린'을 이룰 기회이기도 하다. 언제나 프로그램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김연아는 최고의 난이도를 지닌 조지 거쉰의 협주곡에 도전할 예정이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김연아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피겨의 진정성'을 펼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진 = 김연아 (C) IB 스포츠제공,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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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역사상 가장 높은 난이도로 이루어져 있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김연아가 26일 도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오직 김연아만이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협주곡'은 지금까지 주로 남자 선수들이 연기했던 곡이었다.
은은함과 장중함이 묻어 있는 이 프로그램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연아가 예전에 연기했던 '종달새의 비상'과 '세헤라자데'처럼 사람의 청각을 자극하는 하이라이트는 없어서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연기하는 스케이터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기술도 어렵지만, 곡 전체를 살려낼 수 있는 표현력이 더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화려함 대신 간결함이 돋보이는 특징 때문에 빈 공간의 여백을 살릴 스케이팅 실력도 필요하다.
고성희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 이사는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는 주로 남자 선수들이 많이 연기해왔다. 잘못하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위험성도 갖고 있지만 김연아는 스피드와 뛰어난 스케이팅으로 이러한 부분을 장점으로 승화했다. 김연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빈틈이 없다. 은은한 피아노 선율로 음악이 시작되면 김연아는 긴 활주를 한 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를 구사한다. 또한, 그 다음 과제인 트리플 플립을 시도한 뒤,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 + 더블 토룹 + 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몰아치는 '폭풍 점프'가 끝나고 나면, 플라잉 싯 스핀에 이은 스파이럴이 이어진다.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점프의 점수가 높아지고 후반부로 들어가게 된다. 현란한 스텝 뒤에 이어지는 트리플 살코가 끝나고 나면 단독 트리플 러츠가 이어진다.
직선 스텝에 이은 더블 악셀과 두 번의 스핀을 끝으로 '거쉰의 무도회'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구성은 점프 직전에 스텝이 가미돼 있고 강약을 조절하는 안무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거쉰의 협주곡'은 가산점을 많이 받는 김연아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이다. 김연아는 지난해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인 '에릭 봉파르'에서 133.95점을 기록해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PCS(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는 66.40점을 받았고 트리플 플립을 뛰지 못했지만 엄청난 가산점으로 이 실수를 단번에 만회했다.
현재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에게 4.7점 차이로 앞서있다. 아사다 마오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프리스케이팅 기술요소의 성공률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너무 부진했던 쇼트프로그램에 비해 롱 프로그램의 점수가 높았을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사다 마오가 올 시즌 들어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점이고 점프의 성공률이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아사다의 롱프로그램인 '종'은 '거쉰의 협주곡'만큼, 속이 꽉찬 작품은 아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는 2번의 트리플 악셀 시도를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나머지 요소도 실수 없이 마쳐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4.7점의 점수차는 결코 적은 점수 차이가 아니다. 김연아는 점프 실수를 대비해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마련해 두고 있다. 특히, 거쉰의 협주곡에서 나오는 가산점과 PCS 점수는 그 누구도 갖지 못한 김연아만의 무기이기도 하다.
또한, 김연아는 현재 최고의 점프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장에서 김연아의 점프를 지켜본 고성희 심판 이사는 "원체 좋았던 연아의 점프가 이번 올림픽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높이와 스케일이 지난 대회보다 한층 더 좋아졌다. 3+3 콤비네이션 점프는 가산점 3점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26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김연아는 최종 승자를 위한 결전이기도 하지만, 올 시즌 이루지 못했던 '프리스케이팅 클린'을 이룰 기회이기도 하다. 언제나 프로그램 완성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김연아는 최고의 난이도를 지닌 조지 거쉰의 협주곡에 도전할 예정이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김연아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피겨의 진정성'을 펼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진 = 김연아 (C) IB 스포츠제공,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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