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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 돌샘/이길옥 시인님)

바래미나 2010. 1. 31. 01:12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 돌샘/이길옥 시인님)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 시 : 돌샘/이길옥 -
    가슴에 깨지지 않는 독 하나 들여놓고
    아무도 모르게
    기쁘고 즐거울 때
    외롭고 허전할 때
    쓸쓸할 때
    슬프고 서러울 때
    아니
    그냥 아무 때나
    가슴 저며 솟은 눈물을 가두었다.
    넘치면
    감당 못할 일이라
    진국만 걸러 넣었는데도
    목까지 차올라
    더는 견디기 어려워
    갑갑하고 속 터지는 울화로 차올라
    철철 넘치고 있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비가 오는 날
    누가 볼 새라
    고양이 발로 뒤뜰 나무 밑으로 나가
    등 돌리고
    넘치는 독을 와락 쏟아
    후련한 가슴을 쓸어내렸다.
    번개가 하늘을 가르고
    천둥이 속 시원하게 트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