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킴이/1999년 보증채무, ‘묻지 마’ 상환하라니…

1999년 보증채무, ‘묻지 마’ 상환하라니…

우격다짐 빚 독촉장에 서민피해 우려…보증채무 갱신여부 채권기관이 서면 통보해야

채권 금융기관이 난데없이 보낸 빚 독촉장 때문에 서민들이 불안한 삶을 보내고 있다. 특히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채무상환을 독촉할 경우, 금융관련 지식이 적은 서민들이 피해를 볼 우려가 크다.

2000년에 해지된 보증채무 ‘묻지 마’ 변제요구

얼마 전 민주노동당 민생지킴이(경제민주화운동본부)를 찾아온 이상규(가명) 씨는 황당한 경험을 말했다. 지난해 12월 갑자기 A신용정보라는 곳에서 “보증채무가 있으니 빚을 갚으라”는 독촉장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씨는 1999년 지인 박모씨가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섰지만 1년 뒤 보증인 해제신청을 했기 때문에 갑작스런 빚 독촉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신용정보사는 “새마을금고로부터 박씨의 채권을 넘겨받았으니 자신들에게 보증채무를 갚으라”고 했다(신용정보사는 빚 독촉만 하기 때문에 채권은 새마을금고나 다른 채권기관이 가지고 있다).

A사가 2007년 12월27일 이씨에게 보낸 ‘채권수임 통지 및 보증채무 변제최고서’(한마디로 빚 독촉장)에는 ‘특별관리대상 건’이란 붉은 글씨가 인쇄되어 있었고, 보증채무 액수는 무려 1600여만이었다. 게다가 상환 만기일은 우편물이 도착한 지 사흘 뒤인 30일까지였다.

이씨는 A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은 보증인이 아니고 박씨의 대출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사는 이씨가 최초의 연대보증인이라며 보증채무를 무조건 갚으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오랫동안 은행에 근무한 아내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이씨의 부인이 A사에 다시 전화를 걸어 주채무자(박씨)와 연대보증인(이씨)이 적혀있는 대출서류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A사는 “대출서류가 없다”는 황당한 얘기를 하면서 30일까지 무조건 빚을 갚으라고 했다(서류가 없다면 이씨의 보증내역을 어떻게 알까?).

이씨 부부는 A신용정보의 태도가 너무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민생지킴이는 이씨의 신용정보를 조회하도록 했고, 그 결과 이씨는 연대보증을 선 기록이 없었다.

결국 A신용정보는 있지도 않은 빚을 강씨의 남편에게 청구한 것이다(게다가 상사채권의 소멸기간 5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채권은 소멸된 상태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주채무자인 박씨가 개인파산을 신청하고 면책결정(빚 탕감)을 받자, 채권기관은 연대보증인에서 제외된 이씨에게 채무 상환을 요구한 것이다.

 

 

[[ 각종 편법 독촉장들. 빨간색 문서나 “강제집행 착수예정 통보서” 등의 문구로 채무자의 공포감을 조장한다. ]]

일부 채권사, 채무액 부풀리기 의혹

일부 채권기관이 채무금액에 대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채 보증채무자에게 빚 변제를 요구한다는 의혹도 있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방모씨는 2002년 2월 지인이 빌린 저축은행의 채무 800만원에 보증을 섰다.

5년 뒤인 2007년 9월과 10월에 방씨는 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2002년의 보증채무를 갚으라”는 독촉장을 받았다. 원금은 약 270만원이고 이자는 약 240만원이었다. 기막힌 사실은 방씨가 저축은행을 직접 찾아가 ‘특수채권 원장’을 조회한 결과, 이자액이 100만원 정도로 독촉장의 금액보다 140만원이나 줄어 있었다는 점이다.

한번 연대보증을 서더라도 끝까지 보증인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은 연대보증기간이 만료될 경우 채권기관이 연대보증을 선 개인에게 서면으로 통지해 연대보증계약의 갱신여부를 통지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씨처럼 보증기간이 지난 경우 내용증명 등으로 채권금융기관에게 연대보증인 해제요청을 할 경우(내용증명은 증거자료를 남기기 위함) 보증채무로부터 벗어 날 수 있다. <끝>

※민생지킴이(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고리대 피해자와 과중채무자를 위한 ‘나 홀로 빚 탈출’ 상담과 개인파산 신청지원활동, 관련법률 개정운동 등 피해구제 및 제도개선운동을 진행 중입니다. 02-2139-7853~4, 홈페이지 http://minsaeng.kdlp.org ‘상담실’란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민생지킴이는 2008년 2월말 민주노동당을 탈당해 진보신당 민생경제본부로 새롭게 출발했으며, 시민단체인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상담전화 02-867-8020)도 운영 중입니다.

※진보신당 민생경제본부 상담전화는 02-6004-2032, 인터넷 상담은 진보신당 홈페이지 http://www.newjinbo.org 로 오셔서 ‘민생상담실’(우측 상단)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인터넷 다음카페 ‘세입자 권리찾기 모임’( http://cafe.daum.net/naezipp )에서도 임대차 관련 정보제공과 상담을 진행 중입니다.  

2008년 1월28일(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민생지킴이 

(현재 진보신당 민생경제본부 민생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