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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엽서

바래미나 2007. 12. 10. 00:19
                                                          12월의 엽서
          12월의 엽서 / 이해인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 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하루해가 어제처럼 떴습니다 세월은 묵묵히 말이 없는데 사람들은 정해년 마지막 달이라고 아쉬워하며 새달의 설계에, 연이어질 년말의 들뜬 분위기 연출에 여념없어 보여요 세상 사람들이 정하고 규칙해놓은 틀속으로 너도나도 불평없이 순종하며 철따라 찾아오는 온도변화에 민감하며 세월따라 삶의 방식이 많이 변했다지만 계절에 맞게 전해오는 풍습에 어우러져 깊은 겨울맛속으로 빠져듭니다 이 한달이 기억속으로 사라질때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질 나이한살 더, 사람들이 정해놓았기에 불평없이 한살씩 나눠가집니다 숨쉬고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하게 .. 나눠가진 나이만큼 잘 살았던가 지난해를 돌아보며 해마다 이맘때쯤 만감이 교차합니다 모진 풍파없이 그럭저럭 잘 살아온 지난해에게 고마워하며 내년에도 올해만 같기를 그것마져도 욕심같아서 더 불쌍한 이에게 미안해하는 우리네 삶들이면 좋겠습니다 거창한 소원 이뤄달라고 둥근해에게 빌었던 지나온 시간들은 해가 거듭할수록 소박한 소원으로 바꿔지는 내 자신을 보았습니다 작은것이라도 실천하며 가능성 높은 바램들을 꿈꾸며 이루었을때 환희의 참맛을 경험할수있는 계획들로 너무 들뜨지않게 차분하고 평온한 12월되십시오 ♬ When You And I Were Young (매기의 추억) / Jean Redp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