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들

책읽는 소녀와 모네 - 르느와르(Renoir, 프랑스, 1841-1919)

바래미나 2007. 8. 13. 03:05
                                      책읽는 소녀와 모네 - 르느와르(Renoir, 프랑스, 1841-1919)

  

   소한 추위가 여러 날째요, 오늘도 역시 많이 차가웠지요. 이웃지기님들과 방문자님들 모두 고뿔 들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새해 들어 맞은 새로운 첫 주를 보냈습니다. 돌이켜볼 때, 알찬 한 주였는지요? 저는 새로 시작되는 일들과 준비로 괜히 정신없었던 한 주였습니다. 별 다른 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르느와르 서명

    매년 세우는 계획인데도 년말이 되면 늘 아쉽고 안타까운 것 가운데 하나인 이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쉬운 일인데도 결과는 늘 못내 모자라고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피에르 오귀스트 르느와르(Pierre-Auguste Renoir, 프랑스, 1841-1919) 그림을 통하여 그 계획과 마음을 새롭게 다져보려고 합니다. "소녀의 초상화"란 그림을 통하여 이 앞에서도 감상하였는데, 나부(裸婦)와 소녀들을 풍만하고 매력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었던 르느와르의 아래 그림들은 "Olga's Gallery"와 "The Art Renewal Center"를 참고한 것이며, 그의 소개와 약력은 "브리태니커사전"과 "Auguste Renoir Gallery", 그리고 "towooart"의 내용을 참고, 번역, 정리한 것입니다.

 

   

               르느와르의 자화상(Self-Portrait, 1910,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위 르느와르의 초상은 제가 좋아하는 자화상 그림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며, 인상화 화가의 농익은 붓질을 느낄 수 있어서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였던 그의 초기 작품들은 반짝이는 색채와 빛으로 가득 차 있는 현실생활의 단편을 그린 전형적인 인상파 그림이었습니다. 그러나 1880년대 중엽부터는 인상파와 결별하고 초상화와 인물, 특히 오늘 소개하는 그림과 같은 여인 그림에서 보면, 좀더 엄격하고 형식적인 기법을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르느와르(Pierre-Auguste Renoir, 1841 ~ 1919)는 1841년 2월 25일, 프랑스의 리모주(Limoges)에서 양복 장인이었던 집안에서 출생하였습니다. 7명의 자식을 거느린 아버지는 그의 나이 4세 때인 1845년경 가족을 데리고 파리로 이주했습니다.

 

   르느와르는 어릴 적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였으며 부모는 아들의 재능을 일찍 알아차리고 13세 때 도자기 공장에 보내어 훈련을 시켰습니다. 이 곳에서 그는 접시에 담긴 꽃다발을 그리는 법과 부채, 그리고 교회에 걸 헝겊 패널에 종교적 주제를 다룬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는 그림솜씨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그림을 그릴 때면 커다란 기쁨을 느꼈기 때문에 정식으로 그림을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854년 도기공방(陶器工房)에 윗 그림을 그리는 직공으로 들어가 일하면서, 밤에는 데생을 공부하였으며, 이 작업이 결국 평생 화가로서의 길을 걷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몇 년 뒤, 공방의 일자리를 잃자 화가가 될 것을 결심하여 19세기 신고전주의 화가 앵그르의 제자였던 스위스의 화가 샤를 글레르의 화실에서 그림 교습을 받게 되었습니다. 퐁텐블로 숲에서 만난 G. 쿠르베, 또는 F. 들라크루아의 영향을 받았으며, 글레르의 화실에서 알게 된  C. 모네,  A. 시슬레,  F.J. 마질과, 그들을 통해 알게 된 C. 피사로,  P. 세잔 등과 함께 <카페 게르부아의 모임>에 참가하였고, E. 마네와 모네의 영향 하에 점차 인상주의를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코모, 들라크루아, 크루베 등의 영향을 받았고,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종군한 후에는 작풍도 점차 밝아졌습니다. 그리하여 인상파의 기치를 든 1874년 제1회 전람회에는 "판자 관람석(1874)"을 출품하였고, 계속하여 제 2회와 제 3회에도 참가하여, 한동안 인상파 그룹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더 눈부시게 빛나는 색채표현을 전개하기도 하였습니다. 대작() "물랭 드 라 갈레트(Le Moulin de la Galette, 1876)"와 "샤토에서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1879)"은 인상파 시대의 대표작입니다.

 

    1881년 이탈리아를 여행, 라파엘로폼페이의 벽화에서 감동을 받았고, 귀국 후 얼마 동안의 작품은 색감과 묘법()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담백한 색조와 화면구성에 깊은 의미를 쏟은 고전적인 경향을 띤 작품들로 "목욕하는 여인들(1884~1887)"을 그렸습니다. 

 

   그 뒤로는 완전히 인상파에서 이탈하여 독자적이고도 풍부한 색채표현을 되찾아 원색대비에 의한 원숙한 작풍을 확립하였습니다. 1890년대부터는 그림에 대한 더욱 강한 의욕을 보였으며, 아래의 그림과 같은 꽃, 어린이, 여성상을 많이 그렸는데, 특히 "나부(婦, 1888)"는 빨강이나 주황색과 황색, 초록이나 청색 따위의 엷은 색채로 부드럽고 관능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66세 때에는 마이욜과 사귀면서 그의 영향을 받아 조각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1919년 12월 카뉴에서 사망하였으며, 대표작으로는 루브르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목욕 하는 여인들", "피아노 앞의 앉은 소녀" 등을 비롯하여 "목욕하는 여자와 강아지", "관객석", "우산", "테라스에서", "나부" 등이 있습니다.

 

         

     책 읽는 여인(Woman Reading), 1875-1876. Oil on canvas. Musée d'Orsay, Paris, France

 

    

                                   책 읽는 어린 소녀(Young Girl Reading, 1886),

      Oil on canvas. Städelsches Kunstinstitut und Städtische Galerie, Frankfurt, Germany

 

   위 두 그림은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그림일 듯 하며, 젊은 시절, 르노와르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작입니다. 또한 학창시절에 제가 스케치 그림으로 즐겨 그려보던 추억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인상파 시대의 르누아르 작품에는 모네와 같은 다른 인상파 화가들과 같은 자연의 묘사보다는 인물, 특히 여인을 주제로 한 명작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위 두 그림도 그러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젊은 시절의 르느와르의 특질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느 인상파 화가들은 밝은 햇빛 속에 펼쳐진 대자연을 주제로 삼아, 밝은 색조를 강조하면서 자연의 빛깔을 추구해 나갔는데, 그에 비해 르느와르는 주로 인물을 중심으로 빛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그 나름의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인물을 중심으로 빛의 효과를 탐색하고 있음을 위 두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창 밖에서 흘러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을 받아 역광(逆光) 속에서 젊은 아가씨의 즐거운 독서 삼매경의 한 순간을 잘 포착해내고 있습니다. 얼굴 한 면에 반영된 햇빛이 밝고 고와서 싱싱한 생명감을 느끼게 하며, 책읽는 기쁨과 환희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책 읽고 있는 아이들(Reading Children), 1883, Pastel on paper, Private collection, Germany

 

 

신문을 읽고 있는 모네(Claude Monet Reading A Newspaper, Oil on canvas, 1872, Private collection)

 

   위 두 그림은 르느와르 그림으로는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닙니다. 그러나 첫 번째 그림은 두 자매로 보이는 소녀들이 머리를 맞대고 책을 읽고 있는 다정한 모습이 참 정겹고 따듯하게 묘사되었으며, 아래 두 번째 그림은 담배 파이프를 문 채 신문을 읽고 있는 모네의 여유로운 한 때를 신선한 색채감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담배 연기의 살아 흔들리는 듯한 운동성을 부여하고 있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읽고 있는 그 것이 책으로 된 활자이든, 그림책이든, 신문이든, 또 혼자이든 형제, 재매나 친구와 함께이든 늘 손에 가지고 다닐 수 있고, 마음의 풍요와 여유를 안겨주는 것이 바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책을 읽는 풍경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컴이나 인터넷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활자를 통하여 올 한 해도 욕심을 내보게 됩니다.

 

   올 연말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후회없는 "책읽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르느와르의 그림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다양하고 풍요로운 책읽기를 다짐해보고 결심해봅니다.

 

 

   벌써 주말로 들어선 깊은 밤입니다. 쌀쌀하고 매서운 추위에 다시 한 번 건강 챙기시고, 여유로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 밤도 곱고 희망찬 꿈들 꾸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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