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통했나 보다"
그런 날이 있다.
불현듯 누군가를 생각했는데
바로 그 사람에게서 소식이 오는 날.
그러면 이렇게 말한다.
안 그래도 네 생각 했는데 뭐가 통했나보다, 라고.
- 은희경의《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중에서 -
* 정말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전화가 걸려 오고
안 그래도 보고 싶었는데 영락없이 만나게 됩니다.
텔레파시가 기분좋게 통하는 행복한 날,
그런 날은 정말 살맛이 납니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
머피의 법칙이 있지요.
안 되는 일 골라서 하고
예기치 않은 일이 생기고
하는 일마다 곤란을 겪게 되고... ...
그러나, 이번 경우는 비슷한 예이면서 다른 것이었어요.
요즘들어 심심한 일상이었는데
어제는 별 일이 생겼어요.
소식은 커녕
연락처조차 알 수 없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병선이니? 나야... ..."
'누구? ... ... 너 혹시... ...'
"응, 맞아.. 나야... ..."
'어머, 너 살아있었구나. 살아 있었어!
정말 반갑다. 그동안 도대체 어찌 된 일이니?'
동문인데 같은 과는 아니어도 꽤 친했어요.
졸업이후에 두 번인가 만나고 연락두절이 되었고,
그 후 중간에 한 번 소식을 들었는데... ...
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돼 상처를 하고
낙향을 해서 시골아낙이 되었다고 들었거든요.
그러던 그애가 전화를 하다니,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물었어요.
'애,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이제야 소식을 전하니?'
"그냥 이걱저것 하다가 잘 안되고 해서 시골엘 내려왔어
다른게 아니고, 있잖아... ... ... .."
한참은 뜸들이던 그애의 말은,
"나, 결혼한다. 너 와줄래? 올 수 있겠니?"
뜬금없는 그애의 말에 순간 생각했어요.
그토록 절친했던 친구인데,
결혼을 한다고 연락을 하다니... ...
축하보다 더한 기쁨으로 다가 왔어요.
그러나 한편으론, 홀로산 지 스무해... ...
얼마나 힘들었으면 재혼을 한다고 연락을 하다니...
그래도 이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어요.
재혼 아니라 삼혼을 해도 현모양처감인데... ..
'언제 결혼을 하니?'
"이번 주말에..."
'그래, 내가 전날에 미리 내려갈께.
너무 걱정하지마. 모든 게 잘 될꺼야.'
상처를 하고 모든 친구와 연락을 끊고 살았던 그애.
다행히 우리집 전번은 바뀌지 않아서 연락이 되고... ...
이런 날이 올까 봐서 우리집 전번을 바꾸지 않았는지... ...
쉰줄의 나이에 들어서서 재혼을 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아무튼간에
이번 주말은 대구행 보다 그 친구에게 내려 가야겠어요.
그래도 돼죠?
날이 꽤 덥죠?
너무 더워서 정신을 못차릴 정도인데
낼 모레면 장마가 몰려온다니 이 참에 한풀 꺾이겠죠.
글바라기님들~~ 더위에 건강 유의하는 날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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