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 애니 콜리, 짐 해이니, 빅터 슬레잭
개봉 : 로맨스 / 1995-09-23 / 18세 관람가(국내), PG-13(제작국가) / 135분
1965년 미국. 남편과 아이들이 여행을 떠나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가정주부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는 길을 묻는 낯선 남자를 만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쉽게 잊혀지지 않는 그의 이름은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
로즈먼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메디슨 카운티를 찾은 사진작가였다.
그러나 프란체스카는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메디슨 카운티에 남는데...
아이오와 주의 한적한 시골,
나흘간 일리노이 주의 박람회에 참가하러 떠난 가족,
가족을 떠나보낸 프란체스카 집 앞에 선 녹색 픽업트럭 한 대,
“여기 어딘가 지붕이 있는 다리가 있지 않나요?”
오십대 초반의 사진을 찍는 남자 로버트 킨케이드,
“원하신다면 제가 직접 가르쳐 드려도 되는데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니콘 카메라, 만프레또 삼각대,
매디슨 카운티에 있는 로즈먼 다리,
무언가 진지해 보이는 눈빛을 소유한
자유로운 영혼의 남자 로버트 킨케이드,
아이스 티, 저녁 식사 준비과정,
“냄새가 고요하군요.” 로버트 킨케이드의 말,
그 말 뜻을 새겨보는 프란체스카,
가족과는 달리 부엌 덧문을 소리나지 않게 닫는 로버트,
모든 게 고요한 주변,
저녁 산책, 브랜디, 한밤의 적막과 불면,
새벽 로즈먼 다리로 달려가 붙여 놓은 쪽지,
여성을 깊이 배려하는 남자의 행동과 말투,
사진을 촬영하며 만난 하얀 쪽지,
"흰 나방이 날갯짓 할 때 다시 저녁 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오늘 밤 일이 끝난 후 들르세요,
언제라도 좋아요"
영화에서는 프란체스카가 로버트의 유품과 편지를 받는 장면에서
원작의 이해를 돕는 로버트의 편지글을 생략해 버렸다.
책에 있는 편지글을 옮겨 적으며 로버트 킨케이드의 마음이 되어 본다.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오.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내가 죽은후 언젠가가 될거요. 나는 이제 예순 다섯살이오. 그러니까 내가 당신 집 앞길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운 것이 13년 전의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리라는데 도박을 걸고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이것들을 받을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을 거요. 하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한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는 위험을, 당신으로 하여금 무릅쓰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 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작업을 따냈소. "빌어먹을, 난 아이오와의 윈터셋으로 가겠어.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 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 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해요. 어쩌면 당신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그 무더운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 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 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나는 197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을 그만두고, 나머지
세월을 대부분 내가 직접 고른 일에 바치고 살고 있소. 한 번에 몇일 정도만 떠나면 되는 작은 일을 골라하고 있소. 재정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그런대로 살아나가고 있소,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오. 작업의 많은 부분이 푸겟 사운드 주변에서 이루어지오. 나는 그런 식으로 일하는게 마음에 들어요.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물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소. 강이나 바다 말이오. 아, 그렇소. 이젠 내게 개도 한마리 생겼소. 황금색 리트리버. 나는 녀석을 "하이웨이"라고 부르는데, 여행할 때도 대부분 데리고 다녀요. 녀석은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 좋은 촬영거리가 없나 두리번 거리곤 하지.
1972년, 메인주의 아카디아 국립 공원에 있는 벼랑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발목이 부러졌소. 떨어지면서 목걸이와 메달도 달아나 버렸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주변에 떨어져 있었소. 보석상에 가서 목걸이 줄을 고쳐야 했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안은 채 살고 있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그정도요. 당신 전에도 여자들이 몇 몇 있었지만,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없었소. 의식적으로 금욕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을 뿐이오.
한번은 제 짝꿍을 사냥꾼의 총에 잃은 거위를 보았소.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 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몇일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정말이지 내
기분이랑 똑같은 것 같았소.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뭐, 복잡할 건 없지. 당신네 마당에 있거나, 현관의 그네에 앉아 있거나, 아니면 부엌의 싱크대 옆에 서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로버트 펜 워렌은 "신이 포기한 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한 적이있소. 내가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아주 가까운 표현이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잖소. 그런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나는 하이웨이와 함께 해리를 몰고나가 며칠씩 도로를 달리곤 한다오.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느끼지도 않고.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로버트 킨케이드가 프란체스카와 함께 로즈먼 다리에
다녀 온 후 밤길을 산책하면서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며 말합니다.
"달은 은빛 사과, 해는 금빛 사과"
그러자 프란체스카가 대답합니다.
"에이츠의 詩로군요. 방랑의 노래..."
로버트가 숙소로 돌아간 후 프란체스카는 에이츠의 시집을 읽다가 로즈먼 다리로 달려가서
메모지 한 장을 붙여 놓고 돌아옵니다.
<If you'd like supper again, 'when white moths are on the wing'
come by tonight after you're finished. Anytime is fine.>
“저녁 같이 하고 싶다면, ‘흰 나방 날개 짓 하는 밤'에 들리세요. 언제라도 좋아요.”
메모를 읽은 로버트 킨케이드는 주저없이 프란체스카를 만나러 가고 꿈같은 4일이 지나갑니다. 프란체스카는 자기의 고향인 이탈리아의 바리(Bari)라는 작은 마을이 좋아서 기차를 타고 가다가 일부러 내렸다는 로버트에게 잔잔한 감동을 받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에이츠의 詩 <방랑하는 앵거스의 노래> 끝자락을 암송할 때 사랑의 감정이 생겼을 겁니다. 전화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로버트의 어깨에 손을 얹어놓습니다.
에이츠의 詩로 마음을 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나오기에 올려 봅니다.잉거스는 에이츠의 고향인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美와 靑春과 詩歌의 神인데, 꿈에 본 소녀를 찾아 일생을 방랑한다고 합니다.
로즈먼 다리를 찾아 가는 길.
여행중에 그저 아름다워 기차에서 내렸다는, 로버트의 자유로움에 당황하는 프란체스카의 모습이다.
소리를 들어보면 그 사람의 영혼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던가. 환한 미소와 재치있는 입담, 맑고 순수한 영혼이 배어있는 그의 목소리에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국민 성악가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한다. 혹독하게 가난했던 유년시절, 고난의 연속이었던 이탈리아 유학시절을 거쳐 한국최고의 테너로 거듭나기까지 그가 싸워야 했던 것은 다름 아닌 바로 그 자신이었다. ‘자기의 생각을 올바르게 지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예술가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그는 길고도 고단한 항해를 해 온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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