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의 다양한 용도와 종류
헬리콥터의 다양한 용도와 종류

하나의 커다란 로터를 회전시켜 양력이 발생하도록 개발된 헬리콥터로 이고르 시코르스키(Igor Sikorsky)가 처음 개발하였다. 이고르 시코르스키는 1939년 9월 14일에 자신이 개발한 VS-300 헬리콥터를 직접 조종하여 비행에 성공하였다.

단일 메인 로터 방식은 하나의 회전축을 사용하여 주 회전날개가 작동하기 때문에 진동 발생이 적고 전체적으로 기계 장치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방향 전환이 빠른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 회전날개의 회전 방향과 반대로 기체가 역회전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꼬리 회전날개로 기체의 역회전을 막아주어야 한다. 따라서 엔진 출력의 일부를 꼬리 회전날개의 구동에 사용하기 때문에 동력 손실이 일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양호한 비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가장 먼저 실용화된 헬리콥터가 바로 단일 메인 로터 방식이며 지금도 대부분의 헬리콥터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꼬리 회전날개의 종류
꼬리 회전날개는 시코르스키 VS-300 헬리콥터에서 처음 시도된 이후 현재까지 대부분의 헬리콥터에서 사용하고 있다. 꼬리 회전날개는 엔진(engine)이 작동할 때부터 회전을 시작하며, 엔진의 회전수에 따라 회전속도가 결정된다. 꼬리 회전날개에서 발생하는 바람의 힘으로 기체의 역회전 현상을 막아준다. 헬리콥터 조종사는 꼬리 회전날개의 각도를 조절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헬리콥터를 조종한다. 이처럼 회전날개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며, 만약에 파손된다면 헬리콥터의 자세 유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

특수한 꼬리 회전날개
헬리콥터가 숲속이나 이물질이 많은 지역을 비행할 때 바람에 휘날린 물체가 꼬리 회전날개를 파손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방향 안전성을 잃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외부 이물질에 의한 꼬리 회전날개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벨 헬리콥터(Bell Helicopter)에서 개발한 모델 400 트윈 레인저(Twin Ranger)의 경우 꼬리 회전날개가 직접 이물질과 접촉하지 않도록 보호대로 감싼 꼬리 회전날개(shrouded tail rotor)를 가지고 있다.




다중 회전날개 (dual rotor) 방식
단일 회전날개는 엔진 동력으로 꼬리 회전날개가 회전하도록 하기 때문에 동력의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모든 동력을 양력 발생에 사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동력의 손실을 막는 방법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기술자들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직렬 회전날개(Tandem rotors) 방식
커다란 회전날개를 기체의 앞뒤에 설치하고 반대로 회전하도록 하여 역회전 현상의 발생을 막도록 고안한 방식이다. 대표적인 기종으로 보잉(Boeing) CH-47 치누크(Chinook) 헬리콥터를 들 수 있다. 러시아계 미국인 프랭크 피아제키(Frank Piaseki)가 완성한 이 방식은 엔진의 출력을 높일수록 더 많은 화물을 적재하면서도 역회전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2개의 대형 회전날개가 회전하면서 진동이 발생하고 동력을 전달하는 기계장치가 복잡하여 다른 헬리콥터 업체에서는 채택하지 않고 있다.

횡렬 회전날개(Transverse rotors) 방식
직렬 회전날개 방식과 비슷하지만 대형 회전날개를 좌우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2차 대전 당시에 독일에서 헬리콥터를 개발할 때 많이 시도한 방식으로 포케-불프(Focke-Wulf Fw 61), 포케-아크겔리스(Focke-Achgelis) Fa 223 등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2개의 회전날개가 회전하도록 충분하게 간격을 두어야 하므로 기체가 커지게 된다. 또한 가로 방향 조종성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 2차 대전 이후 개발 기술이 소련으로 건너가 밀(Mil) Mi-12 헬리콥터를 개발하는데 사용되었으나 기술 부족으로 실용화에 이르지 못하였다. 최근 틸트로터(tilt rotor) 기술이 개발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동축 회전날개(Coaxial rotors) 방식
단일 회전날개에서 발생하는 역회전 현상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2 개의 회전날개를 아래위로 겹치도록 설치하는 방식이다. 2 개의 회전날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역회전 현상을 방지하면서 단일 회전날개 방식과 같이 기체를 가급적 소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2 개의 회전날개에서 발생하는 바람이 강력하기 때문에 헬리콥터의 주특기인 제자리 비행(hovering) 성능이 우수하다. 그러나 회전날개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하는 기계장치가 복잡한 단점이 있다. 주로 러시아에서 많이 사용하며 서방 측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교차 회전날개(Intermeshing rotors) 방식
2차 대전 당시 독일에서 헬리콥터를 연구한 안톤 플레트너(Anton Flettner)가 고안한 독특한 방식이다. 2개의 회전날개를 간격을 두고 서로 교차하면서 회전하는 방식으로 역회전 현상을 방지하면서도 기계적인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장점이 있다. 2차 대전이 끝난 다음 안톤 플레트너는 미국으로 건너가 힐러(Hiller)에서 이 방식을 실용화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회전날개의 날개가 2개로 제한되며 기체의 대형화에 한계가 있다.

복수 회전날개(Quadcopter, Multicopter) 방식
1개, 2개가 아닌 여러 개의 회전날개를 사용하여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4개의 회전날개를 사용하는 쿼드콥터(Quadcopter), 더 많은 회전날개를 사용하는 멀티콥터(Multicopter)가 있다. 많은 화물을 탑재하는 대형 헬리콥터를 개발하는데 유용하지만 동력 장치와 기계장치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어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소형 전동기를 사용하여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민간용 소형 무인 헬리콥터 분야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민간용 헬리콥터의 다양한 용도
제자리 비행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는 긴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아 민간용, 군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헬리콥터의 주특기인 제자리 비행 능력을 활용하여 가장 먼저 시도한 용도는 인명구조였다. 1945년 11월 29일에 롱아일랜드 사운드(Long Island Sound) 지역을 강타한 폭풍우에 표류 중이던 바지선에 2명의 선원이 갇혔다. 이때 이고르 시코르스키의 조카인 지미 바이너(Jimmy Viner)가 R-5 헬리콥터를 조종하여 고립된 선원을 구출하는데 성공하였다.






군용 헬리콥터의 종류
제자리 비행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는 군사작전에 매우 유용하다. 2차 대전 당시 처음 헬리콥터 개발을 시도한 목적도 군사적인 용도에서 비롯되었다. 2차 대전 말에 완성된 헬리콥터는 곧바로 실전에 배치되었고 조난을 당한 인원을 구조하는 임무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공격헬리콥터(Attack Helicopter)
베트남 전쟁 당시 헬리콥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적군의 반격에 대응하여 아군 헬리콥터를 호위하기 위한 용도로 공격헬리콥터가 처음 개발되었다. 벨 헬리콥터는 OH-13 기종을 개조한 모델 207 공격헬리콥터를 처음 개발하여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본격적인 공격헬리콥터인 AH-1 코브라(Cobra) 헬리콥터가 등장하였다. 베트남 전쟁 이후 개발되는 공격헬리콥터는 전차를 공격하는 임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기종으로 보잉 AH-64 아파치(Apache) 공격 헬리콥터를 들 수 있다.

기동헬리콥터(Utility Helicopter)
군사작전에 투입하는 병력과 화물을 수송하며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담당하는 헬리콥터라고 할 수 있다. 기동헬리콥터에 무장을 설치하면 무장 헬리콥터(Armed Helicopter)로 개조할 수 있다. 크기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으로 구분하며 필요에 따라 큰 화물은 외부에 매달아 수송하기도 한다.

정찰헬리콥터(Reconnaissance Helicopter, Scout Helicopter)
전투지역을 감시하고 적군을 추적하는 임무를 담당하는 헬리콥터로 적군의 눈에 띄지 않도록 작은 기체에 고성능 감시 장비를 탑재하여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 육군이 개발한 RAH-66 코만치(Comanche) 정찰헬리콥터는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스텔스(stealth) 설계를 도입하기도 하였다.

관측헬리콥터(Observation Helicopter)
육군 포병이 포 사격을 할 때 탄착점을 확인하여 알려주는 임무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헬리콥터다. 미 육군이 2차 대전 이후 초기에 도입한 기종이 바로 관측헬리콥터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 육군은 밀림에 숨어있는 적군을 찾아내기 위해 대량의 관측헬리콥터를 사용하였다. 베트남 전쟁 이후 관측 장비가 발달하면서 점차 임무가 복잡해지고 적군을 찾아내어 공격헬리콥터에 전달하는 정찰헬리콥터로 발전하였다.

탐색구조헬리콥터(Search and Rescue Helicopter)
적진에 고립되거나 조난을 당한 인원을 찾아내어 구조하는 임무를 담당하는 헬리콥터이다. 장시간 비행하면서 구조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항속거리와 비행 성능이 우수한 기종이 주로 사용된다. 그리고 적진에서 아군을 구조할 경우 반격에 대비하여 무장과 방탄 장치를 갖추는 경우도 있다.

대잠헬리콥터(Anti-Submarine Warfare Helicopter)
군함에 탑재되어 적 잠수함을 찾아내어 공격하는 임무를 주로 담당하는 기종이다. 대잠 작전 이외에도 정찰, 적 군함 공격, 통신 중계, 인명 구조, 보급품 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무인헬리콥터(Unmanned Helicopter)
군사적인 목적으로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는 경우 무인으로 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헬리콥터이다. 1960년대 미 해군은 적 잠수함을 추적, 공격하기 위해 QH-50 무인헬리콥터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무선조종기술이 부족하여 추락사고가 많이 발생하였고 실용화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컴퓨터와 무선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무인헬리콥터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각국에서 다양한 기종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소해헬리콥터(Mine Sweeping Helicopter)
적군이 바다에 설치한 기뢰는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며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다. 기뢰가 설치된 해역에서는 자유로운 행동이 어려우며 해군의 작전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잘 보이지 않는 기뢰를 소해함정으로 제거하는 소해 임무는 큰 위험이 따른다. 미 해군은 기뢰 제거 작업 도중 아군의 소해함정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하늘에서 기뢰를 제거하는 방법을 실용화하여 실전에서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통킹 만에 설치한 기뢰를 단기간에 제거한 사례는 매우 유명하다.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