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의 전차전력
전차의 중요성이 중대함에 따라 대전차 무기도 발달했다. 특히 제4차 중동전(일명 '욤 키푸르' 전쟁)에서 이집트군은 새거 대전차미사일을 활용함으로써 이스라엘 전차전력에게 괴멸적 타격을 입힘으로써 소위 전차무용론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증가장갑의 채용이나 심지어는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동방어체계까지 등장하여 전차는 여전히 중요한 핵심지상군 무기체계로서 자리잡고 있다.
한국
미국의 맹렬한 반대로 전차 없이 창군했던 대한민국 육군은 한국전쟁에서 T-34의 맹렬한 공격을 반면교사로 기갑전력을 꾸준히 강화하여 왔다. M47과 M48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기갑능력을 확보한 우리 군은 이후 K1 국산전차를 개발하여 당당히 제3세대 전차의 생산국으로 위상을 높였다. 최근에는 최신예 K2 ‘흑표’ 전차를 양산하여 기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M48A5K (1979년)
M48 패튼 전차는 원래 미국이 자국 및 우방국의 기갑전력을 증강시키기 위하여 급조하여 만든 1세대 전차였으나, 이후 꾸준한 성능개량으로 인하여 2세대 전차 수준으로 성능이 끌어올려지게 되었다. 우리 군의 M48A5K 모델은 우리 기술력으로 개조하였으며 패튼 계열차량 가운데 가장 높은 성능을 가진 개량형이다. 특히 M48A5K는 105mm 주포에 K274N 포탄을 활용하는 경우 120mm 활강포급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M48 계열은 대부분 일선급 부대에서는 물러났지만, 동원보충전차대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T-80U (1996년)
우리 군은 러시아에 대한 차관상환으로 무기를 도입하게 됨에 따라, 제1차 불곰사업으로 T-80U 전차를 도입하였다. 특히 우리군이 도입한 T-80U의 경우, 1250마력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전차미사일을 발사가능한 활강포가 그대로 장착되어 러시아군의 일선배치차량과 동일한 모델이어서, 적성국의 기술연구에 커다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입대수는 35대에 불과하지만 실전에 투입이 가능한 우수한 장비로 알려지고 있다.
K1 / K1A1 (1988년)
1970년대부터 기술개발을 통해 탄생한 K1 전차는 미국의 M1에이브람스와 설계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며 M1 만큼 우수한 전차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K1전차의 포수용 조준경, 전차장용 조준경, 탄도계산기 등으로 구성된 사격통제장치는 제3세대 전차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까지 있다. 한편 K-1전차에 KM-256 120㎜ 활강포를 장착, 포탑을 개조하고 특수장갑으로 방호력을 증가시키며 사격통제장치와 포탑의 구동장치 등을 개선하는 등 대대적인 성능향상 사업을 성공시켜 K1A1을 내놓았다.
대한민국은 3세대 전차인 K1과 K1A1을 도합 1,500여 대 보유하여 미국이나 소련처럼 전차강국으로 평가된다. 한편 K1 계열은 현대화 개수를 거쳐 2013년 K1A1의 개량형인 K1A2가, 2014년 K1의 개량형인 K1E1이 출고되었으며, 대부분의 전차들이 개량되고 있다.
K2 ‘흑표’ (2014)
K2 흑표는 우리 군이 2014년 7월 1일부터 배치를 시작한 3.5세대 주력전차이다. 55구경장의 120mm 활강포와 날개안정식철갑탄을 채용하여 공격력이 강화되었으며, 특히 다목적 고폭탄으로 공중에서 전차를 위협하는 공격헬기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적 대전차미사일 교란능력에 더하여 적 RPG로켓을 요격하는 능동방호장비도 장착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자동장전장치가 채용되어 승무원이 기존의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파워팩을 국산화 하는 과정에서 양산일정이 늦춰짐에 따라 1차 양산분은 독일제를 장착하고 양산되기도 했으며, 2차 양산분부터 장착된 국산 파워팩은 계속 문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애초에 390대를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2차 양산까지 200대가 생산 중이다. 애초에 M48A5K 전차를 모두 교체하는 사업이며 3차 양산으로 추가 100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나, 국방개혁으로 추가도입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군사강국으로서 미국은 수차례의 전쟁을 통하여 많은 종류의 전차를 생산하고 운용해왔지만, 단 한 번도 막강한 전술적인 우위를 가진 전차를 가진 적이 없었다. 2차대전에서 주력 셔먼전차는 독일의 팬서와 타이거 앞에 무력했고, 전후에 등장한 M46/47/48/60 패튼 전차 시리즈는 러시아의 T-72 계열 차량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미국은 전차의 전문가집단인 독일에 손을 내밀어 1960년대에 MBT-70의 공동개발을 시도했으나,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그 결과는 독일에서는 레오파드2 전차로, 미국에서는 M1 에이브람스 전차로 나타나면서 제3세대 전차의 견인차가 되었다. 미국은 M1 에이브람스에 개량을 거듭하여 M1A1을 거쳐 현재는 M1A2이 이르고 있다.
M1A2 (1995년)
1980년대부터 배치가 시작된 M1 에이브람스 전차는 1985년 120mm 주포를 장착한 M1A1 모델이 등장하였으며, 1995년에 이르러서는 M1A2가 등장하여 본격적인 헌터-킬러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M1A2는 SEP(System Enhancement Package) 개량을 통하여 NCW를 수행할 수 있도록 C4I 장비가 장비되었으며, 2세대 열영상장비 등 신형사격통제장비와 새로운 방탄재, 그리고 신형 LV-100 가스터빈이 채용되었다. 한편 대테러전쟁에서 시가전의 취약점에 대응하여 TUSK(Tank Urban Survivability Kit) 개량이 적용되어 측/후면의 장갑이 강화되고 원격조종식 기관총이 장착되었다.
일본
1차대전 이후 경전차를 보유해온 일본은 보병운용을 중시한 정책으로 인하여 제대로 된 전차를 보유하지 못한 채 2차대전에서 패전하였다. 패전 이후 일체의 군사장비를 보유하지 못하던 일본은 한국전쟁을 빌미로 M4AE8 셔먼과 M24 채피 경전차로 무장을 시작했다. 1954년이 이르러서는 미군의 M46이나 M47 전차를 구입하거나 독자개발을 하는 방안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자, 일본은 전차를 스스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등장한 61식 전차는 1세대 전차로서 주포안정장치가 없어 기동간 사격이 불가능했고 도섭 또한 할 수 없는데다가 같은 시기 등장한 T-62와 같은 2세대 전차에 비하여 열세에 있었다. 이후 더욱 현대화된 74식 전차가 등장했으나, T-72 전차에 비하여 역시 열세에 있어 새로운 전차를 개발하기 시작하여 90식이 등장하였다. 끈질긴 투자로 인하여 90식은 매우 우수한 전차로 평가되고 있으나, 비용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모두 900여대의 전차를 보유하고 있으나, 그 60%가 2.5세대 전차인 74식이다.
74식 (1974년)
61식 전차의 후계기종으로 개발된 74식 전차는 세계 최초로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유압식 현가장치를 채택하였으며, 탄도계산기와 엔진, 트랜스미션 등은 거의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일선배치를 시작한 1980년에 이르러서는 이미 74식은 구형이 되어 있었기에 일본은 곧바로 새로운 전차를 개발해야만 했다. 모두 893대의 74식이 생산되었다.
90식 (1990년)
실전배치와 동시에 구식이 되어버린 74식을 대체하기 위해 70년대부터 개발된 것이 ‘규마루’ 90식 전차이다. 90식 전차는 120mm 주포와 복합장갑을 채용한 3세대 전차로, 자동장전장치를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90식은 목표자동추적기능 등을 가진 최고 수준의 사격통제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복합장갑의 방호력이 약한 것으로 보여 실제전투에서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90식 전차는 전반적으로 우수한 전차로 평가되지만 대당 가격이 7.9억엔(한화 92억원 수준)에 이르는 초 고가의 무기체계로, 일본은 2009년 생산종료시까지 90식을 모두 333대 도입하였다.
10식 (2010년)
세계 최초의 제4세대 전차를 선언한 것이 바로 ‘히토마루’ 10식 전차이다. 10식은 원래 74식을 교체하는 사업으로, 특히 C4I 기능에 중점을 둔 미래형 전차를 개발하여 NCW(네트워크 중심전)을 수행하겠다는 육자대의 야심찬 계획에 바탕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에 90식 전차가 데이터 버스 시스템과 전장관리기능을 채용하지는 않았기에 본격적인 NCW가 가능하려면 90식에 C4I 장비를 증설하거나 10식으로 교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10식은 2012년부터 배치가 시작되었는데, 대당 9억5천4백만엔(한화 111.8억 원)이 이르는 살인적인 도입가격으로 인하여 전력을 이룰 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고, 줄곧 국방 분야에 종사해왔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며, 합참·방위사업청 자문위원,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으로 우리 국방의 나아갈 길에 대한 왕성한 정책제안활동을 하고 있다.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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