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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의 역습 - 새로운 패러다임의 위협과 안티드론

바래미나 2018. 6. 9. 06:07

드론의 역습 - 새로운 패러다임의 위협과 안티드론

심현석 방위사업청 방산진흥국 국제협력담당



2017년 4월, 뉴욕타임스의 벤 솔로몬 기자는 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탈환작전 취재를 나섰다.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술 근방에서 그가 맞닥뜨린 적은 이슬람국가(ISIS) 군인도, 그들의 대전차 무기(RPG)도 아닌 바로 하늘 위의 드론이었다. 육안으로 식별된 드론은 중국 DJI사에서 생산하여 민수용으로 판매하는 ‘팬텀’이었다. 이라크 정부군은 기관총을 난사하였지만 격추에 실패했다. 결국 드론에서 투하된 폭탄은 이라크 정부군 진영으로 떨어졌고 군인 및 취재진 등이 큰 부상을 당했다.
지난 ’16년 10월에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 민병대 근거지에 폭탄을 적재한 드론에 의해 교육중이던 프랑스 특수부대원 2명을 포함한 4명이 사망하였으며, 시리아 락카에서도 40mm 수류탄 크기의 소형폭탄을 드론에 장착하여 미군 특수부대원에게 투하한 사례도 발생했다. ISIS는 ’15년 후반기부터 민수용 드론을 이용하여 폭탄 투하 공격을 실시하였으며, 이라크 정부군 12여 명이 전사하고 50여 명이 부상을 입는 등 정부군 저지작전에 상당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미군도 드론을 활용하여 아프간 내 ISIS 거점지역을 140여 차례 공격을 실시하여 ISIS요원 122명을 사살하고 20명을 생포했다. 이처럼 미래 전장에서 드론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그림 1] ISIS가 사용한 폭탄투하용 드론(DJI 팬텀 3)



  우리 삶을 바꿀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알려진 드론 기술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그 활용도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드론기술이 중국 등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처졌음을 인지하고 드론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택배, 운송, 농업, 측량, 해양구조, 탐사, 경비 등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을 보완하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드론관련 규제 역시 빠른 속도로 완화하고 있다. 
  2016년 7월 항공법 개정을 통해 당초 12kg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던 드론의 비행승인 기준을 25kg 이상으로 완화하여 25kg 이하의 드론은 신고 없이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이러한 규제 완화로 인해 현재 판매중인 대다수의 상업용 드론은 국내에서 별도의 허가절차 없이 비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드론의 활용이 다양해지는 것만큼 드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드론을 이용한 몰카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2015년에는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청와대 상공(P-73A)을 불법비행한 사례가 37건이라는 국정감사 보고도 나왔다.
  또한 공식적으로 사례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공항, 발전소 등 국가 주요 시설들을 침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드론에 대한 부작용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는 마땅한 대비책과 예산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드론을 이용한 범죄 및 악용사례가 수시로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2015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세슘으로 오염된 흙이 담긴 드론이 일본 총리관저 옥상에서 발견된 사고가 있었으며, 원자력발전소의 상공 위로 무허가 드론이 비행을 하고, 영국에서는 재소중인 교도소 수감자가 드론을 이용해 전달 받은 칼을 이용해 탈옥을 감행한 일도 일어났다.
  또한 착륙하는 여객기에 드론이 충돌하기도 하고, UN총회가 열리는 뉴욕 상공을 순찰하던 군용헬기에 드론이 부딪히기도 하는 등 드론의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 비정규전 양상의 새로운 위협, 드론


  이제 드론은 단순한 모형비행기 장난감 수준이 아닌, 새로운 비정규전 양상의 위협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규정해야 한다. 드론은 무엇을 장착하여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느냐에 따라 그 정의가 달라진다. 
  카메라를 달고 우리 가족의 사진을 찍으면 나의 취미도구가 되지만, 농약을 달아 뿌리면 농약 스프레이가 되고, 적외선 장비를 달아 적진을 정찰하면 훌륭한 정찰무기가 된다. ISIS처럼 폭탄을 달아 떨어뜨리면 무기운반체계가 되고, 생화학물질을 담아 뿌리면 생화학무기로 돌변한다. 문제는 드론으로 실제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적군을 타격할 수 있는 비정규전 형식의 공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드론은 비용이 저렴하고 구입하기가 쉬우며, 개조 및 조종이 매우 간편하여 국내에 잠입한 간첩이나 국내외의 불순세력들이 얼마든지 구입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목표물에 최대한으로 근접한 상태에서의 타격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정규전과는 매우 다른 비정규전 양상의 위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존의 정규전 및 보안 패러다임으로는 이러한 새로운 위협에 적절히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나타난 사고들은 거의 대부분 드론이 추락하거나 충돌해서 알게 된 사례들이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훨씬 많은 드론비행이 있었을 것이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드론이 이륙해서 약 70~80m 상공으로 상승하거나 100m 가량 떨어지면 드론은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지상에서 육안으로 드론을 발견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현재 공중방어를 위해 운용중인 레이더는 일반 드론보다 훨씬 더 큰 북한 무인기조차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또 우연히 발견한다 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어떠한 대비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안티드론 개념


  이런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안티드론’ 개념이다. 안티드론 기술은 기존 군의 공중방위 3단계인 ‘공중감시-식별-요격’을 드론의 영역으로 가져와 ‘탐지-식별-무력화’라는 3단계로 규정한다. 나의 방어영역으로 들어온 초소형 비행체를 탐지하고, 이것이 드론인지 혹은 새와 같은 다른 물체인지 식별하며, 원치 않는 드론의 침입으로 식별될 경우 무력화하여 위협을 해소하는 것이다.




• 드론 탐지, 식별 –액티브방식과 패시브방식


  첫 단계인 ‘탐지’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단계이다. 드론은 작고 빠르며 소음이 적다. 따라서 사람의 눈과 귀로 탐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현재의 감시시스템으로는 발견이 매우 어렵다. 2015년 일본 총리관저에서 발견된 세슘드론의 경우, 드론 조종자의 자수로 발견되었고 이는 드론이 착륙한지 13일이 지난 후였다. 착륙시점조차도 수사당국이 파악할 수 없어서 전적으로 조종자의 진술에 의존할 정도였다.
  드론탐지 기술은 크게 액티브Active 방식과 패시브Passive 방식으로 구분한다.





[표 1] 탐지방식별 특성



  액티브 방식은 레이더를 이용한 것으로 현재 군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드론탐지 방식이다. 기존의 방공 또는 육상 레이더를 개조한 레이더가 항적을 탐지하면, 고성능 EO/IR 카메라가 항적의 확대사진을 찍어 오퍼레이터에게 제공한다. 오퍼레이터는 이 사진을 보고 항적이 드론인지 아닌지 판독하여 최종적으로 드론을 탐지하게 된다. 대다수 드론탐지 레이더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레이더 탐지장비의 장점은 탐지거리가 매우 길다는 점이다. 최대 탐지거리는 4~16km, 최대 식별거리는 2~10km 정도이다. 따라서 침입하는 드론을 조기에 탐지하여 충분한 대응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탐지된 항적의 위치, 고도, 속도 등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사각지대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레이더 빔의 특성상 설치된 곳보다 낮은 지대의 항적은 탐지가 불가능하며, 산악지형이나 건물 등에 의해 빔이 차폐되면 그 후방은 모두 사각지대로 변한다. 또한 레이더와 10~50m 이내로 초근접 시 항적은 사라진다. 따라서 공항과 같이 차폐물이 상대적으로 적고 지형고저가 적은 개활지 이외에서는 많은 수의 레이더 장비를 중복 배치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구매 및 관리를 위한 도입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레이더의 특성상 드론과 같은 초소형 물체를 효과적으로 탐지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우며, 식별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드론의 경우, 실제로 레이더빔을 발사했을 때 반사되는 영역은 모터와 카메라 정도이며, 이 정도로는 드론으로 인식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반사파를 얻기 힘들어 드론으로 식별되지 않는다. 또한 반사파의 양을 충분히 하기 위해 탐지 출력을 강화하면 무수히 증가하는 클러터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거리분해 성능을 얻을 수 없어 또한 식별이 어렵다. 또 드론은 일반적인 항공기와는 다른 비행패턴을 보일 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 제자리비행Hovering을 하게 된다면 레이더 소프트웨어가 드론항적으로 판단하기 무척 어렵게 된다. 
  실제로 식별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것이 드론과 새를 구분하는 것인데, 2016년 9월 백령도에서 레이더가 탐지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항적에 대해 헬기 요격 및 포사격이 이루어졌으나 새떼로 밝혀진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림 2] 드론 라디오통신 탐지시스템(미국 Gryphon Sensors 제공)



  패시브 방식은 드론의 라디오통신, 외형, 소리 등의 특성을 활용하여 드론을 탐지 및 식별하는 것이다. 라디오통신 탐지의 경우, 드론과 드론 조종자 간 송수신되는 신호를 탐지하고 식별한다. 그러나 드론이 라디오통신을 완전히 끊고 GPS만을 이용하여 사전 프로그래밍 된 대로만 비행할 경우 라디오통신 탐지는 무력화 된다. 이를 위해 드론의 외형 및 소리를 탐지하는 영상/음향 센서로 보완해야 한다. 패시브 시스템은 탐지 및 식별을 완전 자동화 할 수 있다는 점과 드론의 물리적/전자적 특성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오탐률을 크게 낮춘다는 점에서 레이더 시스템 방식과 대비된다. 
  또 빔을 쏘아야 하는 레이더 시스템과는 달리 행정적/법적 장애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대당 도입비용이 수십 억을 호가하는 레이더보다 도입 및 유지보수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패시브 방식의 가장 큰 단점은 탐지거리가 짧아 대응시간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라디오통신 탐지의 경우 1~6km의 탐지거리를 보이며, 드론의 로터 소리를 포착하는 음향 센서는 주위의 잡음 등을 고려할 때 300미터 정도 이내로 들어와야 탐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테러공격에 대비하는 경우 패시브 시스템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탐지 및 식별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방어목표에 따라 액티브 방식과 패시브 방식을 조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레이더로 원거리 탐지를 시행하여 충분한 대응시간을 벌되, 레이더가 갖고 있는 많은 사각지대는 라디오통신 탐지와 영상/음향 탐지로 메우는 것이다. 사이트의 방어목표 및 예산상황에 따라 레이더 단독탐지 또는 패시브 시스템만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 드론 무력화 기술 –소프트킬과 하드킬


  드론을 성공적으로 탐지했다면 과연 어떻게 드론을 무력화 할 것인가? 안타깝게도 드론을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방법으로 무력화 하는 기술은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현재까지 나온 기술들은 모두 나름의 한계가 있어서 향후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드론 무력화 기술은 크게 소프트킬Soft kill과 하드킬Hard kill로 나뉜다. 
  소프트킬 방식은 전자적으로 드론을 무력화 하는 것으로, 전파교란Jamming, 소프트웨어 접근방지 기술(Geo-fencing : 지오펜싱), 통제권 강탈(Spoofing : 스푸핑) 등이 있다. 
  전파교란은 드론의 라디오통신 및 GPS 항행을 교란하는 것이다. 제조사 및 제품의 사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조종자와의 통신이 단절되면 드론은 이륙한 곳으로 돌아가거나Back-Home, 통신을 회복할 때까지 제자리비행Hovering을 하거나, 또는 제자리에 착륙Throttle Down 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그림 3] 드론 전파교란장비(한국 BA솔루션즈 제공)



  따라서 전파교란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드론 무력화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전파교란은 국내 법률상 불법으로, 민간 및 공공부문에서는 반드시 허가를 득하여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전파교란 시 드론과 같은 주파수(ISM band 및 GPS)를 사용하는 통신장비들도 함께 교란되므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 4] 국내기술로 제작한 드론 전파교란기



  지오펜싱은 드론의 항법 소프트웨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여 특정구역으로 비행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유용한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해킹 등에 취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통제권 강탈은 조종자의 조종신호를 받아 비행중인 드론의 GPS 신호에 허수를 강제하여 실제 GPS 위치가 아닌 제3의 지역으로 강제 착륙하게 하는 효과적인 방식이나 아직은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킬의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효과적인 하드킬 방식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군을 중심으로 레이저 및 전자기펄스(EMP) 등으로 드론을 무력화 하는 무기체계가 개발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빔 형태의 HPM(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탄은 이미 상용단계에 있으며, 드론과 같은 대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방산업계에서도 미국 연구소와 협력하여 한반도 내 드론 탐지·추적 레이더 성능 향상을 위한 알고리즘 개선과 소형무인기 무력화용 탄두 개발을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며,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통해 핵심시설 방호 및 무인기 대공체계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약간 원시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으나 산탄총 등으로 직접 사격하여 요격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검토된다.
  그러나 레이저/EMP 체계는 비용도 매우 높을 뿐더러, 하늘에 점처럼 보이는 드론을 조준해서 맞추는 데 상당한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타격된 드론이 불타면서 수직낙하할 경우 아래에 있는 인력이나 시설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불발될 경우에는 원치 않는 피해가 예상되어 실제 사용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물을 이용한 드론 포획 방식이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드론에 그물이 닿기만 해도 프로펠러를 휘감으며 비행이 중단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영국의 스타트업 오픈웍스OpenWorks는 그물탄을 발사, 드론을 포획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미 국방성을 비롯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림 5] 드론 포획용 그물포 SkyWall100



  스내쳐Snatcher.ai라는 우리나라의 한 스타트업에서도 그물포를 장착한 드론을 침입드론에 접근시켜 그물을 발사, 드론을 포획하여 제3지대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다. 이러한 방식은 드론을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포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거리가 짧고 숙련된 오퍼레이터가 필요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개인화기 등을 이용해서 드론을 격추시키는 방안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소총과 같은 개인화기를 난사하여 드론을 격추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산탄총을 활용하여 드론을 격추하는 방안도 채택되고 있다. 미 육군에서는 레이더가 결합된 사격통제장치를 이용해 클래스 2급의 무인기를 격추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기도 하였다.





[그림 6] 미 육군의 무인기탐지 및 격추 개념도



  그러나 비행중인 드론을 화기로 명중하는 것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인간의 눈을 이용한 드론탐지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드론은 조금만 멀리 떨어져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드론을 조준하여 사격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빠르게 이동하는 작은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화기를 이용할 경우 가까이 접근한 드론이 천천히 움직이거나 제자리비행을 해야 한다는 매우 제한적인 전제조건을 필요로 한다. 또한 레이저 무기와 마찬가지로, 운이 좋게 명중하여 격추한다 해도 불타면서 수직낙하 하는 드론에 의해 하부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또한 드론에 폭탄 등이 설치되어 있다면 더욱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화기를 이용한 드론 무력화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며 위험한 대처방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아직까지 완벽히 안전하고 합법적인 드론 무력화 기술은 개발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방어목표를 수립한 후, 이에 맞추어 현존하는 드론 무력화 기술의 장단점을 적절히 조합하여 방어계획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 드론에 의한 위협수준 및 수준별 대응체계


  앞에서 서술한 드론에 의한 위협을 수준별로 분류하고, 각 수준별 대응체계를 개념화 하고자 한다. 위협 수준의 분류에 앞서 몇 가지 용어 정의가 필요하다.





[그림 7] 위협수준에 따른 탐지시스템 구분





[그림 8] 위협수준에 따른 무력화 시스템 구분



  먼저 ‘상용드론Commercial-Off-The-Shelf Drone’은 통상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일반인이 획득할 수 있는 드론으로서, 판매 이후 별다른 개조가 가해지지 않은 드론을 말한다. 필요에 따라 상용드론은 그 제조 및 판매가 법적으로 규제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 
  ‘공격목적 개조 드론Purpose-Built/Modified Drone’이란 상용드론을 개조하거나, 개별 부품을 조합하여 제작된 드론으로써, 전용 통신 프로토콜이나 소프웨어 해킹 등 드론방어시스템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스템이 하나 이상 장착된 것을 말한다.
  레벨 1 위협은 우발적 침입Unintentional Intrusion으로서, 상용드론에 의한 고의성이 없는 침입을 지칭한다. 이 단계의 위협은 드론의 비행 자체가 항공기에 위험이 될 수 있는 공항 등에는 위협적이나, 일반적인 보안시설 등에는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기 어렵다. 
  레벨 1, 2 위협의 경우 현재 상용화된 안티드론 탐지 시스템 대부분(레이더, RF, 영상, 음향)이 유효하다. 무력화 또한 소프트킬 및 하드킬 수단 대부분이 유효하다.
  레벨 2 위협은 상용드론에 의한 고의적 침입Intent ional Intrusion by Commercial Drone을 지칭한다.
  아무런 개조가 가해지지 않은 상용 드론이라 하더라도, 고의적으로 침입하는 경우 그 계획 단계에서 목표물의 안티드론 체계를 파괴 또는 무력화 시키기 위한 분석이 선행되는 등 탐지 및 방어 난이도가 다소 증가할 수 있다.
  레벨 3 위협은 공격목적 개조 드론에 의한 고의적 침입Intentional Intrusion by Purpose-Built Drone으로 정의한다. 
  그 정의상 공격목적 개조 드론은 RF 센서에 의한 상용 통신 프로토콜 탐지가 불가할 수 있으며, 지오펜싱·고도제한 등 소프트웨어적인 제한 또한 무력화하여 상용 드론과는 다른 비행경로로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목표를 특정하여 제작된 드론의 경우, 드론 자체로 인한 위협뿐 아니라 목표에 더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물질(폭약 또는 화생방 물질 등)이 탑재되어 있을 가능성도 높다. 
  레벨 4 위협은 공격목적 개조 드론이 자율비행 기술을 사용하여 파일럿의 조종 없이 고의적으로 침입하는 경우Intentional Intrusion by Fully Autonomous Drone를 지칭한다. 
  이 경우 드론에서는 아무런 통신신호가 송수신되지 않으며, 사전에 프로그램 된 경로로 이동하거나 완전한 관성비행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레벨 4 위협은 레벨 3에서 다룬 탐지 난이도에 더해 통신 시그널 재밍 등 소프트킬을 통한 방어가 무력하다는 점에서 레벨 3과 차별화된다. 즉, 레벨 4 위협의 탐지는 레이더, 광학, 또는 음향 센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방어 또한 하드킬 체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 맺 는 말 - 새로운 위협에 대한 새로운 방어목표 수립 필요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비정규전 양상의 새로운 위협인 드론의 역습과, 이를 대응하기 위한 안티드론 기술의 개요에 대하여 알아보았고, 드론의 위협을 단계별로 분류해 보았다. 
  지금까지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이북에서 날아오는 고정익 북한 무인기 대응에만 집중하였으나, 더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멀티콥터의 공격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군 시설 뿐만 아니라, 통합방위법에 의거하여 방어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각종 국가 주요시설 역시 새롭게 부상하는 드론의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북한 소형무인기 대응능력의 신속한 확보 방안과 그 중점을 통찰할 필요가 있으며, 산악·도시가 발달된 우리의 지형을 고려해 보면, 드론 감시·정찰 능력 제고를 위한 레이더Radar의 정교화는 물론 신기술 및 복합배열 센서 개발 등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초소형 무인기 드론에 대한 방어개념과 목표조차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공중방어에 대한 우리 군의 새로운 인식 정립과 방어목표 수립,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방어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드론은 우리 공중영역을 점령해 가고 있으며 그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모두가 인식할 만한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서 그렇지 이제 드론에 의한 공격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드론의 위협은 “과연 일어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언제 일어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향후 벌어질 드론이라는 새로운 공중위협에 대한 분석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